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Korea II] K-Food, 세계를 반하게 하다
[Global Korea II] K-Food, 세계를 반하게 하다
  • 김문정 기자
  • 승인 2015.05.18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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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문정 기자]



K-Food, 세계를 반하게 하다


한식의 반란, 변방 음식에서 주류 문화로 

 

 

 

 


한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우리 고유의 문화다. 자연을 닮고 건강을 챙기며 배려와 어울림의 철학을 담은 한식이 전 세계로 뻗어가며 ‘食’한류(K-FOOD) 붐을 일으키고 있다. 맛을 강요하는 음식이 아니라 포용성과 개방성을 담은 인간적인 음식인 한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처럼 가장 한국적인 음식, 대한민국 대표 음식이 세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현상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긍심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웰빙과 맛 두 요소로 고급화 꾀해

 

  최근 들어선 한식이 건강에 좋고 오랜 정성이 들어간 고급 음식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해 6월, 특파원을 한국에 보내 된장과 고추장 담그는 법을 방영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영화배우 기네스 팰트로가 각각 김치와 비빔밥을 예찬한 일이 알려지면서 고급 이미지가 한층 커졌다. 비빔밥이나 각종 구이류의 경우 입맛에 맞게끔 각자가 첨가물이나 굽기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DIY 음식인 점을 어필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중산층 사이에선 직접 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는 한식이 ‘고품격 요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전남 완도는 대표 특산물인 해조류로 중국 전역으로 전파를 타는 등 한류 음식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북경TV가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인 작년 10월 4일과 5일, 미식지도(美食地圖) 프로그램을 통해 전복과 해조류를 대표 한류음식으로 중국전역에 소개했다. 지난 8월 19일과 20일 북경TV 제작진은 김 제조공장, 전복양식장, 횟집 등을 완도 전역에서 제품 생산과정 및 요리 방법을 취재한 바 있다. 완도군 관계자는 “완도산 전복과 해조류가 미국의 유력한 경제지인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집중 조명된 데 이어 유명 언론과 방송매체를 통해 세계에 소개됨으로써 완도가 슈퍼푸드와 한류음식의 메카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요그룹은 지난해 12월, 한정판으로 선보였던 ‘화요 53˚ 용문주병’의 인기가 치솟자 이를 공식 출시했다. 이 제품은 우리 쌀과 지하 150m에서 채취한 청정 암반수로 만들어진 증류주로 감압증류 방식으로 채취한 원주를 옹기에 담아 장기간 숙성시켜 깊은 맛과 향, 그리고 웰빙까지 생각한 프리미엄 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요 53˚는 곡선이 아름다운 검은색 도자기 병에 ‘용(龍)’문양을 황금빛으로 입혀 부귀와 행운의 의미를 더했다. 조태권 화요 대표는 “한국 증류주(K-스피릿) 열풍을 목표로, 마오타이·우량예 등 세계적 수준의 대표 명주와 당당히 경쟁하겠다”며 의지를 표명했다. 

 

▲광주요그룹은 세계적 수준의 대표 명주와 당당히 경쟁할 ‘화요 53˚ 용문주병’을 출시했다.

 

 

 

K-Food 곳곳에 뻗어나가, 없는 곳 없어

 

  거침없는 K-Food 추세를 반영하듯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는 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뉴욕 소재 한식당들인 ‘단지’와 ‘정식’을 비롯해 일본 도쿄에 위치한 대표적인 한식당 ‘센노하나’, ‘마츠노미’, ‘모란봉’이 각각 미슐랭 가이드 뉴욕 편과 일본 편에 선정됐다. 그에 앞서서는 미슐랭 가이드 홍콩 마카오 편에서도 홍콩에 위치한 서라벌이 등재됐다. 역사와 권위를 가진 미슐랭 가이드에 한식 전문 식당이 선정되는 것은 한식이 세계적으로 주류화 되고 있다는 신호탄인 셈이다.

 

  한식재단에 따르면 1월 16일 기준, 해외 한식당 수는 1만여 개다.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동 등 없는 곳이 없다. 최근 들어선 아프리카에서도 김치찌개나 신라면이 유행하고 있다. 한식이 인기를 끌면서 항공교통 요충지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는 한국 음식이나 재료, 통조림 푸드 등을 파는 ‘K푸드’ 코너도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한식 푸드 트럭’도 새로운 트렌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선 ‘선김복’이라는 ‘밥 버거’와 ‘비빔밥 버거’ 등을 파는 푸드 트럭이 지역 명물로 통하고 있다. 칠레 남쪽 끝 마젤란해협에 있는 인구 12만 도시인 푼타아레나스에는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신라면 분식점이 있다. 정식 간판도 없이 신라면 포스터 몇 장이 외벽에 붙여져 있을 뿐인데도 이곳 관광객들에게는 ‘신라면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손님의 80%가 현지인으로 식당 벽과 천장에는 라면을 먹고 남기고 간 메시지들로 가득 차 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엔 한식당이 80여 군데나 성업 중이라고 한다.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서 영업 중인 이 한국식당은 한식에 관심을 보이는 많은 외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한국의 ‘불고기’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불고기브라더스’. 지난 2011년 필리핀 1호점을 오픈한 이래 아시아 최대 외식그룹인 CWR(Chaswood Resources Sdn Bhd)과 아시아 4개국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중국, 미얀마 등으로 매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불고기브라더스 관계자는 “2015년까지 미얀마 2호점, 인도네시아 2호점, 태국 1호점, 중국 베이징 등에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며 “현재 미국, 일본,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등과도 계약이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총 23개 매장으로 늘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스타 효과’ 업고 현지 주류문화로 자리매김

