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된 지옥철의 종착역은
연장된 지옥철의 종착역은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04.29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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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연장된 지옥철의 종착역은

 

갑갑한 지하철 안, 대책 없는 노선 연장에 더 갑갑한 시민들


 

 

 

지난 2014년 12월, 경의선 전철의 용산∼공덕 구간 2.5km가 전면 개통됐다. 또한, 서울지하철 9호선의 노선이 선정릉부터 종합운동장까지 구간 개통됐고, 신분당선 역시 용산부터 강남을 이어주는 연장선이 완공될 예정이다. 지하철 노선 연장으로 시민들의 이동시간이 단축되고, 신도시로부터의 이동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지하철 노선 연장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노선연장으로 피해 받는 시민들


  하루 평균 38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지하철 9호선에 대해 최근 이용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3월 말부터 선전릉부터 종합운동장까지의 5개역을 추가로 개통해 운행 구간이 길어졌지만, 운행 차량 수는 증가하지 않아 지하철의 혼잡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하철 9호선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는 운행 구간 증가에 대비해 시험 운행을 돌입한 지난 12월부터 불만글이 폭주하고 있고, 비좁은 열차 안에서 호흡 곤란 증세를 일으키다 쓰러진 승객도 있었다.


  증차 없는 무차별적인 노선연장으로 시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노선은 비단 9호선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12월 경의선 전철의 용산과 공덕구간이 연결됐을 때 매일같이 서울역 방향으로 이동하던 파주와 일산 지역의 거주자들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전철이 4량으로 편성되었을 뿐 아니라 배차 간격이 터무니없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역 방향 경의선을 이용하는 승객은 출근시간 대의 오전 8시 52분 차량을 놓치면 다음 전철을 탑승하기 위해 오후 2시 14분까지 기다려야한다.

 

대책 없이 이뤄지는 지하철 노선 연장


  9호선의 노선 연장에 대해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은 급행열차와 일반열차의 비율 조정이었다. 현재 1대2인 급행 대 일반열차의 비율을 1대1로 조정해 상대적으로 많은 탑승객이 이용하는 급행열차 운행 수를 늘려 대기시간을 최소화 시키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미 서울시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출근시간대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급행과 일반의 비율을 1대1로 운행하고 있었다. 결국 출근시간대의 지하철 이용객에게 이번 대책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 관계자는 “강서와 강남을 이어주면서 9호선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버스 노선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또한 김포부터 당산까지 이어주는 일부 구간에 대한 버스노선을 늘려 9호선 환승 수요를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시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인 증차를 내세우지 못하는 이유는 예산 부족 문제에 있다. 지하철 1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18억 8천만 원이 소요된다. 통상 서울시 지하철은 국비 40%, 시비 60%의 예산을 들여 구매하게 되는데, 증차를 위한 국비지원은 필요한 금액을 만족시키기에 제한된다. 결국 서울시는 자체 예산 투입을 검토 끝에 60량의 신규 전동차를 우선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신규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건 빨라야 2017년 이후라는 점이다. 전동차는 발주한 후에 설계에 들어가고, 오랜 안전 테스트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실제 구간에 배치되기까지 보통 3년 정도 걸린다. 즉, 최소한 2017년까지는 증차 없이 현재 가용되는 차량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철저한 사전계획 필요해


  지난 2014년 6월 4일에 시행됐던 지방선거에서 무수히 나온 공약 중 하나가 지하철 노선 연장이다. 지하철 노선을 연장해 교통을 편리하게 하고, 역세권 위주로 도시 개발을 이루겠다는 포부였다. 이에 발맞추어 서울시는 총 9,90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철 5호선을 상일동역에서 강일지구, 미사지구를 경유해 하남시까지 연장할 예정이다. 파주시에서도 경의선 만 운영되는 열악한 현실을 벗어나 3호선의 파주연장과 GTX 연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9호선과 경의선처럼 지하철 혼잡에 대한 마땅한 대책 없이 노선 연장을 진행할 경우 또 다른 지옥철만 양산될 뿐이다. 지하철 혼잡으로 불편함을 겪는 시민에게 버스노선 확장과 급행열차와 일반열차의 비율 조정은 올바른 개선책이 아니다. 또한 이미 불편함을 겪는 시민들에게 3년 뒤에 지하철 증가가 이뤄진다는 희망조의 얘기 역시 올바른 대응책이 아니다. 정부와 시에서는 지하철 노선 연장을 시행하기 앞서 우려되는 피해에 대한 계획을 사전에 수립해야 한다. 지하철 노선 연장으로 웃음이 드리워야 할 시민들의 얼굴에 더 이상 울상이 지어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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