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물-우수연구자 부문]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이지원 교수
암 치료기술의 한계 극복하다
‘혼이 담긴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생물 공학 기술의 급속한 진전과 맞물려 생명 공학 산업의 급속한 발전이 예상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300억 달러 이상의 시장규모를 갖는다는 보고가 있다. 이 같은 생명 공학 기술의 산업화는 생물 의약품은 물론 바이오 식품, 생물 환경, 바이오 에너지 및 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생물 의약품 분야가 성장의 주를 이루고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생명 공학 기술의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대체로 낮고, 신물질 창출과 관련된 연구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도 생명 공학 기술 발전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유전자 치료법,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생명체의 게놈프로젝트 등의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효과적인 암 치료에 활용 가능한 단백질-금 복합 나노신소재 개발
암 치료는 외과적 수술에 이은 화학치료요법(항암치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외과적 수술에 따르는 고통과 화학치료요법에서 비롯되는 전신성 부작용으로 인해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의학기술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개선된 암 치료 기술로 주목받아온 *광열치료가 실제 암 치료 기술로 적용되기 어려웠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으로부터 개발됐다. 그동안 다양한 기능을 갖는 *펩타이드(peptide)를 단백질 나노입자 표면에 균일하게 고밀도로 표출시킬 수 있는 많은 기술을 발표(2007. FASEB Journal, 2009. Nature Nanotechnology, 2012. Advanced Materials, 2013. ACS Nano 등)해 온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의 이지원 교수 연구팀이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암 부위에 금 나노입자를 전달한 후 레이저를 쬐는 광열치료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체내투과율이 높은 근적외선 레이저를 잘 흡수하고, 광열효과가 뛰어난 직경 20nm 이상의 금 나노입자를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하지만 이 크기의 금 나노입자는 제 역할을 마친 후 체외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잠재적인 위험성이 제기되어 왔으며, 암 부위로 정확한 전달이 어려워 의료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이지원 교수와 연구진은 단백질 나노입자 표면에서 암세포와 붙는 성질을 가진 펩타이드와 직경 3 nm 이하 초미세 금 나노닷(Gold Nanodot)이 동시에 결합되어 존재하는 단백질-금 복합 나노신소재(Proteinticle/Gold Core/Shell Nanoparticle)를 개발했다. 이 나노신소재를 생쥐의 정맥에 주사한 결과 통상의 금 나노입자에 비해 암 발병부위로의 전달이 효과적으로 이뤄졌다. 또한, 암세포에 근적외선 레이저를 50분간 쬐어준 뒤, 암세포의 조직 분석과 함께 5일간 암세포 크기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단백질-금 복합 나노신소재를 주입한 쥐는 광열치료로 인한 암세포 괴사가 일어남을 조직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며, 암 치료 후 5일 뒤 암세포가 괴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치료 후 3주간 생쥐의 장기와 조직을 살펴본 결과 금 나노닷이 잔존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정상 세포가 아닌 암세포에만 결합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표적 펩타이드와 체외로 배출되기 쉬운 초미세 금 나노닷을 단백질 나노입자 표면에 동시에 도입한 데 따른 것이며, 이 연구결과는 첨단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 7월 8일자에 게재되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금 나노입자의 체내 축적에 인한 나노 독성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습니다”라며 “앞으로 유방암, 피부암 등 근적외선 레이저가 원활히 투과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암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연구에 대한 자부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