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새로운 시대정신의 등장
[이슈메이커] 새로운 시대정신의 등장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06.27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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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새로운 시대정신의 등장

사람중심 지배구조로 변화 예고

 

 

ⓒWikimedia Commons
ⓒWikimedia Commons

 

매년 초마다 인류가 고민해야 할 화두를 던져온 다보스포럼은 올해 ‘세계화 4.0’이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지난 2016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이해’를 주제로 내세워 기술문명 발전에 따른 인류의 미래를 조명한 것에 이은 또 하나의 키워드를 제시한 셈이다. 당시 4차 산업혁명이 이끌 미래 변화상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정치와 경제, 사회 등의 변화에 전 세계가 어떻게 대응하고 협력할지 논의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대별로 구분되는 세계화

최근 세계 경제의 고민거리는 글로벌 불황의 확산 조짐과 새롭게 개편되고 있는 경제 질서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미·중 무역전쟁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이슈 등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현상들을 통해 향후 세계 경제가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 사항인 것이다. 특히 보호주의나 민족주의가 부각되며 나타난 불확실성의 증가와 정치 포퓰리즘의 득세로 다보스 포럼에서 자연스레 ‘세계화 4.0’에 대한 화두가 제기되었다.

 

그렇다면 세계화 1.0은 무엇이며 어떻게 진화해온 것일까? 이에 대해 리처드 볼드윈 스위스 제네바 외교개발대학원(GIIDS) 국제경제학 교수는 세계경제포럼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세계화를 4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그 중 첫 번째 단계는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제국주의인 세계화 1.0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글로벌 거버넌스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정부 역시 세계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아니었다. 이 시기의 세계화는 정부의 도움 없이 진행되었으며 2번의 세계대전과 경제대공황,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등장으로 막을 내렸다.

 

이후 새롭게 등장한 지구촌 지배구조는 세계화 2.0이다. 국제연합(UN)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과 같은 국제기구와 국가 주도의 세계화가 이뤄졌다. 이후 ‘새로운 세계화’로도 불린 세계화 3.0의 주역은 기업이었다. 선진국 국가들의 제조 기업들이 생산비가 저렴한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세계화 3.0시대가 열렸고,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지구촌은 하나가 됐다.

 

 

지난 2016년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내놓은 다보스 포럼은 올해 세계화 4.0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World Economic Forum
지난 2016년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내놓은 다보스 포럼은 올해 세계화 4.0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World Economic Forum

 

 

‘세계화 4.0’은 어떤 세상을 의미하나

세계화 4.0은 물리적 교역이 아닌 지식, 정보기술과 같은 비가시적 자산과 자원의 이동 및 교역의 질서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개념은 세계 각국에서 다방면으로 일어나는 변화들을 인류의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부터 시작한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위기의 시대에는 보호무역주의와 민족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지배구조 구축이 절실하다”며 “인류가 새롭게 협력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비극을 맞게 될 것이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볼드윈 교수는 세계화 4.0은 앞선 세 단계와는 다르게 근로자들의 물리적 제약이 극복되는 시기로 평가한다. 4차 산업혁명이 탄생시킨 각종 디지털 기술로 인해 서비스업의 지리적 한계가 사라지고, 비즈니스 방식과 경쟁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으면서 ‘사람중심의 세계화’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지현 IT칼럼니스트는 ‘2019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세계화 4.0 시대에는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화 4.0의 핵심은 ‘사람’이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과 구글과 유튜브 등 소셜 플랫폼 위에서 현대 사회의 세계인들은 같은 것을 공유하고 개인적인 생각들을 쏟아낸다. 그리고 여기서 새로운 권력자인 ‘개인’들이 이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급변하는 세계질서에서 우리의 역할은

세계화 4.0은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개개인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발간한 ‘세계화 4.0과 미래 사회’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의 어깨에 올라탄 ‘슈퍼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새로운 권위 집단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방송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로 특정 전문 분야를 갖고 관련 상품을 리뷰 해준다. 수십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들은 이들의 방송을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조언자를 넘어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도 한다.

물론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이 대두되면서 세계화 4.0은 서비스 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상실시킬 수도 있다. 특히 세계화 3.0 시기에 블루칼라 직업군이 어려움에 처했다면, 이번에는 화이트칼라 직종의 노동자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이에 다보스포럼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이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전 세계에서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그 기회를 잡는 승자와 그렇지 못하는 패자가 발생하는 비극이 일어나기 때문에 시민들이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대전환의 시대, 세계화 4.0시대에 안착하며 새롭게 만들어질 세계화 모델의 틀 속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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