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연예계 속에 묻혀있는 정치계의 ‘판도라의 상자’
[Inside] 연예계 속에 묻혀있는 정치계의 ‘판도라의 상자’
  • 이경진 기자
  • 승인 2015.05.0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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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경진 기자]

 

 

연예계 속에 묻혀있는 정치계의 ‘판도라의 상자’

 

국민들의 눈을 속이고 있는 연예계 뉴스는 이제 그만

지난 3월, 가수 태진아가 억대 도박설에 휘말렸다. 태진아는 기자회견을 열어, 억대 도박설을 최초 보도한 미국 한인 언론사 시사저널USA로부터 금전 요구를 받았다며 자신에 대한 의혹을 반박했다. 한 누리꾼은 “왜 태진아의 거액 도박설을 언론들이 집중 보도하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터진 연예인들의 열애설과 태진아 도박설이 보도되자 정치권과 연예계의 관계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음모론’, 정치계의 보이지 않는 면이 존재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치적 사건이 터지면 어김없이 뒷이야기가 등장하는 음로론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 음모론은 정부를 뒤흔들 만한 사건부터 연예인들의 사생활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가 증가하며 진실 규명의 속도는 음모론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연예부 기자는 “가수 A군과 탤런트 B양의 열애설이 터진 것은 정부가 사건을 덮기 위해 그와 관련된 정보를 언론사에 뿌렸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부 기자는 “이번 선거는 무효입니다. C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투표함 몇 개가 중간에 끼어들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정치 관련 관계자는 “D기업이 잘 나가는 이유가 있습니다”라며 “현 정권과 연결된 배후세력이 있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이렇듯,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정치계의 보이지 않는 면이 많이 존재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TV’다. ‘TV’는 사람들의 생활 깊숙한 곳에 들어와 있는 유흥이며,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오락이다. 과거 정권들은 TV를 계몽선전 도구로 활용했고 권력 유지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과거에는 ‘상하이 스캔들’, ‘신정아 자서전 출간’ 등이 지면과 방송을 비롯해 인터넷 판 뉴스 메인을 장식했다. 신정아의 자서전에세이 ‘4001’이 출간 되었을 때, ‘정운찬 전 총리가 호텔로 불러내…’, ‘정운찬, 늦은밤 호텔바서 만나자더니…겉으론 고상한 척’ 등의 기사화가 보도되었다. 이와 관련해 강상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TV는 스캔들 보도를 비롯해 각종 흥미 위주의 자극적 보도를 통해 독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지만 정작 더 중요한 이슈들은 매몰시키는 역효과를 내고 있습니다”라며 “방송의 경우에도 예전에는 무게감이 있던 뉴스들이 ‘뉴스쇼’와 비슷하게 구성되는 등 상업화 경향이 강해진 느낌입니다”라고 밝혔다. 

 

 

‘디스패치’ 너희들 도대체 누구냐?

 

  ‘이병헌 협박’ 논란 당시, ‘디스패치’는 당사자 간 주고받은 SNS 내용을 재구성해 보도했다. 디스패치의 취재 방식, 보도 내용 등은 국민들 사이에서 논쟁거리가 되었고 취재 방식은 ‘파파라치저널리즘’을 표방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병헌 협박’ 논란 때나 ‘클라라 성적 수치심’ 논란 때, 당사자 간 SNS 내용을 공개해 사생활 침해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연아 열애 보도 때는 스포츠 선수를 공인 취급하면서 사생활을 공개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박시후 성스캔들이 터진 날 박근혜 인수위 공약 번복 기사가 떴고, 김용만 불법도박 검찰조사가 불거진 날 김학의 전 차관 고위층 성접대와 자진사퇴 기사가 보도됐다. 또한, 검찰이 4대강 비리에 대해 수사에 나서자 서태지 이은성 결혼 발표가 나왔고, 국정원 국정조사가 시작된 다음날 원빈과 이나영의 열애설이 터졌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연금 공약 후퇴와 지급대상 축소 등이 결정된 날에는 최자와 설리, 오종혁과 소연, 정경호 여친 발언 등의 열애설이 나왔다. 당시 디스패치 관계자도 “우연의 일치일까요”라며 “꼭 알아야 할 이슈들이 각종 스캔들에 묻힌 사례도 있었습니다”라며 의문을 제시했다.

