[악인(惡人) I] 미디어 속, 악(惡)을 탐구하다
[악인(惡人) I] 미디어 속, 악(惡)을 탐구하다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5.11.09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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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미디어 속, 악(惡)을 탐구하다


 

선과 악…모든 작품에서 등장하는 캐릭터


 

▲조커가 악인으로 등장하는 영화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철학사전에 따르면 선(善)과 악(惡)이란 사회의 각종 현상이나 사람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인 평가를 가리킨다. 즉, 선이란 사회가 도덕적 가치로 인정하며 그것을 확대·추진하는 것이고 악은 인간의 의지와 태도, 행위가 도덕적 규범에 어긋남을 의미한다. 이러한 선과 악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재미있는 소재로 활용된다.

 



 

 

작품 속 소재로 등장한 ‘악’

 

악은 지배하고 착취하는 계급과 지배당하고 착취당하는 계급 등 자신들의 위치와 관점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다르다. 그래서 사람마다 악과 선에 대한 평가의 차이가 발생해 대립이 생긴다. 그 예로 2006년 결성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전 세계는 IS를 악으로 지목하고 있다. 인력(men)과 자금력(money), 군수품(munitions) 즉, 3M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IS는 살인과 강간, 폭력, 고대 유적지 파괴 등의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IS는 이슬람 제국이라는 자신들만의 국가를 건설하고 그들과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들을 악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악의 특징은 영화와 웹툰 등 각종 작품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2008년도에 개봉한 ‘다크 나이트’를 꼽을 수 있다. 이 영화는 악당으로 등장하는 살인 광대 조커(히스레저)와 범죄 조직으로부터 도시를 구원하고자 하는 영웅 배트맨(크리스찬 베일)이 대립하는 모습을 그렸다. 조커는 성악설을 추구하는 인물로 인간들을 겉으로 선한척하는 위선자라고 평가한다. 그는 자신이 믿는 신념과 목적을 배트맨과 다수의 사람에게 확인받고 싶어 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래서 다양한 사건을 발생시키며 사람들이 눈앞에 있는 이익에 악해지는 모습을 증명하고자 한다. 또한, 이 작품에서 조커는 배트맨에게 “You complete me”라는 명언을 남겼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내가 너 없이 뭘 하겠어?”라는 뜻이다. 이 대사를 통해 배트맨과 조커는 서로의 존재를 통해 완벽한 캐릭터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배트맨은 조커를 통해 영웅으로서의 존재를 확고히 표현할 수 있었으며, 조커는 배트맨을 통해 악당이라는 캐릭터로 존재할 수 있었다.  
 

1997년에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 ‘디즈니 헤라클레스’에도 악당은 존재한다. 론 클레멘츠와 존 머스커가 감독을 맡은 작품인 디즈니 헤라클레스는 디즈니의 35번째 클래식 애니메이션 장편 영화로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제우스 아들 헤라클레스의 모험을 그려낸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하데스는 죽음을 관장하고 지하 세계를 다스리는 신이다. 하데스라는 명칭은 ‘보이지 않는 곳’을 의미하는데, 그의 신격과 연관되어 죽은 자들의 세계 자체를 지칭하기도 한다. 하데스는 올림푸스를 지배하려는 자신의 목표에 주인공 헤라클레스가 방해 되자 그를 제거하려는 악인으로 등장한다. 
 

디즈니에서 제작된 다수의 애니메이션에서는 하데스 외에도 많은 악당이 등장한다. 101마리 달마시안의 크루엘라와 노틀담의 꼽추 프롤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트럼프 왕비, 알라딘의 링 마스터, 인어공주의 우슬라, 피터팬의 후크선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디즈니 헤라클레스의 하데스는 자신의 목표에 헤라클레스가 방해 되자 그를 제거하고자 한다 ⓒDisney Hercules

 

 

악과 선, 모호한 경계

악인을 소재로 한 작품은 국내에서도 많이 제작됐다. 그중에서도 2014년 OCN에서 방영된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악한 존재의 인물들을 악과 선의 모호한 경계에 서 있는 존재로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쁜 녀석들은 강력계 형사 오구탁(김상중)을 중심으로 조직 폭력배 박웅철(마동석)과 연쇄 살인범 이정문(박해진), 살인 청부업자 정태수(조동혁)가 한 팀을 이루어 범죄자 소탕을 위해 의기투합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이다. 박웅철과 이정문, 정태수는 작품 초반 강력범죄를 저지른 캐릭터로 등장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범죄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형량을 감형시켜 주겠다는 오구탁의 제안에 그의 손을 잡고 직접 범인 검거에 나선다. 이러한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그들이 악인인지 의인일지에 대해 고민된다는 시청자가 늘어났다. 시청자 한 씨는 “나쁜 녀석들로 등장하는 세 명이 또  다른 범죄자들을 검거하는 모습이 그려질 때마다 그들을 선으로 보아야 하는지 악으로 느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분명 그들이 저지른 죄가 있기 때문에 그들은 악인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을 도와 범인들을 소탕할 때의 모습은 의인이라는 판단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드라마 관계자는 악인을 소재로 한 기존의 다수 작품은 선과 악의 캐릭터를 뚜렷하게 표현했다면, 나쁜 녀석들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악과 선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작품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프리랜서 작가 김 씨는 모든 작품에는 악인과 의인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보는 사람의 가치관의 기준에 따라 악과 선의 역할이 정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다수의 사람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자신의 입장을 대입하며 감정이입을 하고, 캐릭터를 악인 또는 의인으로 평가하며 작품을 감상한다. 바로 이러한 재미가 시청자들이 악과 선을 소재로 한 작품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이며 예술가들이 작품의 소재로 많이 활용하는 이유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앞으로도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국내영화 ‘대호’와 평화를 위협하는 악당에 맞서 싸우는 히어로의 이야기를 그린 미국 SF 액션 드라마 ‘DC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 등 악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계속해서 선보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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