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벽화를 그리는 ‘크루장’
인생벽화를 그리는 ‘크루장’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03.02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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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인생벽화를 그리는 ‘크루장’

 

 

사진=손보승 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우체국 벽화’라고 불리는 미국 대공황 시대의 ‘뉴딜 벽화(New Deal murals)’는 대공황의 직격탄을 맞은 미술가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동시에 미술관에 갈 여유가 없는 서민들에게 예술 작품을 실물로 볼 기회를 주는 프로젝트였다. 이는 현대사회 국내로 넘어와 낙후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벽화마을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청년작가들과 협업하며 동반성장하는 기업을 꿈꾸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시작된 벽화마을 작업들은 무분별한 프로젝트 진행으로 정체성을 상실하거나 유지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더욱이 예술가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뉴딜 벽화의 출발지점과는 다소 다르지만 우리나라 역시 수입원이 마땅치 않은 젊은 예술가들이 ‘재능기부’라는 명목으로 적은 보상을 받는 문제점도 생겨났다.

 

뮤럴라이프의 고승영 대표는 젊은 감각을 가진 청년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벽화에 새로운 숨결과 예술성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이들과의 동반성장까지 꿈꾸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가이다. 그를 만나 회사의 활동과 운영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창업을 시작한 계기를 전해준다면

“2018년 2월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뒤 작업실을 구해 개인작업과 벽화 알바를 하며 생활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건 처음에는 다소 개인적이었다. 어려워진 집안 상황이나 벽화작업을 하고 돈을 받지 못한 경험들이 이어지며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수입을 내며 작가들과도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찾게 되었는데, 해답은 대학 입학 이후 오랜 시간 다양한 작업을 통해 여러 노하우들을 쌓아왔던 벽화였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뮤럴라이프는 크루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맞춰 다양한 청년작가들과 함께 상업공간의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벽화와 도시재생을 위한 공공벽화 등 여러 가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단순히 벽화를 그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벽화 옥외광고’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구상 중이다. 사실 예술인들에게는 불가피하게 생계유지를 위해 부업이 필요한데, 우리 크루들이 잘 할 수 있는 미술 활동을 하면서 수입은 물론 자신의 개인 작업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을 얻어 작가로 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뮤럴라이프는 최근 한남동에 위치한 카페 라오메뜨 벽화작업을 진행해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뮤럴라이프
뮤럴라이프는 최근 한남동에 위치한 카페 라오메뜨 벽화작업을 진행해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뮤럴라이프

 

기억에 남거나 소개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는지?

“최근 한남동에 위치한 카페 라오메뜨에 벽화작업을 진행했는데, 한복을 입은 흑인여성을 그리는 그래피티 라이터 심찬양 작가가 같은 건물 외벽에 작업을 한 것을 보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외부에는 고양이 벽화를 그리고 내부에는 포토존 벽화를 구축하고 다른 벽에는 나만의 개인 소품 작업을 걸었다. 유화물감으로 라오메뜨 화장품이 만들어지는 일련의 스토리를 위트있게 표현하기도 했다. 또 한 가지는 대구에 위치한 아동보호센터 벽화 작업을 진행해 시와 꽃을 그렸는데, 아이들의 좋아하던 표정과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아 다음 기회에는 담장 벽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회사의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보다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후 작가를 꿈꾸는 청년들이 직접 작업을 한다는 점이다. 정말 최선을 다해 작업을 하고 사실적인 그림부터 감각적인 그림까지 가능하다는 부분도 경쟁력으로 꼽고 싶다. 이를 바탕으로 낙후된 마을이나 상권이 쇠퇴한 길목에 작가의 개인작업을 벽에 옮기는 일을 많이 하고 싶다. 이와 함께 작업과정을 촬영해 유튜브를 통해 소통하면서 상권 활성화는 물론 작가의 작품을 알리는 데도 도움을 주고자 한다”

 

 

고승영 대표는 많은 도움을 주는 기관과 감사한 분들의 성원 속에 기업을 잘 성장시켜 청년작가들과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뮤럴라이프
고승영 대표는 많은 도움을 주는 기관과 감사한 분들의 성원 속에 기업을 잘 성장시켜 청년작가들과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뮤럴라이프

 

향후 비전을 제시해 달라

“뮤럴라이프를 설립하면서 롤모델로 삼은 기업이 벽화로 아날로그 광고를 하며 기업의 스토리와 브랜드를 전하는 미국의 ‘콜로살미디어(colossalmedia)’이다. 요즘같이 대부분의 광고가 디지털인 시대에 아날로그 핸드페인팅 광고는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뮤럴라이프 역시 우리나라의 많은 벽에 멋진 벽화광고들을 작업하며 성장해 우리 기업의 본사 외벽 전체에 벽화를 입히고 내부에서는 작가들이 함께 모여 개인 작업을 병행하며 성장하는 멋진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한 분을 소개한다면?

“1인 기업이라 어려움이 많았는데 광명시 청년창업지원센터의 도움 속에 잘 극복해나갈 수 있었다. 더불어 항상 믿음을 주시는 부모님, 예술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다가 떨어져 미술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다잡아주셨던 김영대 원장님, 김호 선생님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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