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Contribution] 현대판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 기업과 재벌들
[Social Contribution] 현대판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 기업과 재벌들
  • 민문기 기자
  • 승인 2015.10.15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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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민문기 기자]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 기업과 재벌들


봉사활동과 사회적 기업 설립에 박차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기업들은 그동안 벌어들였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대기업의 사회공헌이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필수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최근 대기업과 재벌들의 사회공헌활동 규모가 커지면서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활동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이미지 쇄신용이 아닌 공익을 위한 바람직한 사회공헌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라 지적한다.

 



 

재벌들이 주도하는 사회공헌 활동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단어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초기 로마 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됐다. 최근 국민 의식의 성장과 함께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강화되며, 사회의 지도층으로 불리는 재벌 총수들의 행보에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벌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비단 한국만의 이슈는 아니다. 이미 세계의 많은 재벌 역시 사회재단 설립이나, 기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연간 1조 원의 기부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한 해 동안에만 1,224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몇 년간 세계 최고의 재벌로 이름을 올린 MicroSoft사의 빌 게이츠 역시 94년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한해 1조 7천억 원의 후원금을 기탁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해마다 점심 자선 경매를 통해 평균 25억 원을 기부하기도 한다. 이처럼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재벌들의 기부액은 무려 10조 7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의 재벌 총수들 역시 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임직원들과 개인 명의로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약 1,000억 원을 사회봉사단체에 기부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말 연말 이웃사랑 성금으로 500억 원을 쾌척하기도 했는데 이는 삼성의 연말 기부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총수 ‘정몽구 회장’은 지난 2006년 형사재판을 앞두고 8,400억 원을 재단을 통해 기부할 것이라 약속했다. 정 회장은 2007년부터 총 4차례에 걸쳐 6,500억 원 상당을 정몽구 재단에 기탁했으며, 2013년도에는 정 회장이 보유 한 이노션 지분 20% 전량을 재단에 기부했다. 이로써 정몽구 회장은 약 8년여에 걸쳐 총 8,4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정 회장의 사재출연은 자발적인 것이 아닌 형사재판에 따른 것이지만, 보여주기 식에 그치지 않고 약속된 모든 금액을 출연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출연기금은 현재 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지원되고 있으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주주 정몽준 전 의원이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하는데 개인 자산 2,000억 원을 출연했다. 정몽구, 정몽준 대표를 필두로 범현대가의 대표들은 아산나눔재단에 약 5,000억 원을 출연해 기부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재벌 총수들의 기부는 사회공헌과 더불어 그룹 계열사의 경영난 해소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 1998년 SK텔레콤에 보유지분 30%를 증여했으며, 2002년에는 SK증권에 SK C&C와 SK증권 4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넘겼다. 2007년에는 1,200억 원 가량의 워커힐 지분 전량을 SK네트윅스에 기탁하기도 했다. 신격호 롯데 회장 역시 지난 2009년 롯데기공, 케이피케미칼 등 3개 계열사에 총 952억 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했으며, 이후 2009년과 2011년 롯데삼동복지재단과 울산과학관을 위해 각각 570억 원, 240억 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기업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도 늘고 있다. SK는 박근혜 정부 중점사업인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멘토와 투자자 역할을 맡기로 했다. 특히 대전을 한국판 실리콘 밸리로 만들겠다는 대형 프로젝트를 내놓으며,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동반성장에 110억 원의 기금을 내고 협력사의 시설투자나 기술, 경영자문을 지원하고 인적자원 개발을 돕겠다는 지원방침을 내놓았다. 한화 그룹은 전국 계열사와 임직원이 참가하는 대규모 봉사활동을 한 달 동안 전개했다. 



 

▲빌게이츠가 건립한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사회적 기업 설립도 앞장서


대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히 펼쳐지며 기업이 본래 가지고 있던 사업 분야의 특성을 활용한 ‘사회적 기업 설립’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0년 장애인 보조기기 및 재화 기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 ‘(주)이지무브’를 설립했다. 이지무브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장애인기관 이동편의시설 보강, 이동수리 서비스 등 장애인 이동편의 증진을 주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사회적 기업은 영업이익의 3분의 2 이상을 기술개발과 고용 확대에 재투자하고 있어, 복지와 경제의 동반성장과 소외계층 고용창출이라는 공익 기업의 면모를 실현해가고 있다. 

