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ot]잊힌 호국영웅들
[Patriot]잊힌 호국영웅들
  • 민문기 기자
  • 승인 2015.06.0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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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민문기 기자]



 

6.25전쟁 발발 65주년, 외면 받는 호국영웅


생활고와 병마에 시달리기도…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불법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3년여의 기간 동안 약 150만 명의 사망자와 360만 명의 부상자가 생긴 민족의 아픈 역사다.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5주년이 되는 현재, 국가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호국영웅들이 국민과 정부에게 외면 받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전쟁 참전용사 90여만 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아직도 국가 유공자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턱없이 부족한 정부의 지원

  6.25 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은 현재 호국영웅들에 대한 홀대가 여전하다. 그동안 이들의 처우에 대한 문제는 여러 번 지적됐지만 실질적으로 개선된 점은 많지 않은 현실이다. 
 

  호국영웅들 중에는 신체상이로 자립과 자활 능력을 잃은 경우가 많다. 이들은 젊은 시절부터 제대로 된 직장에서 근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장기적인 경제난으로 자녀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해 가난을 대물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주는 6.25 참전 명예수당은 월 12만 원에 불과하다. 무공훈장 수훈자가 받는 무공영예수당도 15만원에 그친다. 이마저도 소득으로 인정돼 세금을 내고 나면 실질적으로 받는 금액은 생활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생활고를 겪는 참전용사들 대부분은 80세 이상의 고령자다. 극심한 생활고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참전용사도 있다. 이들은 폐지 수입에 참전 수당을 더해도 한 달 수입이 50만원을 채 넘지 못한다. 이는 1인 가구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2000년 참전용사에 대한 관련법이 생기기 전까지 전쟁 중에 다친 경우가 아니면 이들은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 정부는 2002년부터 참전명예 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했지만 그 액수는 5만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2012년부터는 참전 수당을 받을 경우 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간주해, 기초생활 수급권자인 참전용사들의 생활비 일부를 삭감했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보훈교육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참전용사 15만6천 252명 중 44.6%가 자녀의 용돈이 주 수입원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참전용사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해서는 60.2%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공자 83.9%는 전쟁에 참전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 90여만 명 중 절반에 가까운 42만 2천 명은 아직도 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했다. 참전 사실만 확인되면 유공자로 지정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부상을 입거나 훈장을 받아야만 유공자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본인 신청에 국한되던 유공자 선정 업무를 직접 발굴하고 나서 2천여 명의 유공자를 찾아냈다. 하지만 아직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참전용사들이 많다.  
 

  호국영웅들에 대한 의료복지도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국가 보훈대상자 중 국비진료대상자는 24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호국영웅들의 치료를 전담해야하는 보훈병원은 전국에 5개뿐이고 총 병상 수는 3,000개에 불과하다. 보훈공단노조의 2012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훈병원을 이용하는 환자 60%는 의료서비스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우리와 달리 해외는 사회에 복귀하는 참전 군인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잘 마련돼 있다. 프랑스의 경우 1670년 루이 14세 때 대규모 보훈병원을 개설했다. 미국은 1776년 연금제도를 실시했으며, 일본은 1875년 군인연금제도를 시행했다. 특히 미국의 보훈병원은 전문의 수준이나 시설 등이 미국 내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의료 혜택은 물론이며 주택 대부에 보증을 서주고 다양한 사회 복귀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을 돕기도 한다. 미연방과 주 공무원 채용 때 참전용사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민간기업이 상이군인을 채용할 경우 세제혜택을 준다. 미국은 보훈 업무 종사 공무원만 30만 명, 일 년 투자 예산만 160조원을 넘는다. 이러한 참전용사들에 대한 예우는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함양하게 하고 국가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신적 토대를 구축하게 해준다.  

 

 


안보의식 갈수록 낮아져

  호국영웅들을 서럽게 하는 것은 정부의 지원정책 뿐만이 아니다. 국가 보훈처는 2011년부터 매달 ‘이달의 6.25 전쟁영웅’을 선정해 그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고 있다. 여기에는 인천상륙작전으로 유명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과 목숨을 걸고 백마고지를 지켜낸 강승우 중위, 안영권 하사, 오규봉 하사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 보훈처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달력과 포스터를 제작 배포해 전쟁영웅을 알리고 있으나 홍보에는 역부족이다.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사이트 ‘꾸러기 보훈광장’은 제대로 된 업데이트조차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교사 4명과 초등학교 6학년생 4명을 선정위원회에 포함해 현장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내부 검토를 통해 교육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제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역사 인식과 안보의식이 낮아지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대학생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발표한 ‘2014년도 대한민국 대학생 역사 인식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39.2%가 한국전쟁의 발발 연도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20대 대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한국전쟁을 포함해 주요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문항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문항에 대한 대학생들의 정답률은 76.2%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정답률은 2012년(71.3%)과 2013년(75.4%)에 비해서는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크게 어렵지 않은 항목들로 문제가 구성돼 있어 80%가 넘지 못하는 정답률은 대학생들의 역사 인식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전쟁 발생 원인을 남한의 침공 탓이라고 답한 학생도 1%가량 돼 안보의식이 부족한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5년 전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려 젊음을 받친 호국영웅들이 무관심속에서 잊히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처칠의 말처럼 더욱 발전한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조국을 위해 희생한 호국영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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