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ssue] 가드닝 열풍 가든 라이프를 즐기다
[Social Issue] 가드닝 열풍 가든 라이프를 즐기다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5.10.19 0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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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가든 라이프를 즐기다


에코 정원을 꿈꾸는 도시 농부들


 

  

 

2007년, 영국 브리스틀 대학교(University of Bristol)의 크리스 로리(Lowry) 박사는 신경과학(Neuroscience)지에 "흙에 사는 마이코박테리움(Mycobacterium) 세균은 세로토닌 호르몬을 증가시켜 뇌가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회색 도시에 익숙해져 흙을 멀리하며 살고 있다. 오늘날, 다수의 사람은 콘크리트 도시에서 느끼지 못했던 행복함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해결책으로 가드닝이 제시되고 있다. 



가드닝의 인기 요인


몇 해 전부터 에코와 힐링 코드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공기정화와 정서 안정, 조경, 취미생활, 음식재료 수확 등을 목적으로 가드닝에 참여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가드닝이란 정원 또는 채소밭을 만들고 가꾸는 활동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가드닝의 인기 요인으로 흙의 보드라운 감촉과 싱그러운 풀 냄새, 그린 컬러의 청량함과 산뜻한 감성이 사람의 심신 안정을 찾아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원예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원예치료 전문가 이 씨는 “식물을 키움으로 인해 기억력과 판단력, 집중력이 높아져 뇌 인지기능이 높아진다. 또한, 신체 기능 활성화를 도와줘 촉각과 미세 동작 등 자연스러운 신체활동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일부 뇌경색 후유증 때문에 우울증과 실어증을 앓고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꽃모종 이식과 꽃꽂이 등의 원예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우울증과 강박증 등의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의 치료를 위해 원예를 사용하고 있다. 식물을 키우며 치료 효과를 경험했다는 대표적인 예로 한 씨가 있다. 그는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키우기 시작한 꽃과 허브를 통해 스트레스와 두통이 해소됐다. 그리고 긴장을 많이 하는 습관이 완화돼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가드닝에 대한 관심은 TV 프로그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tvN에서 방영 중인 삼시세끼가 대표적이다. 삼시세끼는 다양한 식물을 유기농으로 직접 재배하고 그 재료들로 음식을 해먹는 프로그램이다. 낯설고 한적한 시골이 배경인 프로그램으로 동물과 식물이 함께 등장하여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요인은 삼시세끼가 국민 예능이란 애칭으로 불릴 수 있게 만들었으며, 그 인기는 시청률로 증명됐다. 삼시세끼 정선편 시청률은 미디어 리서치 회사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8.4%,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에 의하면 7.9%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닐슨코리아 조사결과 삼시세끼 정성편 전에 방영했던 삼시세끼 어촌편 시청률은 평균 12.8%, 최고 14.7%를 기록했었다. 이는 지금까지 시청률 11.9%로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이었던 ‘응답하라 1994’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다양한 가드닝 사례
 

최근, 가드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자 집 인테리어 트렌드에도 변화가 생겼다. 집 내부에 있는 발코니를 개조해 자신들만의 미니 정원과 채소밭을 만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직접 화초나 채소를 가꾸며 스트레스를 풀고 힐링을 받는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주방의 인테리어와 요리에 활용 가능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키친 가드닝(kitchen ardening)과 주택과 상관없이 임대받아 진행하는 애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 어떤 공간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컨테이너 가드닝(container gardening) 등 가드닝의 종류는 다양하다.
 

키친 가드닝은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자리 잡은 가드닝 문화다. 도시 외곽에 텃밭을 꾸리기 힘든 도시인들이 많이 도전하는 방법으로 집에서 신선한 채소를 얻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종류의 채소를 집에서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주방은 베란다보다 햇볕이 잘 들지 않고 바람이 적기 때문에 일조량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수경 채소 재배에 유리하다. 수경 재배 식물들은 주방에 그린 인테리어 효과를 주는 것은 물론 천연 가습기 역할까지 한다.
 

애그리테인먼트는 ‘도시농업’을 뜻하는 말로 선진국의 도시농업을 벤치마킹한 방법이다. 영국·독일 등에서는 한국보다 20~30년 앞서 도시농업을 법제화하고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해 오고 있다. 특히 공해·빈곤·실업·폭력·민족 갈등 등 도시에서 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의 목적뿐만 아니라 도시민의 정서함양·공동체복원 등을 위해 도시농업을 구체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국의 도시 농업은 18~19세기, 공업혁명과 농업혁명이 일어났을 때, 국민이 공유지 권리를 잃어버려 생계유지가 힘들어지자 이를 해결하고자 토지를 할당한 것이 도시농업의 시초다. 도시농업을 뜻하는 ‘얼로트먼트(Allotment)’는 여기에서 유래됐다. 얼로트먼트는 1950년 관련법이 제정되면서 본격화됐다. 얼로트먼트는 한 곳당 2~3㏊에서부터 100여㏊에 이르기까지 규모가 다양하다. 이를 시민농원 조합이 지방정부나 교회 등 소유주로부터 빌린 뒤 이용권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이 외에도 독일의 Klein Garten, 뉴욕의 Roof Garden, 캐나다의 community garden, 러시아의 Dacha 등 다양한 나라에서 비슷한 형태로 도시농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 5일제 시행 등 생활 수준의 성장과 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농업(agriculture)과 여흥(entertainment)을 결합한 애그리테인먼트, 즉 도시 농업이 각광받고 있다.
 

