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차기 회장 선거 출마
FIFA 차기 회장 선거 출마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5.10.08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부패, 반유럽”, 지역, 인종, 체제의 벽 무너트리겠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Cover Story]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FIFA 명예부회장


FIFA 차기 회장 선거 출마

“반부패, 반유럽”, 지역, 인종, 체제의 벽 무너트리겠다

 


 

 

정몽준 명예회장이 차기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8월 17일 프랑스 파리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차기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고 9월 3일에는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FIFA 차기 회장 선거 출마 관련 및 경쟁 상대인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 대응하는 내외신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기도 했다.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몽준 명예회장. 과연 그가 백인들의 독점 자리였던 FIFA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부패 없는 새로운 FIFA를 만들어낼 수장이 될 수 있을까? 내년 2월 선거를 앞두고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때다.



한국축구 발전의 산증인, 세계 축구 수장에 도전하다

제47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한 정몽준 명예 회장은 12년 동안 축구협회 수장직을 수행해 왔다. 간헐적인 반대운동이 있었지만, 12년 동안 별 탈 없이 축구협회를 이끌어왔으며 매우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대외활동으로 축구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취임 초 홀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동남아시아권을 돌아다니며 발을 넓힌 뒤, 아시아축구연맹(AFC)을 대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에 당선돼 한국 축구가 세계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일본보다 2년이나 늦은 1993년 월드컵 유치에 나서, 1996년 5월 FIFA로부터 2002 월드컵 한국과 일본 공동유치 결정을 이끌어낸 것은 그의 가장 큰 업적으로 손꼽힌다. 1999년 5월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축구계의 염원인 축구회관을 마련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FIFA 명예부회장이란 직함으로 활동하는 그가 차기 FIFA 회장 선거 출마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8월 17일 프랑스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IFA 차기 회장을 공식 선언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FIFA가 부패하게 된 건 같은 인물과 같은 주변 인물이 40년 동안 운영해 왔기 때문”이라며 “내가 당선되면 4년 임기로 한 번 만 회장을 맡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년이 짧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4년도 짧은 시간은 아니다. 4년 중에서도 만약에 부패 척결만 한다면 그건 1년이면 된다. 나머지 3년은 우리 축구가족들의 화합 단결을 위해서 쓰겠다. 4년이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FIFA는 마피아보다 더 부패”했다고 비난 강도의 수위를 높이며 “투명성 높이는 개혁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2월 26일 예정된 FIFA 차기회장 선거에는 지금까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미셸 플라티니 UFIFA(유럽축구연맹) 회장, 알리 왕자 외에도 브라질 왕년의 축구스타 지쿠,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 나이지리아 국가대표 출신 세군 오데바미 등이 출마선언을 한 상태다. 


 

 


유럽 독점구조의 FIFA 회장, 동양인 입성 무난할까?

FIFA 역사 111년 동안 8명의 회장이 있었지만 단 한 명만이 비유럽 출신일 정도로 FIFA의 유럽독점구조가 강했다. 이와 같은 텃새 속에 과연 정몽준 명예회장이 당선될 수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정 명예회장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FIFA 회장은 누가 되더라도 유럽 축구보다는 아시아, 아프리카 축구 발전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을 겁니다. 그러면 꼭 유럽에서 나와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꼭 유럽만의 책임도 아니에요. 가령 아시아도 있고 아프리카도 있고 미주 대륙도 있는데, 사람들이 그냥 지레 겁을 먹는다고 그럴까요. 축구는 무조건 유럽이다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온 것 같아요. 이제 이러한 고정관념을 바꿀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단호히 이야기했다. 

블라터 회장이 40년 넘게 장기집권하면서 많은 부패가 발생한 것이 FIFA 최대의 걸림돌이 됐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블라터 회장이 사임했고 차기 회장 자리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 명예회장은 블라터 전 회장을 능력 있는 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부패라는 유산을 남긴 그를 여실히 비판했다. 자신의 연봉을 공개하지 않고 투명경영을 하지 않은 조직에 대해 혁신을 감행하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비유럽인 출신 회장의 명분 세워야 할 때

일단 현재로는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을 정몽준 명예회장이 추격하는 형세이다. 블라터 회장 측의 기존 지지세력을 흡수하며 백인들의 연대층을 넓혀나가는 플라티니 회장은 FIFA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9월 1일 플라티니가 FIFA 회장 선거에서 낙선하면 2019년 UEFA(유럽축구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플라티니 회장측은 정몽준 명예회장의 강력한 도전을 의식한 듯, 정 회장과 관련된 의혹들을 들추는데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몽준 명예회장이 2022년 월드컵 유치전에서 후진국 축구발전을 위한 ‘글로벌 풋볼펀드’를 조성한 것이 FIFA 집행위원들에게 이권을 제공하거나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플라티니 회장측은 주장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측도 지난 9월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가지며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최근 회원국의 요청이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거의 모든 AFC 회원국들에게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FIFA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추천서 양식을 보냈다”고 폭로하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어 AFC에서 회원국에 보낸 추천서 양식 사본을 공개했다. 이 같은 폭로를 예상했는지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모였다. 다양한 국가의 외신기자들도 자리했다. 세계적인 통신사를 비롯해, 중국의 국영방송 CCTV와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 언론까지 이날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이 경쟁에 요르단 알리 왕자가 합세했다. 알리 왕자는 한국시간 9월 10일 요르단 암만의 고대 로마 원형극장에서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지난 5월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해 블라터 회장과 경쟁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알리 왕자는 미카엘 판 프라흐 네덜란드축구협회장, 포르투갈 루이스 피구와 후보 단일화에 성공해 반(反)블라터 전선을 형성했다. 알리 왕자는 1차 투표에서 투표수 73대 133으로 밀렸고, 2차 투표를 앞두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알리 왕자는 “FIFA가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출마했고, 다른 이들이 두려워할 때 나는 싸울 용기를 갖고 있었다”며 “어떻게 FIFA를 개혁할 것인지 고심해 왔다.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뿌리 깊게 박힌 부패와 정치적인 의사 결정을 극복해야 한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그는 FIFA의 의사 결정을 스위스 취리히 본부에서 각 국의 협회로 옮기고, 축구 발전을 위한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연구소장은 “정몽준 명예회장이 FIFA 회장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상대 비방의 폭로전보다는 FIFA가 세계적인 기구임을 지적, 백인이 아닌 사람도 이제 회장으로 받아들여야 명분상으로 더 낫지 않겠느냐고 각국 회원국을 상대로 직접 어필하면 더욱 효과적인 선거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FIFA 회원국은 209개국으로 UN회원국 193개국 보다 더 많다. 그만큼 전 세계 인구가 즐기는 축구이니만큼 FIFA의 수장이라는 자리는 인종, 지역을 넘어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하는 게 맞다. 이를 의식한 듯 정몽준 명예회장은 “내년 2월 26일 열리는 FIFA 회장 선거일까지 6개월 정도 남았다”며 “앞으로 가능한 209개 FIFA 회원국을 모두 방문해 지지를 부탁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국인으로서 FIFA 회장이 된다면 세계에 이름을 떨친 또 한명의 한국인으로 인정받게 될 정몽준 명예회장. 요즘 그의 행보에 축구인은 물론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