 

  디스패치는 ‘뉴스는 팩트다’라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디스패치는 김연아 열애, 비-김태희 열애, 수지-이민호 열애 등 수많은 특종을 발표했다. 디스패치는 “스타의 입장에서 사생활 노출은 일종의 팬서비스 입니다”라고 전했다. 디스패치는 사생활 침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중들로부터 ‘디스패치는 뭔가 다르다’라는 신뢰를 받고 있다.

 

 

뉴스 뒤에, 숨은 뉴스 찾기

 

  개그맨 강성범 씨가 주요 정치 뉴스들이 연예인 열애 소식 등에 묻혀버리는 현상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지난 3월 29일 방송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LTE A뉴스’에서 강성범 씨와 임준혁 씨가 요즘 세태를 꼬집는 발언을 했다. 강 씨는 “이민호씨와 수지양이 열애설을 인정 했습니다”라며 최근 큰 화제를 모은 두 사람의 열애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어 “지난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라며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 비리 의혹을 전했다. 이를 듣고 있던 임 씨는 못 들은 척 지난주 알려진 모델 장윤주의 결혼 소식을 꺼냈다. 이에 강씨가 “요즘 따라 연예계 소식에 관심에 많으시네요”라고 말을 건네자 임 씨는 “다음 소식 하죠 뭐. 더 센 것 없나. 국민들이 온통 그것만 생각할 수 있도록 그런 걸 알려달라고요”라고 대답하며 연예계 소식만 주목받는 요즘 세태를 풍자했다.

 

  JTBC ‘썰전’에서 MC 김구라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강용석 변호사가 나와 음모론을 분석하고 ‘BBK 주가조작 사건과 서태지 이혼소송’에 대해 다뤘다. ‘썰전’은 연예계와 정권의 음모론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김구라는 “음모론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 관련 소식이 연예계 소식에 묻힌 적이 있습니다”라고 논란을 소개했다. 이 논란에 대해 강용석은 “지난 2011년 4월, BBK주가조작 사건에서 특별수사팀이 패소한 사건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서태지와 이지아 관련 보도가 전해진 뒤 스포츠서울닷컴에 수 백 만 명이 한꺼번에 접속하며 서버가 일시 마비될 뻔한 적이 있었다. 편집국에는 사실여부를 확인하려는 팬들의 전화가 이어졌고, 뉴스가 보도된 뒤 정확히 5분 여 만에 이지아와 서태지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서태지와 이지아 보도로 BBK와 금산분리법 관련 소식이 묻히고 있습니다”라며 “서태지와 이지아 뉴스를 터뜨려 이를 은폐하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디스패치는 사생활 침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중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재미’가 아닌 ‘공익’에 집중해야 할 때

  최근 심층, 추적보도는 약화된 반면 스캔들 및 흥미유발 보도 등 일회성 보도가 많은 편이다. 뉴미디어의 활성화 등 언론환경의 변화와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상업적 보도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비리 보도나 심층보도는 약화되고 있고, 이에 국내언론은 ‘스캔들’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최근 보도를 보며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는 언론 매체가 드물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일회성 보도로 독자의 호기심만 유발하고 제대로 된 진실과 실체를 알려주지 못하는 타블로이드 저널리즘이 연상되기도 합니다”라고 밝혔다. 신문·방송 메이저 매체들이 권력에 대한 비판을 포기하면서 이슈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고, KBS·MBC 등의 탐사 프로그램들이 언론탄압에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또한, 온라인 저널리즘의 발달로 이런 경향이 더 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뉴스의 경중을 가리는 기준이 ‘공익’이 아닌 ‘재미’가 되고 있고, 우리 사회는 언론에 대한 불신이 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최근에는 연애, 도박, 마약 등 연예인들과 관련한 각종 사건사고가 터지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뒤에 어떤 사후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언론은 국민들에게 진실 된 보도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국민들도 더 이상 흥미위주의 연예 기사에 집중하기보다 알권리를 지키며 국가의 중요한 이슈들에 관심을 갖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여 개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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