컨테이너 가드닝은 크고 작은 화분을 이용해 만든 정원을 말한다. 식물에 대한 현대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녹색 식물뿐만 아니라 화려한 꽃을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에 구근류와 다년초, 일년초 등 초화류 생산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꽃이 핀 초화류 화분을 실내에 배치하면 햇빛이 충분하지 않아 빨리 시들어 버리는 단점이 있다. 이에 일부 사람들은 햇빛과 비를 맞으며 키울 수 있는 실외 공간에서의 식용식물 재배를 원한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토양이 있는 정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에 분식물을 이용한 실내정원을 비롯하여 실외의 창가, 발코니, 패티오, 현관 앞, 대문 앞, 옥상, 벽면 등 주택지와 도심 곳곳의 자투리 공간에 작은 정원을 만드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컨테이너 가드닝은 일반 사람들뿐만 아니라 업무용과 상업용 건물에 배치돼 장식과 환경 개선, 경제성 증가 등 다양한 기능적인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직장에서 가드닝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오피스 가드닝이라 불리는 원예 문화로, 해외에서는 이미 생활화된 곳들이 많다. 빈 벽돌을 수직으로 쌓아 곳곳에 식물을 심거나 낡은 장화와 오래된 머그 컵 등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물건을 재활용한 재미있는 해외 오피스 가드닝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오피스 가드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사무실 내에 원예를 재배할 환경이 마땅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무실은 창이 많지 않고 벽과 파티션 등으로 구역이 나뉘어 있어 햇빛과 바람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또한, 사무기기로 가득한 업무공간에 가드닝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이에 해결방안으로 도시형 수직 정원이 트렌드로 등장했다. 수직 정원은 화초를 공중에 매달아 키우는 행잉가든의 일종으로 벽면에 식물의 높낮이를 달리해 수직 형태로 배치하여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적은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식물 재배가 가능하다. 오피스 가드닝을 통해 사무실 내부의 공기 청정과 전자파 차단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원예 전문가는 “사무실에서 키우기 적합한 식물들이 따로 있다. 공기정화 효능을 갖춘 칼라테아 로제오픽타와 습도 조절이 가능한 아스파라거스, 스트레스 해소를 도와주는 라벤더, 공기 정화 및 습도 조절 효능을 갖춘 천사의 눈물, 전자파 제거에 효과적인 디펜바키아 등이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삼시세끼는 한적한 시골에서 진행되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tvN 삼시세끼

 

 

자연을 찾는 현대인들

가드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주변에서 가드닝 용품을 제공하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드닝 용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조경디자인 스튜디오 위드플랜츠(withplants)를 들 수 있다. 위드플랜츠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물인 플랜테리어 제품 디자인과 실내외 공간에 식물을 활용한 디자인을 제공하는 플랜테리어 컨설팅 및 스타일링, 식물로 파티공간을 꾸며주는 에코프랜들리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가드닝을 배우고 자연을 느끼고자 수목원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수목원으로 직접 가드닝 체험을 할 수 있는 제이드가든 수목원을 꼽을 수 있다. 제이드가든 수목원은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여주인공 송혜교의 집으로 방송에 노출된 적 있다. 이곳은 ‘자연 속에 쉼이 있다’는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실제 16m²의 땅에 2천 60여 종의 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또한, ‘숲 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이라는 콘셉트로 24개의 가든을 운영하고 있어 각 나라별 정원이 지닌 특색있는 자연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제이드가든은 정원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가드닝 프로그램과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들도 현대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플랜테이션이 이에 해당한다. 플랜테이션은 개울과 연못, 잔디, 북한산을 배경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방문하는 고객들은 이탈리안 가정식과 한식 요리를 먹을 수 있다. 또한, 가드닝센터를 운영하며 계절별 다양한 꽃과 화분 등을 선보이고, 방문객들에게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글램핑과 야외웨딩 프로그램도 제공하며 현대인들에게 자연과 힐링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 오래전부터 시행됐던 가드닝 문화가 지금까지 한국에서 크게 확산되지 못한 이유로 콘크리트 문화가 자리 잡은 국내의 환경적 요인을 들었다. 한 환경 전문가는 “정신적으로 선진화된 나라는 자연과 가드닝을 즐긴다. 늦은 속도지만 한국도 점차 가드닝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확산이 더욱 빠르게 진행돼 국내에서도 콘크리트가 아닌 푸른 식물을 많이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예 전문가는 국내에서 불고 있는 가드닝의 인기가 지속돼 건축과 정원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원예는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마음을 치유시켜준다고 알려졌다. 가드닝 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발전해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휴식의 공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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