 

  유명 인사의 활동이 한식의 부상에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북미와 유럽에선 가수 싸이가 세계적 인기를 얻은 이후 한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내수시장인 중국에서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방영 이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의 부유한 대도시에서 한국식 ‘치맥’과 떡볶이를 먹기 위해 줄을 선 중국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국의 인민넷, 둥팡넷 등 중국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진 바로는 ‘별에서 온 그대’ 10회 방송분에서 극중 남주인공이 “첫 눈이 오는 날에는 치맥이 땡긴다”라고 말한 대사로 인해 중국에서 뜨거운 치맥 열풍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항저우의 한 식당은 지난해 발렌타인데이에 치킨맥주세트(치맥세트)를 한정으로 판매했고, 판매 개수는 무려 수천 개에 달했다. 이와 같이 드라마를 통해 전파된 한국 분식은 중국의 트렌드를 좇는 20-30대 여성층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CJ푸드빌의 비비고 미국 사우스 비벌리힐스점은 2012년 6월 영화 ‘레미제라블’의 ‘팡틴’ 역을 맡은 할리우드 여배우 앤 해서웨이가 철저한 체중조절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비비고 매장을 찾은 것이 현지 연예 뉴스에 보도돼 순식간에 ‘글로벌 스타의 맛집’으로 주목 받았다. 비비고는 진출 초기부터 기존 한식당들의 주 무대였던 한인 타운 위주가 아니라 LA 웨스트우드점, 비벌리힐스점 등 현지인들의 핵심 상권을 파고들었다. CJ푸드빌 글로벌팀장은 “전세계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한식 세계화를 이뤄내려면 현지 환경과 기호를 최대한 반영해 정면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학교·오피스 상권에 진출하고 현지 고객을 위해 계란 토핑과 브로콜리 등의 메뉴를 개발해 할리우드 스타들도 즐겨 찾는 레스토랑이 됐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핫 하게’ 떠오르는 한류스타 이루는 2014년 12월에 농림축산식품부, 한식재단과 함께 인도네시아 공영방송사 ‘Trans 7’의 인기프로그램인 ‘히탐 푸티(Hitam Putih)’에 출연해 한국의 고유한 식문화를 소개하며 한식 홍보에 나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만석인 뉴욕의 한식당 풍경


 

 

한국 문화 담은 한식, 한국 전도사 역할 톡톡히

 

  우리 음식을 세계에 보급함으로써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호감을 높인다는 취지로 출범한 한식재단은 해외에 한식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G20과 같은 해외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 한식을 선보이고 K-Food 노래나 홍보 영상을 만들어 보급하며 해외 식품 박람회에 홍보 부스를 차린 것이 그것이다. 그 결과, 뉴욕 현지인들의 한식에 대한 인지도는 2011년 상반기 24.2%에서 해마다 높아져 지난해에는 53.1%를 찍었다. 한식에 대한 선호도 역시 31%에서 65.3%로 두 배 이상 뛰었다. 한류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는 90%에 가까운 이들이 구매의도를 보이고 있을 정도다. 한식재단 관계자는 “2015년부터 해외에 한식을 알리는 한식세계화를 넘어 국내외에 한식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한식진흥 및 음식관광활성화 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한식저변 확대, 경쟁력 제고, 민간역량 강화, 식문화 다양성 확립, 부가가치 창출 등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체계적인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식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이유는 글로벌 푸드 업계에서 한식의 진가가 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시아권에선 중국, 일본, 태국, 인도, 베트남 다섯 나라의 음식이 해외 시장에 탄탄히 자리를 잡았지만 한식은 여전히 토대가 약하다. 때문에 새 메뉴를 찾아야 하는 푸드 업계에서 한식이 ‘뉴페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K-Food가 강력한 문화전파력을 가진 이유는 음식을 통해 한국의 문화까지 함께 전달되기 때문이다.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서 요리를 먹는 서양 음식문화와 달리 수저를 이용해 한 밥상에서 음식을 차려놓고 나눠 먹을 뿐 아니라 한 음식에 여러 재료와 맛을 담아내어 비벼먹거나 말아 먹는 한식문화까지 수출하여 세계인의 식탁문화를 바꿔가고 있다. 어울려 나누는 한식이 세계인의 입맛뿐만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밥상을 차리는 한국의 전통 또한 세계에 널리 퍼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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