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구멍, 싱크홀
도시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구멍, 싱크홀
  • 이종현 기자
  • 승인 2014.10.06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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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원인 분석과 예방으로 피해 막아야”
[이슈메이커=이종현 기자]

[Sink Hole]




도시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구멍, 싱크홀


“철저한 원인 분석과 예방으로 피해 막아야”





싱크홀(Sink Hole)은 문자 그대로 ‘가라앉아 생긴 구멍’을 총체적으로 설명하는 말이다. 이런 싱크홀의 생성 원인은 땅속에 있는 지하수가 사라지면서라고 한다. 지층이 어긋나며 길게 균열이 나있는 지역을 지하수가 채웠다 사라지면서 빈 공간이 생기고, 이런 빈 공간이 커지면서 땅이 주저앉게 된다. ‘자연현상’으로 생기는 싱크홀들은 자연의 신비를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한편, 인간에 의한 도시개발로 도심에 생기는 싱크홀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라앉아 생긴 거대한 구멍, 싱크홀


  싱크홀이란 말그대로 지표면의 붕괴로 가라앉아 생긴 구멍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아스팔트 도로가 깊게 파인 구멍만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형성된 구멍 또한 싱크홀에 포함이 된다. 즉, 자연적으로 생긴 구멍과 인공적으로 구성된 구멍 모두가 싱크홀을 의미한다. 도심이 아닌 자연 속에서 생긴 싱크홀은 그 장관으로 많은 이들이 관광명소로 손꼽히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멕시코에 있는 익킬 세노떼(Ik Kil Cenote)가 있다. 유카탄 반도에는 강이 지하로 흐른다. 석회암층으로 약해진 지반이 무너지면 구멍이 뚫리고, 땅속의 강은 세노테라 불리는 싱크홀로 신분을 바꾼다. 예부터 마야인들이 신성하게 여겼던 이 거대한 우물은 오늘날의 여행자들에게 환상의 천연 풀장이다. 동굴의 천장이 무너지면서 땅 아래 있던 강이 빛을 보게 되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세노테는 땅속의 물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관광명소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국내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국민들이 많이 알고 있는 벨리즈 앰버그리스키섬의 더 그레이트 블루홀(The Great Blue Hole at Lighthouse Reef)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 바다에 발생하는 싱크홀은 블루홀이라고 하며, 과거 동굴이나 석회암 동굴과 같은 지형이 바다 속에 수몰돼 얕은 여울에 구멍이 뚫린 듯한 지형으로 된 걸 의미한다. 세계에서 2번째로 넓은 산호초지역인 벨리즈는 산호초 보호지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돼 있다. 이 중 라이트하우스 리프라고 불리는 산호초에는 직경 313m의 거대한 블루홀이 있는데, 이 블루홀은 그레이트 블루홀, ‘지구의 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운다.





100m 깊이의 과테말라 싱크홀


  과테말라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싱크홀의 위험성을 알리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0년 5월 과테말라 과테말라시티 공장 지대 일부가 땅 밑으로 꺼지면서 지름 20m, 깊이 30m의 싱크홀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3층 높이의 공장이 그대로 붕괴됐고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3년 전인 2007년 주택가에서 100m 깊이의 싱크홀이 발생해 5명이 숨진 데 이은 참사라 더욱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태풍이 가져온 홍수와 하수관 부실 관리가 원인으로 지적되었는데, 열대성 폭풍과 함께 과테말라의 배수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발생된 것이다. 과테말라 도시 한복판에 서있던 3층 건물과 주변의 집들이 순식간에 발생한 대형 싱크홀 속으로 무너져 내렸다. 과테말라 도시 땅속에는 석회암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화산재와 응회암 등이 기초가 되어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과테말라에서 지반침하 현상인 싱크홀이 잦게 발생하는 이유를 도시의 배수관 문제라고 밝혔다. 시민들 역시 과테말라의 땅이 부서지기 쉬운 화산 퇴적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 개발 과정에서 땅속에 묻어둔 배관 누수 및 파손, 지하수위 저하 등으로 지하 속에 빈 공간이 만들어지게 돼 싱크홀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과테말라 싱크홀은 지하 난개발을 경고하는 상징적인 사례가 됐다.





