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예술의 만남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이끌어낸 사회적 관심
대중과 예술의 만남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이끌어낸 사회적 관심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5.10.19 0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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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이끌어낸 사회적 관심

 

1,600마리 판다들의 세계여행


 

 

 

 

지난 5월 세계자연보호기금(WWF:World Wide Fund for Nature)과 아티스트 ‘파울로 그랑종(Paulo Grangeon)’이 시작한 1,600 판다+의 세계여행 프로젝트가 국내 전시를 마쳤다. 광화문의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내 첫걸음을 시작한 1,600마리 판다는 국내 전역을 돌며 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에 한국에서 WWF와 파울로 그랑종의 마지막 전시가 이루어진 서울 석촌호수에서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판다들을 만났다. 

 



 

예술, 미술관에서 벗어나 대중과 만나다

다국적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공공예술은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게 계획된 공개 공간 속의 모든 종류의 미디어 예술이다. 공공미술 비평가이자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의 저자 수잔 레이시(Suzanne Lacy)는 ‘공공예술은 예술 생산자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대 사회적 책무를 가지고 소속 집단의 집합적인 사상의식과 생활 질서에 바탕을 두고 생산의 문화예술을 꿈꾸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2005년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APAP:Anyang Public Art Project)를 기획해 3년마다 국제 공공예술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 국내 미술 전문가들은 한국의 공공예술은 프로젝트 규모가 작고 시민들의 관심이 부족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작년 10월 서울에 등장해 이슈가 된 ‘노란색 대형 오리(Lover Duck)’는 한국 시민들이 공공예술에 관심을 두게 한 계기가 됐다. 러버덕으로 불리는 이 오리는 2012년 시드니와 홍콩의 전시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네덜란드의 설치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2007년에 시작한 러버덕 프로젝트는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의 뜻밖의 경험’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2014년 이 프로젝트의 한국 전시가 언론의 호평을 받자 세계의 다양한 공공예술가들이 새로운 전시장소로 한국을 찾기 시작했다. 

 

‘1,600 판다+’의 9번째 여행지는 한국


지난 7월 한국에서 전시를 마친 <1,600 판다+>는 멸종 위기에 처한 대형 야생 판다를 보호하고 자연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세계자연보호기금’의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세계자연보호기금은 멸종 위기 동물 판다를 공식 로고로 사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민간 자연보호단체로 5천여 명의 직원과 약 500만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30년 이상 공예활동을 해온 프랑스의 예술가 파울로 그랑종은 2008년 세계자연보호기금의 요청으로 1,600마리의 판다와 함께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지난 7년간 그가 제작한 판다들은 약 14,000마리로 재활용 종이에 풀을 먹여 형틀에 찢어 붙이는 ‘빠삐에 마쉐’ 기법으로 만들어졌다. 파울로 그랑종은 이외에도 프랑스 해양부와 대만 정부를 위해 각각 120마리의 고래와 200마리의 흑곰을 제작하며 자연보존 및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사회적 인식을 재고시켰다. 
 

  판다들의 세계여행은 프랑스에서 시작해 유럽 5개국,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를 거쳐 9번째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은 이번 한국 전시에서 야생 판다의 개체 수가 증가한 것을 기념해 엄마·아기 판다 200마리를 추가한 1,800마리를 전시했다. 한국 판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1,600 판다+’로 파울로 그랑종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1,600마리 판다의 세계여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판다의 숫자보다는 판다의 증가에 의의를 두고 ‘+’기호를 붙였습니다”라고 밝혔다. 한국 세계자연보호기금은 이번 프로젝트의 ‘+’기호는 지난 10년간 개체 수의 증가로 1,800마리를 넘어선 대형 야생 판다들과 야생동물 보호의 꿈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한국의 첫 국제 공공예술프로젝트 ‘러버덕’ ⓒFlickr

 

판다들의 세계여행이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

세계자연보호기금은 순회 전시가 끝난 판다들을 사람들에게 분양하며 기부금을 받았다. 이 기부금은 세계자연보호기금을 통해 자연과 멸종 위기 야생동물의 보존에 사용됐다. 한편, 종이 판다들이 불러온 대중의 관심과 지원 속에서 진짜 판다들의 개체 수가 회복되고 있다. 2015년 2월 28일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야생 자이언트 판다의 개체 수는 1,864마리로 10년간 200마리 이상 증가했다. 
 

  파울로 그랑종은 ‘만약 모든 사람이 사라진다면, 지구상에 남아있는 모든 동물은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동물이 사라진다면, 인간과 지구 역시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며 야생동물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가 만든 판다는 9개국 110개 지역을 여행하며 자연보존을 위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다. 이처럼 공공예술 프로젝트는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러버덕과 판다들처럼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공예술가가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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