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머금고 러시아 국민차 반열에 오른 현대자동차
눈물 머금고 러시아 국민차 반열에 오른 현대자동차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10.1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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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눈물 머금고 러시아 국민차 반열에 오른 현대자동차

 ‘경제성장 반등 준비하는 러시아로부터 뚝심경영 혜택 주어지나’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 러시아 시장에서 20%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했다. 또한 러시아 올해의 차에 현대·기아차가 4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러시아 루블화 폭란 사태에서도 철수 대신 의리를 지킨 정몽구 회장의 뚝심경영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올 하반기 누적생산 100만대 돌파는 물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생산하며 러시아 시장개척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국민에게 사랑받는 현대차

현대·기아자동차가 러시아 국민들의 높은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하반기에 발생한 루블화 폭락 사태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루블화 폭락사태가 발생한 이후 미국을 비롯한 독일, 일본 등의 자동차 업체들은 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미국 제니럴모터스(GM)는 올 연말까지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운영 중인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폭스바겐 역시 지난 2014년 140명 가까이 되는 직원을 감원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자리를 지키면서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7월 29일 ‘2015 러시아 올해의 차’에서 고급 소형, 준중형, 대중차 브랜드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10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올해의 차 소향 차종에는 현대차 엑센트(현지명 쏠라리스)가, 고급 차종에서는 제네시스, 준중형에는 기아차 씨드(K3 해치백 모델)가 뽑혔다. 특히 쏠라리스는 4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더불어 현대차 러시아 법인도 ‘가장 사랑받는 11대중차 메이커’로 2년 연속 선정됐다.

 

상반기 20% 가까운 점유율 확보

러시아 국민들의 높은 지지 속에서 현대·기아자동차는 올 상반기 러시아 시장에서 20%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했다. 유럽기업연합회(AEB)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상반기 러시아 시장에서 각각 7만9,444대와 7만6,215대를 팔아 10.2%와 9.7%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각각 11.3%와 18.9%가 줄었으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2.9%포인트와 2.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 규모가 36% 이상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판매량 감소가 경쟁사에 비해 덜했기 때문이다. 국내 현대차의 좋은 행보가 이어지는데 반해 나머지 외국 완성차 회사들은 실적이 부진했다. GM은 올 상반기 점유율 4.1%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8.1%) 점유율에 비교했을 때 반토막 난 결과를 기록했다. 일본의 도요타도 올 상반기 점유율이 7.2%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독일의 폭스바겐 역시 올 상반기 점유율이 10.2%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 대비 1%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외국 자동차 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이 감소한 이유는 현재 러시아 시장의 시장 구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는 루블화 폭락사태로 인해 팔면 팔수록 손해가 증가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공장 문을 닫거나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경우 올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생산목표를 지난해와 비슷한 22만8,000대 수준으로 잡아 ‘불황에 시장지배력을 높인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는 생산중인 현대차 쏠라리스 세단·해치백, 기아차 리오 세단·해치백에 이어 소형 SUV도 추가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올 연말부터 양산을 시작해 러시아 SUV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지난 2013년 8월 누적생산 50만대를 돌파한데 이어 올 10월쯤 누적생산 100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중에서도 생산성이 뛰어나 공장 가동을 시작한지 5년도 되지 않아 100만대 생산이라는 성과를 목전에 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2012년 현대차그룹 내 최우수공장에 선정됐으며, 2013 러시아 국가품질대상을 받아 현지에서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외국 투자기업의 성공모델로 자리잡았다”라고 전했다.


 

 

 

경제성장 반등 보이는 러시아에서 앞으로 현대차의 역할

러시아에서 국내차량 점유율과 국민들의 지지율이 높아진 점에 대해 관련 업체에서는 앞으로 경제적인 효과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정적인 전망만 나돌던 러시아 경제가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러시아 국민들의 실질임금은 전년대비 8.5% 감소했고 투자부문 역시 5.4%가 감소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러시아 현지에서는 당장 3분기부터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세계은행(WB)은 올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3.8% 감소에서 2.7% 감소로 상향 조정했고 내년도 전망도 기존 마이너스 성장에서 0.7% 성장으로 조정했다. 이러한 희망 속에서 시장을 철수한 타 글로벌 자동차회사와 달리 악조건 속에서도 버텨준 현대·기아차가 러시아 정부로부터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천연가스(CNG) 자동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현대차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경쟁사보다 앞서 CNG차 기술을 보유한 상황이며 러시아 국민차 반열에 올라선 만큼 기술 이전 등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뚝심을 보여준 정몽구 회장의 경영이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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