“대한민국 곳곳이 구멍나고 있어”


  북미 등지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이 국내에서도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근거를 제시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서울의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싱크홀과 인천의 영종하늘도시에서 발생한 직경 35m의 대형 싱크홀. 뿐만 아니라 강남, 평택,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싱크홀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8월 28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최근 송파구 석촌호수 등에서 발생한 싱크홀과 석촌지하차도 아래 동공조사 결과 및 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시에서는 이날 2010년 이후 서울에서 발생한 도로 침하·동공(폭0.1m×길이0.1m이상)이 총 3,119건(연평균 681건)이라고 공개하며, 이 중 하수관 손상에 의한 경우가 전체 85%(2,636개)에 달한다며 노후하수관을 도로 침하·동공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대책 역시 전체 하수관의 73%를 차지하는 20년 이상 노후하수관에 대한 관리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날 시는 그동안 싱크홀로 규정해왔던 도로포장층 아래에서 발생한 중대형 도로함몰(2m×2m이상)은 3%에 불과하다며 작게 언급하는데 그쳤다.


  서울시가 3,000건 이상 찾아냈다고 밝힌 침하·동공은 도로 표면에서부터 최대 80㎝아래까지인 도로포장층이 노후 상·하수도관의 누수로 약화돼 주로 발생한다. 상·하수도관은 도로포장층에 매설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도로 침하·동공은 시의 주장대로 대부분 싱크홀이 아니라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관계자는 “진짜 싱크홀은 3%에 불과하다고 시가 무시해버린 도로포장층 아래 흙이 소실돼 발생한 함몰이다. 이는 시가 2012년 4월 보도자료를 통해 2008년 이후 생겼다고 발표한 싱크홀 197개와도 수치가 맞아떨어진다. 따라서 이번 대책은 포장층 아래에서 생긴 싱크홀에 집중됐어야 맞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는 2012년 5월부터 싱크홀 대책이라며 930억원을 들여 도로포장에 열중한데 이어, 이번에는 매년 2,200억원을 들여 싱크홀과 무관한 노후 하수관 점검 및 교체에 집중키로 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급격한 도시화, 늘어나는 싱크홀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조사한 바로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싱크홀 발생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95.2%의 시민이 “불안감을 느낀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싱크홀 발생 시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79.6%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싱크홀에 대한 두려움은 서울시 석촌지하차도에서 싱크홀뿐만 아니라, 이외에 강남, 울산, 대구, 단양 등 전국 각지에서 연속적으로 싱크홀이 발생하고 있어서이다. 도로에서 자주 목격되는 포트홀(Pot Hole)문제도 심각하다. 싱크홀과 같은 부류로 묶기는 힘들지만 운전자들에게 ‘도로의 지뢰’라고 불릴 만큼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9월 초 포트홀로 인해 교통사고가 난다면 도로공사가 책임을 지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며 책임공방은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이나, 이를 대처하기위한 뚜렷한 방안은 아직 내세워지지 않았다. 


  도시의 인구가 100만명을 넘어 300만, 500만, 이제는 1,000만명을 넘어가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서울특별시와 6대광역시(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울산)가 이에 해당된다. 많은 인구가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대규모 상업시설, 각종 도로와 지하철 및 대중교통, 상·하수도, 전기 시스템 등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것들을 수용하는 그릇이 바로 도시의 토양층 즉, 지반이다. 그런데 이제 이 지반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건축 관련 전문가는 “무분별한 지하공간의 개발과 거대한 건축물을 짓기 위해 지하층에 건설하는 차수벽 공사 및 각종 인위적인 행위를 하다 보니 지하에 흐르고 있던 지하수가 점점 더 낮은 곳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기존에 흘렀던 암반층 틈 사이나 큰 흐름들에 공극이 발생하게 되고 침하하게 되면서 싱크홀이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고있다”라고 말하며, 도시개발에 있어서도 철저한 준비와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모든 곳이 단단한 지반을 가진 곳에 건축물이나 기반시설이 형성된 것이 아니다. 어떤 곳은 뻘이나 모래층이 있었던 곳에 매립하여 도시를 형성했던 곳도 있다”라고 덧붙이며, 그런 경우에는 지반층에 대한 각별한 주의나 사전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 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이제야 잘못된 행동들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게 되고, 지반이 침하되는 현상인 ‘싱크홀’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이르렀다고 피력했다.


  싱크홀은 발생 시간과 지점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힌다. 발생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공포 또한 극심하다. 실제로 정부나 지자체가 싱크홀에 대해 거의 무방비 상태여서 제대로 된 안전 대책조차 없다는 것도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업계 종사자는 “싱크홀은 원래 자연적인 현상의 하나로 보였으나, 현대 들어서는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지하수 개발, 상하수도관 누수, 지하철 공사, 채굴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인재(人災)형 싱크홀이 많아지고 있다”라며, 더 늦기 전에 도시 토양 및 토질, 암반 형성 구조를 파악해 도시를 관리하고 건축물 신축, 증축의 인·허가 과정에서도 도시 기반층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할 수 있도록 도시 정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집행하는 도시 인프라 정비 및 개설에 대한 내용도 싱크홀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예방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꿔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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