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한반도와 중동 Ⅰ] 편견과 오해가 부른 이슬람 정보의 부재
[이슈메이커_ 한반도와 중동 Ⅰ] 편견과 오해가 부른 이슬람 정보의 부재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08.2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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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편견과 오해가 부른 이슬람 정보의 부재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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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중동은 지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미 1,000년 전부터 선조들은 실크로드를 따라 교류하며 소원하지 않은 인연을 쌓아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사회가 중동을 바라보는 것은 건설과 석유, 테러 정도에 머무르는 것이 현실이다.

 

실크로드로 이어진 인연

중동과 한반도의 관계는 통일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실크로드로 유입되는 페르시아의 문물을 많이 받아들였음을 알 수 있는 유물들이 출토된 일도 많고, 인적 교류도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사료들도 존재한다.

 

2009년 필사본이 발견된 고대 페르시아의 서사시 ‘쿠쉬나메’를 비롯해 경주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이나 괘릉의 무인석 등은 중동과 신라의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더불어 신라 향가 ‘처용가’의 처용이 아라비아인이라는 설이 있으며 경주 괘릉의 무사상도 머리가 곱슬곱슬한 외국인의 모습이다.

 

이후로도 고려 태조 왕건은 서역과의 해상 무역으로 일군 부를 바탕으로 후삼국을 통일했고, 원나라가 대제국을 세운 고려 후기에는 중앙아시아 인물이 많이 들어오기도 했다. 우리 선조들은 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성상 외래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전통이 강했다. 하지만 중동지역과 우리나라의 교류는 조선 초기를 지나 문화적 순혈주의가 강조되며 단절되고 만다. 1900년대 초까지 한국 역사에서 사라진 중동 관련 사료들은 1970년대에 들어서야 다시 교류가 재개되기 시작한다.

 

당시 전 세계는 오일쇼크를 경험하며 석유 가격이 급속도로 상승해 경기침체가 이어졌다. 이와 반대로 중동지역으로는 유가 인상으로 인한 외화 유입이 계속되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사회기반시설 건설 수요가 생기며 한국의 기술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산업화 시기 한국 사회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 친선 교류도 활발해서 아직까지 국내에 존재하는 테헤란로는 1977년 한국을 방문한 골람레자 닉페이 테헤란 시장이 구자춘 서울특별시장과 ‘서울-테헤란 간 도로명 교환’에 합의하며 유래하였다. 이란 테헤란에도 ‘서울 거리’가 아직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수자라 할 수 있는 이슬람에 대한 정보 부족은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불러올 수가 있다. ⓒPixabay
우리나라에서는 소수자라 할 수 있는 이슬람에 대한 정보 부족은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불러올 수가 있다. ⓒPixabay

 

글로벌 국가 도약 위해서라도 이슬람 이해 필요

그러나 현재 우리가 중동을 기억하는 것은 건설과 석유, 테러 정도에 머무르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다. 더욱이 이슬람 문화권이 북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에 걸쳐 고루 퍼져있고 인종적으로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슬람과 중동, 아랍을 하나로 묶어 단편적으로만 인식한다. 이란에서 드라마 ‘대장금’이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이슬람권에도 한류가 깊숙이 침투해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는 이들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다.

 

이슬람 문화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된 ‘난민 공포’는 이슬람국가 출신 난민을 받아들였을 경우 각종 범죄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확산되기도 했다. 이처럼 이슬람은 전 세계 인구의 24%를 차지하며 개신교와 가톨릭을 포함한 기독교(33%) 다음으로 신자가 많은 종교지만 국내에서 이슬람은 낯선 종교다. 현재 국내 무슬림은 외국인 이주민을 포함해도 전체 인구 중 0.3%가 채 안 되는 15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오해와 반감을 낳게 되고, 국내 무슬림 사회는 이슬람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데 소극적이 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김정명 명지대학교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는 기본적인 정보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며 “언론에서도 중동 지역에 관해서는 전쟁이나 테러, 일탈적이고 엽기적인 사건들 위주로만 보도하다 보니 일부의 모습이 이슬람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류의 4분의 1에 달하는 18억 이슬람 인구를 배척해서는 무역의존도가 95%를 넘는 우리나라가 생존할 수도 없을뿐더러 글로벌 국가로 도약할 여지도 사라진다. 이슬람 지역과 문화 및 경제 교류를 오래 지속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이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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