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고 공유하며 공생하는 세상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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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05.02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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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공감하고 공유하며 공생하는 세상을 꿈꾸다

모두가 하나의 마음으로 연결되는 ‘다리’ 역할 하고파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필립 스탁은 디자인의 시작을 ‘인류에 대한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제품을 사용할 사람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을 갖고 디자인한다”고 말했다. 이는 다양한 특성을 지닌 사람들이 모두 쓸 수 있는 디자인을 의미하는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는 키워드와도 연결된다.

 

‘공생 디자인’으로 탄생한 스푼&포크, ‘아담’

유니버설 디자인은 제품이나 시설,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성별과 나이, 장애나 언어 등으로 인해 제약을 받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제품과 서비스를 구축하는 기업가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무엇보다 편리함과 불편함을 공감하고 필요함을 공유하며 채우겠다는 정신을 갖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스타트업 ‘공생’을 이끌고 있는 민노아 대표의 지향점 역시 이와 동일하다. 몸이 불편한 사람과 불편하지 않은 사람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안고 출발한 그는 이에 대해 ‘공생 디자인’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인 ‘아담’을 통해 세상과 소통을 시작한 민 대표를 만나 기업 운영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세상을 살면서 이타적인 마음을 갖고 좋은 일을 하는 것 이상으로 실제적으로 사회,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속에 학창시절을 보냈다. 자연스럽게 사회복지학과에 들어가 1,000시간을 넘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회의 현장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고, 삶의 선택기준을 ‘세상에 보탬이 되고 내가 기쁘게 할 수 있는 일’로 정하였다. 이런 역할을 잘해내기 위해 일본에서 공생학을 공부하며 현지의 중증장애인센터에서의 일한 경험을 통해 역량을 쌓아왔고, 그 과정에서 귀국 후 공생을 설립하며 창업을 시작했다”

 

어떤 문제의식 속에 제품 제조에 나서게 되었나?

“일본에서 중증장애인케어를 하면서 장애를 가진 아동이 자신이 쓰는 특수식기와 가족이 쓰는 일반식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우울감이 올라가고 소외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보조식기를 만들고 공급하는 회사조차도 없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쓸 수 있는 식기를 구상하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 전용 용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동안 봐왔던 특수 식기의 경우 모습이 투박하고 도구적 느낌이 나서 장애인들이 잠깐 사용하다 마는 일이 잦다. 여기에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해 장애의 유무는 물론 연령을 불문하고 함께 사용 가능한 제품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니버셜 디자인이라는 생소한 개념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공생 디자인’이라는 자체적인 아이덴티티를 심었다”

 

 

공생은 ‘아담’의 개발 과정에서 직접 거리에서 보조식기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하며 아이덴티티에 맞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공생은 ‘아담’의 개발 과정에서 직접 거리에서 보조식기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하며 아이덴티티에 맞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제품인 ‘아담’을 소개해 달라

“보조식기 중 가장 잘 쓰는 스푼&포크 세트를 제작하기로 하고 시작 단계부터 거리에서 리서치를 실시하며 가장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누구나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위생적으로 안전한 고급스테인리스로 헤드로 만들고, 따뜻한 느낌으로 안정감을 주는 튼튼한 하드우드로 손잡이를 만들어 ‘공생스러운 제품’을 계획했다. 자신의 손의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헤드의 각도를 조절하도록 하고, 3가지 유형별로 그립을 선택할 수 있다. 굿그립과 슬림그립, 스페셜그립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각각의 특성에 맞게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다. 기능적으로는 장애인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함께 쓸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편견을 줄여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향후 유통계획도 궁금하다

“보건복지부에 보조기기로 등록할 계획인데 장애인들에게 제공되는 보조금으로 아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장애인복지관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중인데, 이렇게 형성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식기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해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전국에 있는 다양한 호텔이나 레스토랑 같은 외식업체를 통해서도 공급하고자 한다.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과 그 가족들이 불편함 없이 외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고 궁극적으로 선진화 된 외식 문화 형성이라는 선순환 구축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아담은 보건복지부를 통한 보조기기 등록과 함께 다양한 기관과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아담은 보건복지부를 통한 보조기기 등록과 함께 다양한 기관과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장애가 불편하지 않은 ‘공생사회’ 만들어나갈 터

