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같은 날 태어난 우리, 비밀 SNS로 더 깊은 얘기를 나눠요
전 세계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정보와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네트워크인 SNS. 그런데 그 개방성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하루 1회 이상 SNS를 접속하는 사용자 중 50%에 육박하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SNS의 감옥에 갇힌 꼴이다.
신개념 SNS로 실리콘밸리 겨냥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부담과 얕은 인맥 관리에 염증을 느낀 SNS 사용자들이 하는 말이다. 이러한 SNS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좀 더 특정한 사람들, 가까운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폐쇄형 SNS’가 등장했다. 이곳에선 원치 않는 관계를 맺지 않아도 되고, 마음 맞는 사람들에게 사적인 일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다. 신개념 SNS라는 새로운 절을 향해 떠나는 중들의 이야기를 스타트업 Ballooming 김기범 대표를 통해 들어봤다.
관계지향형 결속을 거부한다.
Ballooming의 ‘Ballooming’ 서비스는 생일이 같은 전 세계 사람들을 묶어서 대화를 나누게 하는 폐쇄형 SNS다. 전 세계에 자신과 생년월일이 똑같은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이런 동질감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의 클라우드로 모아 비밀의 공간에서 그들만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지인 초대형 SNS이자 더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비밀 SNS라는 신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기존 SNS가 가진 구조적인 취약점을 해결하고 싶어 과감하게 도전했다는 김기범 대표는 “생년월일이 똑같은 친구들은 국내에만 700명, 전 세계적으로 최소 10만 명 이상 존재합니다. 아무런 공감대 없는 형식적인 관계 맺기에 싫증을 느낀 사용자들에게 나와 같은 전 세계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인 거죠”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특히나 역사적, 문화적, 환경적으로 비슷한 한국에서는 개개인의 개성보다 관계지향형의 단결력을 강조하는 풍토가 짙은데, 그러한 이유로 솔직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잃어가는 한국 사회가 안타까웠다는 김 대표다. 창의적인 활동을 좋아해 안정적이고 완벽해 보이는 삶보다는 늘 도전하는 삶을 살아오며 작사 작곡과 새로운 콘텐츠 개발, 플랫폼 구축 등을 선택하며 살아왔던 그는, 이러한 와중에도 자신이 결코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온전히 보존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아무리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유니크한 친구들이라 할지라도 SNS상에서는 완벽한 모습으로 포장하려고 스트레스를 받아 가며 노력하고, 그러다 보니 소통의 즐거움도 잃어버린 사용자들에게 눈길을 돌린 것은 그때부터였다. 고정관념을 틀어버린 비밀스럽고 진솔한 세상, 관계지향형 결속을 거부한 신개념의 SNS는 그렇게 탄생 되었다.
Ballooming 서비스는 기존 SNS에 비해 심리적 부담이 덜 가고 새로운 전 세계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과 클라우드 내에서 더욱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다만 Ballooming 서비스가 아직은 초기 단계라 그 뛰어난 기능을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과 사용자들이 얻는 이득이 제한적이라는 점, 그리고 초기 사용자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김 대표의 꿈은 SNS 세계만큼이나 무한하다.
신선함과 호기심으로 실리콘밸리 ‘정조준’
변화에 앞서가는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이끈다고 하지만 그보다 변화의 거센 바람을 견뎌낼 뚝심이 더 필요하다고 김기범 대표는 말한다. 대부분이 스타트업의 신화를 보고 창업을 준비하지만 김 대표는 처음부터 시니컬 했다. 스타트업이 3년 안에 폐업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과 동시에 업계에 아무런 인맥과 자본이 없는 사람에게는 더욱더 가혹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발을 내디딘 것이다. 거절의 연속이었지만 누군가는 가치를 알아줄 거라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 스스로 확신이 없다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 스타트업의 생태계가 아닌가. 때문에 김 대표의 확신은 소셜네트워크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꿔나가겠다는 신념에서 기인했다.
Ballooming 서비스는 새로운 방식의 소셜네트워크로 사용자들에게 신선함과 호기심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자 경쟁력이기 때문에 강점을 밀고 나간다면 충분히 이미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확신이다. 현재의 모든 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트렌드도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소셜네트워크 분야는 아직 오프라인에 의존을 더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 맹점. 온라인 시대이지만 대부분의 인맥은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져 결국 사용자들이 느끼게 되는 부담을 제로로 만들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비밀스러운 사적인 공간에서 편안하게 소통하고자 했던 개방형 SNS 사용자가 결국 찾게 될 새로운 플랫폼, 기존과는 다른 비전을 제시하는 플랫폼인 Ballooming 서비스가 새롭게 뒤따라 올 많은 스타트업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끝으로 김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우리가 세운 가설을 검증하고 실리콘밸리에 입성하는 것을 목표로 확실한 시장을 타깃팅하고 확장 시킬 계획입니다. 물론 시행착오가 있을 것입니다. 결국 세계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성장해 왔으니까 여러 번의 실패를 겪더라도 관대하게 극복할 생각입니다. 실패에 관대하지 않으면 의식의 전환도 새로운 시도도 기대할 수 없으니까요. 더 멀리 뛰기 위해 몇 번이고 넘어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