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이는 결국 청년이다”
“N포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이는 결국 청년이다”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10.20 0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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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N포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이는 결국 청년이다”

 

청년들의 한숨 속에 조광조를 꿈꾸다


 

 

 


한국 정치의 슬픈 현실은 대중들의 관심이 적어진다는 점이다. 한국 대통령을 뽑는 2012년 대선 투표율은 75.8%만을 기록했고, 같은 년도에 시행했던 총선 선거의 투표율은 52.4%에 불과했다. 특히 현재 청년층은 정치에 관심이 없고, 젊은 정치인도 부재한 상태다. 이처럼 정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적어지는 이유로는 정치에 불만이 있어 외면한다는 점이 꼽힌다. 그러나 정치가 바뀌려면 무엇보다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청년정치 왜 필요한가?”


국내에서 정치인에 대한 인식은 경험과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 인식돼 있다. 이러한 인식이 보여주는 것처럼 현재 정치인 대부분은 50~60대이고, 진보세력인 새정치연합 마저 대의원 평균 연령이 58세이다. 물론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많은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치는 많은 경험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 역시 존재한다. 예를 들어 50~60대의 사람들은 취업문제나 학자금 대출 등의 젊은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 정확히 이해 못할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젊은 피 이동학 혁신위원(33세)은 지난 7월 18일 서울시 청년주간 행사에서 “누구나 삶은 어렵다. 주변에 정치하는 청년들을 만날 수가 없으니 당연히 자신들의 시각, 50~60대 엘리트 남성 중심의 시각에서 정책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현재 주류인 50~60대 정치인들이 청년들까지 고려한 정책을 내왔다면 굳이 청년 정치인이 필요 없다. 하지만 다들 시늉만 하고 진정 청년을 대변해온 당내 정치인이 있는지, 이런 의문에 떳떳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청년들을 대변할 정치인이 없다는 점은 현재 국내 정치가 가진 한계이다. 서울시 청년주간 행사에 이 위원과 함께 참석한 조성주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37세)은 “정치 실권을 여전히 60~70대가 쥐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586 정치인들이 비판받는 것은 그들이 좀 더 젊고, 과거에 민주화 운동을 했던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문제인식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지금의 586 정치인들, 정확히는 정치권의 전대협 인맥들이 ‘진짜 주류’가 되더라도, 새로운 내용을 갖고 오지 못한다면 우리 정치가 변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586세대라 불리는 50~60세의 정치인 역시 청년시절의 경험이 있었다. 청년시절 그들은 부당한 권리와 국가의 억압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펼치기도 했고, 개혁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왔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청년들 역시 국가운영에 대한 불만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출하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와 인터넷 댓글은 대표적인 청년들의 표출 방법이다. SNS와 인터넷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글이 쏟아지고 있고. 그 내용 중에는 현 정치에 대한 불만과 청년들이 겪는 고통 역시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젊은 시절 민주화 운동 등 국가에 대해 행동적으로 보여주었던 현 정치인들은 이러한 청년들의 표출을 방관하며 어린아이들의 투정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과거 정치인들이 진행했던 것처럼 뜻이 맞는 사람끼리 직접 만나서 회의를 하고. 이러한 내용을 책으로 집필하는 행동이 필요 없어졌다.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토론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불만을 손쉽게 표출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잘못된 행동으로 인식되며 정치인에게 외면 받고 있다는 현실이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왼쪽)은 청년유권자와 활발한 소통을 한 국회의원으로 선정돼 '청년 통통(소통+통합)' 정치인상을 수상했다. ⓒ새누리당

 

 

시대를 앞서 간 개혁가

1506년, 조선은 중종반정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맞이했다. 연산군을 비롯한 집권 세력이 자행했던 잘못된 정치를 일신하면서 새로운 조선을 재창조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이 때 등장한 이가 조광조이다. 조광조는 중종반정 후 조정에 출사하여 유교적 이상정치를 현실에 구현하려는 다양한 개혁을 시도한 인물이다. 그는 29세가 되던 1510년, 사마시(司馬試)에 장원으로 합격한 후 5년 뒤인 1515년에 조지서사지(造紙署司紙)로 알성문과(謁聖文科)에서 을과(乙科)로 급제했다. 알성문과 전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사림계의 신진학자였던 조광조는 반정공신으로 국정을 흔들던 훈구파를 견제하려는 중종의 눈에 들었다. 훈구세력의 쿠데타로 왕이 된 중종은 왕위에 오른 후, 심리적 상태가 매우 불안했기 때문에, 막강한 훈구파를 제어할 수 있는 사림파의 적정한 인물이 필요했고, 그에 부합한 인물이 바로 정암 조광조였다. 

