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이 한국 프로야구에게 묻다
서른살이 한국 프로야구에게 묻다
  • 취재/심가현 기자
  • 승인 2011.11.0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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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관중 600만 시대 열어’
[이슈메이커=취재/심가현 기자]

[Sport&Baseball]

프로야구 30년 역사를 돌아보다


지난 9월 13일 프로야구 관중 600만을 돌파했다. 1981년 프로야구출범 이후 30년 만에 쾌거다. 한 시즌 600만 관중은 한국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로 한국 프로야구가 이른바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장효조, 최동원 두 스타플레리어가 유명을 달리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슬픔을 안겨줬다. 한국 프로야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제는 전설이 된 선수들을 되짚어 본다.


한국 프로야구의 과거와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월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1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롯데 경기 입장권 1만장이 매진됨에 따라 관중 600만 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기록으로 한 시즌 600만 명의 관중시대로 들어선 것이다. 이날 열린 4개 구장에 관중 6만 1,264명이 입장해 올 시즌 누적관중 605만 7,542명을 기록했다. 프로야구는 올 시즌 상반기 다섯 차례나 전 구장 매진을 기록했고 이후 총 92차례의 매진행진을 기록했다. 또한 관중점유율에서는 KIA가 32%, LG 31%, 넥센 18% 그리고 한화가 16%순으로 지난해에 비해 증가추세를 보였다. 이렇게 야구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국제 대회에서 연달아 좋은 성적을 거두어 국민들로 하여금 관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또한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운영과 치열한 순위싸움, 각종 구단의 마케팅이 한몫했다. 각 구단에서는 가족석, 익사이팅존을 만들고 연예인 시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관중을 끌어 모으는데 많은 노력을 펼쳤다.

이렇게 현재의 프로야구가 만들어지기 까지 많은 선수들과 구단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1960․70년대 동대문운동장 매표소에는 가끔 ‘남성관객과 동반하는 여성은 무료입장’이라는 이벤트를 펼쳤다. 당시 스포츠의 주요관객은 남성이라는 점을 감안해 관심대상을 폭넓게 하기위한 협회 측의 마케팅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1981년 12월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가 창립총회를 열며 프로야구의 출범을 알렸다. 故 서종철 초대총재는 “어린이에게는 꿈을 국민들에게는 건전한 여가수단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취임사를 통해 밝히며 프로야구의 시작을 맞이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까지 IMF 금융위기를 맞으며 몇몇 프로야구팀들이 해체됐고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악화되면서 프로야구의 관중은 점차 줄어갔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김종 교수는 “프로야구가 침체된 것은 당시 IMF 구제금융에 따른 경기침체가 가장 큰 이유였지만 선동열과 박찬호를 통해 접하게 된 선진국 야구에 팬을 빼앗긴 것도 주요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스타플레이어들의 수준 높은 경기와 세계대회의 선전으로 인해 프로야구는 다시 비약적인 성장을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프로야구 관중 600만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김 교수는 “쉬지 않고 기량을 갈고 닦았던 선수들을 먼저 칭찬해야 하지만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감내하면서 꾸준히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기업들. 그리고 팬들의 깊은 지지와 성원이 이뤄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설이 된 VS 전설이 될 선수들

