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디지털 금융의 양면성 Ⅱ] 금융과 기술, 사회적 책임을 더하다
[이슈메이커_ 디지털 금융의 양면성 Ⅱ] 금융과 기술, 사회적 책임을 더하다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12.26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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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금융과 기술, 사회적 책임을 더하다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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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핀테크(fintech) 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이다. 금융 소외계층이 저축과 결제, 대출, 보험 등 각종 금융 서비스로부터 소외되는 문제가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갈수록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며 경제적 약자에 대한 일종의 금융 차별 문제도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위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무도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

2015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핵심 의제는 ‘아무도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No one left behind)였다. 이는 ‘포용적 금융’의 목표와 가치를 함축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서는 금융을 충분히 향유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분리되 ‘금융 디바이드(Finance Divide)’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의 성인 94%가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 54%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들의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대략 20억 명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핀테크를 통해 금융 소외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른바 금융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핀테크에 사회적 책임을 더한 ‘임팩트 핀테크(Impact Fintech)’이다. 실제 사례도 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프리카 케냐의 이동통신사인 사파리콤의 간편 결제 및 송금 서비스 ‘엠페사(M-Pesa)’다. 처음 출시된 2007년 당시만 하더라도 케냐는 성인 인구의 은행계좌 보유 비율도 떨어지고, 은행 창구도 부족한 지역 특성으로 인해 국민 대다수가 현금을 집에 보관해 강도 사건이 빈번히 발생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가입률이 70~80%에 달한다는 점에 착안해 사파리콤은 피처폰으로 출금과 송금,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내놓아 이 문제를 해결했고, 현재는 공과금과 보험료 납부, 월급 지급, 대출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금 위주로 움직이던 케냐는 이제 휴대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금융 서비스 계좌를 사용하는 성인 비율이 70%를 넘어섰다. 정부 차원에서도 엠페사의 이러한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부패를 줄이는 등의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 혁신의 대명사로 부상하며 지난 2015년 미국의 경제전문지 Fortune으로부터 ‘세상을 바꾸는 기업’ 1위로 선정되기도 한 사파리콤의 CEO 밥 콜리모어는 “전 세계 금융회사들은 밑바닥 고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는 바로 그런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그들의 금융 포용 가치를 전한 바 있다.

 

 

사파리콤의 간편 결제 및 송금 서비스 ‘엠페사(M-Pesa)’는 케냐의 금융 소외 계층 문제를 해소하며 핀테크 혁신의 대명사로 부상했다. ⓒWorldRemit Comms/Flickr
사파리콤의 간편 결제 및 송금 서비스 ‘엠페사(M-Pesa)’는 케냐의 금융 소외 계층 문제를 해소하며 핀테크 혁신의 대명사로 부상했다. ⓒWorldRemit Comms/Flickr

 

동이 트기 시작한 국내 임팩트 핀테크

국내에서는 2018년 기준 핀테크 기업 303곳 중 임팩트 핀테크를 실천하는 기업은 약 1%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관련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며 기존 금융권이 제공치 못하던 부분을 보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신용평가 방식 대신 SNS 기록이나 생활습관과 같은 데이터를 분석해 합리적 금리로 P2P 대출을 진행하는가 하면,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가 ‘임금채권’을 입증하거나 아예 채권을 통해 미리 가불 받을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서비스도 등장했다. 저소득층이나 저신용자와 같이 금융 혜택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잘 쓰이지 않는 국내외 동전을 받아 각종 포인트로 전환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는데, 향후 단순히 포인트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부를 통한 가치 창출 효과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임팩트 핀테크는 생활 속 편의성을 넘어 금융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기존 금융권과는 다르게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접근성 확대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문재인 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관련 기관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월 ‘2019 서울국제금융컨퍼런스’에 참석해 “포용적인 금융혁신을 지향하겠다”며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을 높이고 핀테크 기술로 사회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임팩트 핀테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이에 맞춰 핀테크 기업인의 애로사항을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반영하고 현장자문과 스케일업 펀딩 지원 등을 통해 핀테크 혁신을 뒷받침하는 등 적극적인 지지를 보낼 방침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혜택을 누리는 사람은 늘어났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이들이 함께 증가했다는 점은 반드시 해결해야 될 과제다. 핀테크가 사회 문제해결에 보다 관심을 갖고 해결 의지를 가진다면 금융 혁신의 길도 보다 빨라질 것이다. 임팩트 핀테크가 더욱 확산되어 세상을 바꾸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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