  조광조를 비롯한 사림세력은 민본정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정치 개혁에 착수했다. 임금의 철저한 수신을 비롯해 조정 내 언론의 확충을 강조했다. 또한 과거제도를 덕성을 바탕으로 한 관인 현량과(賢良科)를 시행했다. 동시에 성리학적 사회윤리의 정착을 위해 성리학적 생활규범을 규정하고 있는 ‘소학’을 보급하고 ‘향약’ 보급 운동을 추진했다. 조선을 성리학적 이상사회로 만들려고 했던 이들의 노력은 연산군을 몰아내는데 기여했던 공신세력에게는 불편한 존재였다. 사림세력이 중종반정의 공신 중 공신 작호가 부당하게 부여된 자 76명에 대하여 그 공훈을 삭제할 것을 주장한 ‘위훈 삭제운동’을 진행하자 위기를 느낀 공신세력은 사림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계책을 세웠다. 그 계책이 널리 알려진 기묘사화이고 이를 통해 사림세력은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조광조의 업적은 선조 때부터 다시 빛을 발하게 된다. 명종 대 후반부터 척신세력이 퇴조를 보이고 점차 사림 세력이 정국의 주도 세력으로 성장하게 됐다. 이들은 선조 즉위와 동시에 정치를 주도하게 되면서 앞서 조광조가 주장했던 이른바 도학정치를 현실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조광조를 판단한다면 시대를 앞서가는 개혁가로 볼 수 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정치에 참가해 조선을 성리학적 이상사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조광조를 급진적이고 성급한 인물로 판단하는 역사학자도 존재하지만 그의 젊음이 있었기에 조선은 변화를 맞이할 수 있었다. 과거 조광조를 바라보면 현재 정치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29세라는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다양한 개혁을 진행한 그의 모습을 현대 정치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청년정치 정착할 터전 필요해”

지난 8월 9일 김상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회의원 10%, 광역의원 20%, 기초의원 30% 이상을 청년에게 공천하는 ‘청년후보 1·2·3 공천할당제’를 통해 젊은 일꾼을 과감히 수혈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공천에 참여하는 청년 가산점을 세대별로 차등 적용해 나이가 적을수록 유리하도록 하는 방안도 내놨다. 공천심사 과정에서 만 29세까지는 20%, 35세까지는 17%, 42세까지는 15%의 차등적용된 가산점을 주자는 내용이다. 이는 새정치연합에서 현재 58세인 전국대의원 평균연령을 단계적으로 낮춰가겠다는 혁신안이다. 이동학 혁신위원은 “58세의 아저씨가 힙합바지를 입은 꼰대정당이 새정치연합의 지금 모습”이라며 “우리당이 1번이 되기 위해서는 뭔가 하고 싶은 청년들에게 운동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는 배려가 아니라 우리당의 생존전략이며 유일한 선택지”라고 밝혔다.
 

  청년정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새정치연합의 혁신안과 더불어 청년들이 정치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터전 역시 필요하다. 새롭게 정치의 길에 들어선 청년들은 지역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그들이 원한 정치를 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다. 소선거구제 하에서 지역의 활동은 필수적인데도 불구하고 청년정치가들은 이러한 기회조차 잡기 힘들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부문에서 활동을 하고자 하더라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지역과 부문으로 활동을 하고 싶은 청년 활동가들은 활동공간을 찾지 못해 페이퍼 당원이 되거나 중앙의 부문활동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청년 활동가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지역 안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 청년활동가의 수와 관심사를 파악하고 청년위원회에서 지역 시도당과 당원협의회로 활동가를 배치함으로써 개인들이 원하는 활동분야를 찾고 그 속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중앙, 지역, 부문, 원내의 각 부문에서 순환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지역의 청년단체, 시민단체, 노동조합과 연계하여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청년들을 ‘n포세대‘라 부른다. 얼마 전까지 연예, 결혼, 인간관계, 주택구입, 희망, 꿈을 포기했다고 해서 7포세대로 불린 청년들은 이제는 부정수를 뜻하는 ’n'을 사용하여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세대로 불리는 것이다. 이처럼 청년들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이유로는 노동, 주거, 교육, 연금, 복지 등이 꼽힌다. 이는 과거 역시 존재했던 문제였지만 최근 청년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청년세대들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얘기 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취업준비로, 실업에 대비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기성세대나 현재 대다수의 586 정치인들은 청년들의 마음을 깊이 있게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마음은 청년들이 가장 잘 안다. 현재 정치를 개혁할 수 있는 조광조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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