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연장의 꿈, 3차원 조직배양기술에서 찾아내다
생명 연장의 꿈, 3차원 조직배양기술에서 찾아내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19.10.0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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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고수아 기자] 

 

생명 연장의 꿈,

3차원 조직배양기술에서 찾아내다 

 

김기우 (주)다나그린 대표. 사진=고수아 기자
김기우 (주)다나그린 대표=고수아 기자

인간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김기우 대표의 ㈜다나그린(이하 다나그린)은 세계 최초의 조직 탈세포화 구조를 모사한 3차원 조직배양기술을 원천기술로 보유한 국내 바이오 신생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생물학 관련 연구소 대부분이 2차원으로 세포배양을 하는 현황을 감안하면, 다나그린의 3차원 세포배양기술은 생체 내 조직과 유사하게 세포를 배양하는 데 섬세한 기술력을 더한다는 점에 있어 일종의 퀀텀 점프인 셈이다.

최근 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오가노이드(3차원 미니 장기, mini organ)’분야 에선 새로 만들어낸 미니 장기가 인간의 장기와 얼마나 유사성을 갖는지에 있어 기술 경쟁력을 증명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유사성이 높을 때만이 항암 치료와 질병 모델의 예측 진단 등 ‘시험관 내 환자’라는 플랫폼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술이 현실화 되면 동물 임상실험과 환자가 감당하는 의료 현실을 개선 및 극복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는 확고한 비전으로 자신의 계획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다나그린은 현재 실험실에서 혈관 형성과 면역반응이 가능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동물실험 대체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70% 수준의 간 유사체 및 심장 유사체 개발이 진전되었으며, R&D 분야는 올해 중으로 완료해 2021년 글로벌 독성검사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고 향후 의사를 내비쳤다.

김 대표가 생명공학에 높은 관심을 가진 건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신경외과 의사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수술 시뮬레이션 비디오를 보면서 성장했다. 대학 시절 건축학을 전공해 건축 분야에서 5년간 근무했던 시기, 출장 후 A형 간염으로 사경을 헤맸던 아픈 기억도 있다. 김 대표는 당시 몇 주간 의식 불명의 심각한 코마 상태에서 극적으로 완치를 경험했다. 이 시기부터 그는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생명공학 관련 바이오 스타트업 창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면서 생명공학 학술 논문과 씨름했다, 그러던 중 의학전문대학원을 휴학하고 지금의 다나그린 원천기술인 3차원 조직배양기술 연구를 진행하던 주승연 CTO와 인연을 맺고 다나그린을 설립했다. 다나그린의 ‘다나’는 김 대표와 주 CTO의 딸 이름이기도 하다.

모두가 4차 산업 기술로 들떠 있는 현재 시점에서 김 대표는 5차 산업 혁명의 비전을 전했다. 그는 “4차 산업이 여러 첨단 기술이 융합된 형태의 하이브리드 시대라면, 그 후의 5차 산업은 바이오 기반 산업이 주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바이오 에너지 및 딥러닝 기술을 접목해 바이오 테크와 유전자 분석 및 편집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기술들이 조합될 시대에 앞서 다나그린의 원천기술이 전 세계 생명공학의 가장 기초적인 토대가 되었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다나그린이 국내 대학 및 대형병원과 협력해 공동 연구하는 프로젝트에선 유기 형광소재 합성기술, ICT 융합 등 자가진단이 가능한 신소재 세포배양 지지체 및 미세환경 확인용 세포 치료제 연구 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김기우 대표는 “현재 오가노이드는 대형화에 한계가, 3D 바이오프린팅은 미세구조 및 기능 모사에 한계가 있습니다”라며 “오가노이드와 3D 바이오프린팅과 함께 이들의 한계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다나그린 기술의 접목으로, 가까운 미래에 반드시 이식 가능한 장기를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의 삶의 질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바이오 스타트업 CEO가 되고 싶습니다”고 향후 포부를 드러냈다.

 

다나그린이 상용화한 3차원 세포배양 키트 Protinet. ⓒ다나그린<br>
다나그린이 상용화한 3차원 세포배양 키트 Protinet. ⓒ다나그린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3차원 조직배양기술 관련 업계의 동향은 어떠한가?

“3차원 조직배양기술은 쉽게 말해 우리 몸 안에 있는 조직과 더 유사하게 세포를 배양하려는 시도다. 의학분야에서 1990년대부터 주목받았고, 현재까진 스페로이드(Spheroid) 배양 형태가 주를 이뤘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페로이드 또한 "복잡성이 낮아 배양 및 분석이 쉬우나 실제 기능과 특성이 상이함"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바이오에서 가장 핫한 분야가 오가노이드 기술이다. 국내에서도 오가노이드 연구 및 기술 개발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척중인 사업인데, 대부분의 연구소에서 3차원이 아닌 2차원 구조로 세포 배양한다고 알고 있다.”

 

다나그린이 3차원 조직배양기술로 목표하는 바가 궁금하다.

“우선 최근 이슈는 인공장기 기술이다. 장기를 탈세포화한 다음, 다시 세포화를 시키는 기술인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엔 실제로 장기가 필요하다. 인공장기의 기술의 한계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다나그린의 경우 좀 다르다. 저희는 실제 장기를 탈세포화한 구조체를 제조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이를테면 세포배양 지지체를 혈청 유래 유도단백질을 활용해 인공 제조하는 기술이고, 이를 상용화한 3차원 세포배양 키트가 Protinet 이다. 인공 세표배양 지지체인 Protinet은 연구자를 위한 제품이다. 연구자가 Protinet를 재세포화하면 실제 우리 몸 안에 있는 조직처럼 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것이다. 원천기술인 셈인데 이 기술을 활용해 이식 가능한 인공장기를 개발하는 게 다나그린의 사업 목표다.”

 

올 한해 주력한 연구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

“상반기에는 간 유사체 연구 및 개발에 집중했다. 독성검사에 쓰이는 간 유사체는 수급이 어렵고 비용도 높다. 상용화가 어려운 현실이다. 다나그린은 간 조직 세포 기능을 재현하는 줄기세포 분화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용 절감과 생산성 및 기능력 향상으로 간 독성검사를 상용화하고자 하는 이유에서다. 올해 남은 기간은 심장 유사체 연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심근세포를 활용한 심장 유사체는 2차원 레이어로 배양한 심근세포가 부분적으로만 출렁인다거나, 수만 개의 심근세포로 1mm보다 작은 스페로이드를 형성해 박동하는 연구가 보통이었다. 저희는 부피가 1cc 정도인 지지체를 만들고 거기에서 심근세포와 다른 세포를 함께 재세포화 해서 심장 유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 심장 유사체는 66일 간 박동한 후 실험을 중단했는데 이 과정에서 심근세포 마커를 확인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다나그린을 관통하는 철학으로 ‘생명존중’을 말했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진정한 의미의 생명존중을 밝혀달라.

"실험실에서 희생당하는 동물들의 숫자를 생각해보자. 매년 국내에서 250만 마리 이상, 전 세계적으로는 약 1억 마리 이상의 수치다. 동물임상실험 대체기술의 니즈 또한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미국 FDA는 최근 동물실험 확인 약물의 약 92% 수준이 임상에서 실패한다고 보고했다. 영국의 유명 생물학 실험실 두 곳도 최근 동물 실험실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보통 면역반응의 부재와 혈관형성 불가능이 동물실험의 가장 주요한 이유다. 이 두 가지를 실험실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생명존중의 진정한 의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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