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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형법은 민간 형법과 달리 특수성을 띈다. 군 형법에서 대부분의 범죄는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돼있고 초병, 상관 폭행 등 특수한 경우에는 가중 처벌이 적용된다. 또한 군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지 않는 한 대다수의 범죄는 정식기소 되어 재판을 받는다. 때문에 군 전문 변호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국내 최초로 군 전문 여성 변호사로 등록된 홍지숙 변호사를 찾아가봤다.
군형법 전문변호사로 인정받다
국방부에서부터 올바른 병영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폭행, 성 범죄, 군무이탈 등 군 관련 법적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 22사단 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장병 5명을 살해하고 6명을 다치게 한 ‘임 병장 사건’과 같은 해 28사단에서 발생한 ‘윤 일병 폭행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군 관련 범죄는 군의 특수성으로 인해 언론에 쉽게 부각되고 있다. 때문에 군 지휘관들은 문제예방차원에서 군 범죄를 스스로 처리하기보다는 헌병에 인계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군 사건의 수가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법무병과가 역시 증가하고 있다. 군 법무관 출신의 법무법인 에이디엘 홍지숙 변호사는 “제가 군 법무관에 지원했을 때에는 육해공군을 합쳐도 여성법조인의 수가 20명 남짓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여성법무관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여성법조인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군 전문변호사로 등록된 여성변호사가 없어서 여성 군 전문변호사로 등록신청을 하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변호사 등록제도는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신청을 하면 해당 분야의 전문성 여부를 심사해 등록을 하게 된다. 홍 변호사는 “저는 군법무관 재직 당시 육군본부 법무실에서 발간한 ‘군형법 주해’를 공동 저자로 집필한 점과 군 복무를 하면서 또한 전역 후에도 수많은 군 형사사건을 처리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인정받아 군형법 전문변호사로 등록된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군에 자원입대한 여성 법조인
홍지숙 변호사는 군법무관으로 복무한 경험을 토대로 군사건 위주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형사와 민사, 가사법도 진행하고 있다. 어린 시절 이태영, 황산성 등의 여성변호사를 보며 법조인의 꿈을 키운 홍 변호사는 법대에 입학했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안으로 휴학을 하고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고 전했다. 그는 “유학생활 중 언니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잠시 한국에 방문한 후 캐나다로 돌아가던 날, 아버지께서 책 한권을 선물해주셨습니다. 그 책은 방황했던 유년시절의 역경을 딛고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소년담당 변호사로 살아가는 오히라 미쓰요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였습니다.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했던 저는 이 책을 읽은 후 어렵고 힘없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변호사가 되고자했던 꿈이 다시 생각났고, 과감히 유학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라고 전했다.
보통 사법고시 합격 후 연수원 2년을 마치면 법조인으로서 앞으로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에 홍 변호사는 군법무관으로 군에 자원입대했다. 그는 “평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법무관으로 지내는 동안 여성으로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한 점이 변호사로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습니다. 특히 야전부대에서 근무하며 헌법에 명시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장병들과 가까이 소통한 시간은 저에게 무척 소중한 경험입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모든 업무에 정성을 다하는 변호사
군 법무관으로 소임을 다하고 예비역 소령으로 전역한 홍지숙 변호사는 변호사 활동과 더불어 국가 및 지역안보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광진구 여성예비군으로서 국가 및 지역안보 공감대 확산을 위한 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향토방위를 위한 지역 예비군의 중요성 인식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사시 향방작전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해외로 입양된 한국 사람들이 다시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사단법인 위드어스’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강명초등학교 명예교사로서 법, 진료 교육뿐 아니라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변호사 활동도 바쁘지만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특히 범죄자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되고, 경제적 능력과 힘이 없다는 이유로 법의 문턱을 높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주어진 모든 업무를 항상 내 일처럼 정성을 다하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홍 변호사는 군 출신이고 여성이다 보니 군 사건이나 가사, 일반 민·형사 사건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향후 더 다양한 분야의 사건들을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법률상담이나 법률교육에 대한 기회와 경험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며 꾸준히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홍지숙 변호사. 앞으로 그의 활약으로 인해 군과 사회에서 법적으로 억울한 이들이 없어지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