 
자회사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흔치 않은 사례도 등장했다. SK와 한화는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논란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실행했다. SK그룹은 연 매출 1,200억 원 규모의 MRO코리아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행복나래를 출범했다. 행복나래는 협력업체 선정 때 일반 기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중소 사회적 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구매 우선순위를 높이는 사회적 기업 및 사회적 약자기업 우선구매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06년 한화갤러리아가 자체 개발한 커피사업 브랜드인 빈스앤베리즈란 계열사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사회에 환원했다. 빈스앤베리즈는 지난해부터 사업으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사회적 취약 계층에 기부했다. 한화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 기업 지원기관 ‘(재)함께일하는재단’과 함께 수익금 및 사업 운영에 대한 공익적 활용 방안에 대해 협의해 업무협약을 맺은 후 2013년부터 발생하는 수익금도 사회적 취약 계층 직업 교육과 고용, 영세 자영업자의 카페 같은 골목상권 지원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수익과 기술 노하우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포스위드, 포스에코하우징, 포스플레이트, 송도SE 등의 자회사형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다. 이 중 포스에코하우징은 대구경북 사회적기업 중 최초로 KS인증을 받았고, 이후 ‘국내 최초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보유한 사회적기업’이라는 타이틀도 얻으면서 높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몇몇 기업들은 국내는 물론 세계 여러 곳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3년 아프리카 모잠비크 마톨라시의 빈민가에 도서관과 우물을 설치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이 활동을 통해 빈민가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꿈을 키워 나갈 수 있게 됐으며, 식수 문제로 고민하던 이들에게 원활한 식수 제공 역시 가능해졌다. 삼성중공업은 앞선 2012년에는 인도 델리의 빈민가에 위치한 공립학교에 IT센터를 설립하고 교육시설 개선에도 힘을 쓰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글로벌 사회공헌활동도 많은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중국 내 자사 지점이 위치한 곳의 중소학교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며, 매년 7개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3년 말까지 약 2년간 중국 내 14개 소학교에 컴퓨터 535대, 도서 1만 1,500권 등의 교재를 지원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이제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이 필요에 의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닌 당연한 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지역과 함께 호흡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좋은 취지에는 박수를 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부정적인 시선도 무시할 수 없어


기업들과 재벌총수들의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은 일반 대중에게 기업의 이미지 개선이나 홍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일부 재벌가의 일탈을 기업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덮으려 하거나 회장 살리기 등의 업적으로 홍보해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대표가 유죄판결을 받은 상황에서 사면이나 가석방을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란 평가도 이어졌다. 

 
순수성을 잃어가는 기업들의 장학문화재단도 문제시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 대부분은 장학?문화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의 순수한 목적은 기업이 국민에게 벌어들인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재단들이 기업을 위한 생색내기나 각종 사건 발생 시 문제 해결을 위한 보험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는 경남기업의 고 성완종 회장이 운영하던 선산장학재단은 장학 사업, 문화 사업, 복지 사업 등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했다. 특히 장학 사업으로 1991년부터 2010년까지 중학생 7,808명 고등학생 6,207명 대학생 3,446명에게 각각 약 28억 4,327만 원, 42억 3,141만 원, 35억 9137만 원 등을 지급했다. 하지만 최근 경남기업의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면서 일부 장학생들은 ‘생색내기식의 문제해결용 장학금이 아니었냐’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재단이 사회공헌을 주목적으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새 정권의 비위 맞추기를 위해 활용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코오롱 그룹의 이웅열 회장은 2013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스위트밀 지분 19.97%를 모두 비영리 어린이 장학재단 ‘꽃과 어린왕자 재단’에 기부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부활동은 대기업이 골목 상권까지 독식한다는 ‘재벌빵집’ 논란에 대한 대처로 보인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스위트밀의 2012년 매출은 39억 원이었다. 당시에는 사업규모가 타 기업에 비해 작아 ‘재벌빵집’ 논란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스위트밀이 고속도로 휴게소와 길거리까지 진출한 터라 사업을 확대할 경우 논란에서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스위트밀이 사업을 계속 확장할 경우에는 이번 논란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지적에 경제정의연구소 권오인 팀장은 “기업의 사회공헌이나 사회적 책임 활동은 당연히 해야 되는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총수들이나 임원진들의 준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란 지적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이러한 지적을 넘어서,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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