우리는 때로 잘못된 정보와 오해로 인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불행할 것이라 단정짓는 일이 많다. ‘편견’과 ‘이해’의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 민노아 대표는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공감’하고 ‘공유’하며 ‘공생’하는 것이라고 전하며 답을 대신했다.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시선을 거두고,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이 바탕이 되면 유용하게 공유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고, 더불어 살 수 있는 공생의 모습을 만드는 촉매제가 되는 것이다.

 

제품 제조 이외에 다른 활동도 전개하고 있는데

“그렇다. 공생디자인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활동 이외에 메이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외부활동이 힘든 장애인이나 어르신들, 그리고 위기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아이템이 구상이 되면 시제품과 실제 제품까지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이와 같은 메이커 스페이스가 자활복지 개념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하는데, 낙후된 지역의 취업 취약 계층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을 제공해줄 거라 기대한다. 더불어 R&D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첨단기술을 보유한 연구소기업과 협업하여 손의 기능을 테스트하고 수치화해서 이에 맞는 제품이나 적합한 재활활동을 추천하는 방법들을 생각 중이다. 복지현장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들을 경청하는 데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기업의 경쟁력이 궁금하다

“우리 기업은 기본적으로 경영자보다 구성원의 능력이 우수하며 효율적인 직무수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또한 기업 자체는 특정 종교를 갖고 있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을 믿고 사랑의 힘을 믿고 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대학교에서 공생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마더 테레사 효과’나 ‘헬퍼스 하이(Helpers High)’와 같이 누군가를 도우면서 신체적·정신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입증된 이론을 토대로 보람되게 일하는 것이 회사의 경쟁력이다. 이는 기업을 운영하며 모든 관계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는 소셜 임팩트와도 관련이 있다.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우수한 능력을 갖추고, 선한 비전을 가지고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간다면 ‘공생’이 멋진 일을 해낼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 ‘공생스러운 기술’을 실현시켜 줄 김상희 CTO가 합류했는데, 이를 통해 더욱 멋진 열매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최대 회원수를 보유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캠프파이어의 제의로 현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한 민노아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회사로 기업을 성장시키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일본 최대 회원수를 보유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캠프파이어의 제의로 현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한 민노아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회사로 기업을 성장시키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자연스레 기업가 정신도 말해준다면?

“유능한 사람이라도 모든 일을 혼자서 감당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초기 스타트업은 팀 빌딩과 협업의 비중이 큰 만큼 타인을 존중하고 함께 일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이처럼 우리 공생도 우리의 고객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구성원, 협력하는 단체와 기업과 함께 공생마인드를 통해 세상을 바꿔나가려고 한다”

 

글로벌 진출 계획도 있을 것 같다

“실제 일본 최대 회원수를 보유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캠프파이어의 제의로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아담 이외에 우리가 만들어나갈 다양한 제품들을 일본에도 함께 소개하려고 한다. 또한 동남아 시장 진출도 도모하고 있는데, 일례로 인도네시아 시장 조사를 통해 느낀 점이 복지시장이 갖춰져 있고 보조기기에 대한 수요가 높은 반면 공생하는 제품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었다. 이러한 우리가 추구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한다면 일본과 동남아 지역은 물론 유럽으로도 나아갈 수 있을 거라 본다.”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한 분들을 소개해 달라

“기업을 운영하고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내가 추구하는 비전을 잃지 않게 해주고 흐트러지지 않도록 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다. 이와 함께 아내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아이들과 함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업을 진행하면서 항상 성심성의껏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해주는 멤버들, 조언을 아끼지 않는 멘토들과 협력업체에게도 감사함을 느낀다. 자녀들이 커서 나와 같은 일을 해도 될까라고 물을 때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초심을 잃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회사로 성장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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