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브랜드 완성의 처음과 끝, ‘이름 짓기’
[이슈메이커] 브랜드 완성의 처음과 끝, ‘이름 짓기’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03.11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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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브랜드 완성의 처음과 끝, ‘이름 짓기’

과학적이고 체계적 전략과 접근법 필요

 

 

ⓒPexel
ⓒPexel

 

7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도넛 프랜차이즈인 ‘던킨도너츠’가 올해 1월부터 공식적으로 브랜드 네임을 ‘던킨’으로 변경했다. 회장 데이빗 호프만은 “고객 경험을 현대화하고 미래로의 성장을 위한 청사진의 일환”이라 설명하며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를 보다 강조하고 브랜드에서 갖는 커피와 음료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이처럼 얼핏 단어 하나만 빠진 것 같지만 그 속에 무수한 과학적 접근과 통찰이 담겨 있는 것은 브랜드 네이밍이 가진 파급력 때문이다.

 

성공과 실패 가르는 중요 가치로 부각

브랜드가 가진 힘이 기업은 물론 국가의 생존을 좌우할 만큼 그 가치가 중요한 시대다. 다시 말해 인지도가 높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브랜드가 기업의 안정된 미래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은 물론 개인들까지도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브랜딩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그리고 이러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드는 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이름을 짓는 일이다. 브랜드 컨설팅에 있어 소비자에게 첫 번째로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출생 신고를 하는 것처럼 제품이나 서비스에도 식별이 가능한 고유의 이름을 상표법에 의거해 등록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들은 단순히 등록이나 타 브랜드와의 식별을 위한 목적을 뛰어넘는다. 최근에는 브랜드 네임이 하나의 가치로 평가받는다. 잘 지은 브랜드 네임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들이 많기 때문에, 네이밍 과정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스토리텔링과 연결해 하나의 멋진 이야기로 만들 필요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밍은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인식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며 그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성공적 네이밍이 부르는 파급력

브랜드 네이밍은 언뜻 간단해 보이기도 하지만 브랜드의 컨셉을 하나의 단어로 압축하여 표현해야 하는 고도의 작업이다. 아이의 이름을 작명할 때도 많은 고민과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처럼 브랜드 네이밍 역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쓰거나 발음하기 쉬워야 하고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개성도 필요하다. 언어적 측면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향하는 상품 이미지와 기업의 철학, 발전 가능성 같은 마케팅 전략, 여기에 법률적인 보호 등도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공장에서 만드는 것은 제품이지만 고객이 사는 것은 브랜드이다’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어도 매력 없는 브랜드 네임은 제품의 실패로 연결될 수 있어 치밀한 연구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고민 끝에 결정된 브랜드 이름이라고 해서 모두 다 같은 지위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네이밍은 보편성을 띤 보통명사의 자리에 오른다. 예를 들어 ‘나이키’, ‘코카콜라’의 이름을 들으면 운동화와 콜라를 떠올리게 되고, ‘아이폰’이나 ‘컨버스’와 같이 ‘세련된 사람’, ‘스트리트 패션의 자유’처럼 문화적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미원’이나 ‘대일밴드’, ‘샤프’, ‘포스트잇’ ‘딱풀’, ‘스카치테이프’와 같이 한 제품군의 대표로 불리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통명사처럼 활용되지만 알고 보면 특정 기업에서 내놓은 브랜드 네임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열쇠

네이밍은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활용된다. 이를테면 법에도 ‘네이밍 법안’이라고 해서 특정인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본래의 어려운 법안 명칭보다 쉽게 인식할 수 있고 법안 발의 과정에서 동력을 얻기 위한 목적이 크다. 대표적으로 ‘김영란법’을 비롯해 ‘조두순법’, ‘태완이법’, ‘신해철법’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는 홍보효과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지만 ‘네이밍 법안’의 이름만 듣고는 일반인들이 곧바로 법 내용을 알 수 없다는 점이나 피해자와 가해자 이름이 뒤섞여 사용된 법안의 경우 피해자의 2차 피해가 발생한다는 부작용도 있다.

 

이처럼 신중하지 못한 네이밍은 부정적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GM은 ‘노바(Nova)’라는 자동차를 출시했다가 큰 실패를 맛봤다. 노바가 스페인어로 ‘가지 않는다’라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성매매 현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주류 제품 네이밍에 사용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은 경우도 있다.

 

여러 가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브랜드 네이밍과 마케팅은 사소한 것까지도 신경써야 하고, 창의적이고 체계적이며 전략적인 접근법이 요구된다. 단순히 이름을 짓는 것이 아니라 몇 글자 안에 모든 정체성이 다 담겨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네이밍을 받아들이는 소비자를 가장 우선시하는 태도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이름을 지어 마케팅을 하는 것이 브랜드의 성공과 성장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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