지난 9월 프로야구 관중 600만 명이 기록되기 전 1980년대 그라운드를 주름잡았던 장효조, 최동원 두 명의 스타플레이어의 별세소식이 전해졌다. 88경기에서 110개의 안타를 쳐 타율 3할 8푼 7리로 ‘안타제조기’로 불렸던 故장효조는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9월 7일 5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정확히 일주일 후 최동원 전 한화 2군감독이 대장암으로 뒤를 이었다. ‘불세출의 투수’로 불리던 최동원은 1983년 무대에 선 이후 통산 103승 74패 26세이프, 평균자책점 2.46을 남겨 선동열과 함께 1980년대를 상징하던 간판스타였다. 그 중 선동열과의 맞대결은 시대를 아우르며 최고의 명승부로 불리고 있다. 현역시절 최동원, 선동열 두 투수는 3차례의 맞대결을 벌여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두 투수는 1986년 4월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첫 맞대결을 벌였고 결과는 선동렬이 속해있는 해태가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8월 19일 두 번째 맞대결에서 최동원이 완봉승으로 롯데의 2대0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5월 16일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 맞대결이 벌어졌다. 연장 15회까지 간 결과 2대2의 무승부에 그쳤고 최동원은 209개, 선동렬은 232개의 공을 던졌다. 장장 4시간56분의 긴 승부 끝에 1승1무1패를 기록했지만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기록되고 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앞으로 그런 명장면은 다시 안 나올 것”이라며 “그때는 15회까지 정말 무식하게 던져 붙을 때마다 1점차로 완전한 투수전 승부였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류현진과 김광현이 맞붙어도 그 정도 급은 아니다. 지금 두 투수가 모두 베스트 상태가 아니지만, 베스트 상태라고 해도 그 정도 경기는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동원은 생애 마지막까지 가족들에게 “공을 던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혀 야구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프로야구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2011년 프로야구는 치열한 경기와 명장면이 연출됐다. 올해의 신인왕 후보는 삼성의 배영섭과 LG의 임찬규로 좁혀지고 있다. 현재는 패넌트레이드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삼성의 배영섭이 좀 더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 데뷔 첫해(1999년) 두산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신인왕을 받은 경험이 있는 롯데 홍성흔은 “역대 신인왕 수상자를 보면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우선시된다. 팀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해 신인왕 자리를 조심스레 점쳤다. 또한 올해 프로야구 30년 사상 처음으로 롯데 투수 이용훈이 퍼펙트게임(야구에서 한 명의 투수가 상대 타자를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고 이긴 경기)을 달성했다. 지난 9월 17일 대전구장에서 한화와 2군 리그 경기에서 롯데 이용훈 투수는 선발로 나와 9이닝 내내 단 한명의 타자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아 7대 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용훈은 총 111개의 공을 던져 27명의 타자를 삼진 10개, 땅볼 9개, 내야 플라이 6개, 외야 플라이 2개로 모두 아웃시켰다. 이용훈은 경기가 끝난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1군 경기였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2군 경기에서라도 국내 최초 대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다”며 “경기 전 욕조에 무릎을 부딪쳐 상태가 좋지 않아 힘을 빼고 던지려고 노력한 것이 결과적으로 제구가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의 활약과 롯데ㆍSKㆍKIA의 치열한 삼파전 2위 다툼이 시즌 막판까지 짜릿한 재미를 보여줘 한국 프로야구는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닌 여성팬과 어린이 등 팬 층으로 야구 대중화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관계자는 “전체 뉴스 트래픽에서 프로야구의 비중은 15%나 돼 국내 스포츠 가운데 압도적”이라고 말해 국내 프로야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관중을 경기장으로 이끈 또 다른 볼거리

한국 프로야구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관중들을 위한 색다른 이벤트를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화제로 떠오르는 것이 ‘시구’다. 이제는 프로야구의 빼놓을 수 없는 행사가 됐다. 연예인, 스포츠 스타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저명인사들도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펼쳐 관중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안겨줬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개막전과 올스타전과 같은 주요경기에서만 주로 정치인들이 시구를 했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관중이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시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많아져 장동건, 김태희 등 유명 연예인들도 시구에 참여하고 있다. 두산은 서울 구단이라는 강점으로 인해 연예인 시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 했다. 시구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홍수아로 손꼽힌다. 지난 2005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 시구자로 등장해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졌고 빠른 직구로 ‘홍드로’라는 별명을 얻으며 두산의 명예 선발투수로 뽑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월 3일 LG와 롯데의 잠실 경기를 관전하며 이벤트인 ‘키스 타임’에 김윤옥 여사와 입을 맞추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하는 등 유명 인사들의 프로야구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SK구단의 '야구장 마케팅'도 관중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SK는 문학구장을 만들어 외야쪽 일부를 잔디밭 관람석으로 만들고,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야구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프로야구 열풍과 함께 관중 마케팅에 더욱 열을 올리는 기업들을 볼 수 있다. 관중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단연 맥주다. 하이트맥주는 깨끗한 플레이, 통쾌한 승리의 순간을 함께하자는 의미로 2011년의 브랜드 슬로건을 ‘스포츠메이트 하이트’로 하고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 8월 17일 프로야구 5개 구단과 손잡고 ‘하이트 프로야구 스페셜캔’ 제품을 선보여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이 담긴 맥주를 구입 할 수 있게끔 했다.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관중들의 성숙한 응원문화도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예전과는 달리 팬들은 응원하는 팀의 승패보다 야구를 즐기는 과정을 중요시해 야구 경기뿐 아니라 야구장의 문화를 즐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이진형 홍

▼사진출처- 한화이글스
보팀장은 “프로야구가 스포츠에서 문화로 넘어선 느낌”이라며 “야구에 대한 애정만큼 성숙한 관람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관중 600만을 넘어 1000만 관중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김종 교수는 “프로야구 관람 문화는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승패에 집착하지 않는 팬들이 많아졌다”며 “각 구단과 KBO가 한층 수준이 높아진 팬들의 야구관람 문화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한국 프로야구는 머지않아 1000만 관중 시대, 그리고 진짜 프로스포츠로서 더욱 높아진 위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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