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양지로, 변화는 성의식
음지에서 양지로, 변화는 성의식
  • 임성지 기자
  • 승인 2018.08.17 2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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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지 기자]

음지에서 양지로, 변화는 성의식

 

기존 관념을 탈피한 건강한 성문화가 정착될까

 

 

젊음의 거리인 홍대 부근에 쉽게 볼 수 있는 성인용품점. 과거의 어둡고 폐쇄적인 장소에 위치해 있는 것이 아닌 보란 듯 오픈되어 있는 장소에 트랜디한 인테리어와 디자인으로 젊은 소비자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서울 번화가를 중심으로 성인용품점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미 강남, 홍대, 이태원 등 서울을 대표하는 번화가에서 성인용품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 터부시되었던 성인용품점의 양지화는 변화는 한국 성문화의 일면이다.

 

성의식의 전환, 변화를 이끌다

 

주말이 되면 번화가에 위치한 성인용품점은 20~30대 젊은 커플들의 데이트 장소가 된다. 아기자기 하고 밝게 꾸며진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에게 성인용품점은 이색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많다. 남자친구와 함께 성인용품점을 찾은 20대 대학생 이 모 씨는 “매장 분위기가 어둡지 않아 들어올 때도 거부감이 없었다”며 “오히려 남자친구에게 먼저 이색데이트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연인과 함께 즐기는 성인용품으로 관계가 더 솔직해지고 가까워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과거와 달리 젊은 세대는 성에 대한 의식이 개방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성의식의 전환은 과거 터부시 되었던 성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1997년 이태원에 처음 선보인 성인용품점은 주로 인적이 드문 장소에 위치했다. 특히 성인용품점은 ‘청소년유해업소’로 지정되어 주변 상권 이미지에 훼손은 준다는 인식이 강했다. 10년 동안 성인용품점은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씨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성인용품점을 지금처럼 오픈되어 있는 장소에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당시 항의를 하러 오는 상인, 시민단체 등으로 영업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터부시 되었던 성에 대한 관념으로 한국 성인용품시장은 주로 인터넷을 중점으로 성장을 했다. 그러던 2015년 여성 전용 성인용품점 ‘플레저랩’을 시작으로 ‘다놀자’, ‘레드컨테이너’ 등 성인용품 관련 프랜차이즈가 대학가나 도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차별된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젊은 층을 대상으로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국내 성인용품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성에 대한 인식이 개방된 20~30대가 적극적 소비층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문화 마케팅 전문가는 “최근 5년 전부터 다양한 미디어로 이른바 19금 콘텐츠가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하며 “성이 부끄러운 것이 아닌 당당히 문화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의 말처럼 최근 미디어에서 성에 대한 콘텐츠는 들어내서는 안 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고 있다. 특히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을 중점으로 19금 콘텐츠는 그저 야한 것에서 벗어나 재미의 한 소재가 되고 있다. 한 프로그램 제작자는 “어른을 위한 프로그램, 콘텐츠의 중심에는 성에 대한 솔직함이 묻어있다”고 말하며 “제작 단계에서 아이템에 대한 제약이 과거에 비해 최근 현장은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성문화를 위한 노력

 

성문화에 대한 인식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는 여러 프로그램 중 일부 발언이나 과도한 설정으로 사회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방송에 제한이 적은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일부 개인방송의 선정적인 영상으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BJ는 “개인방송의 특성상 경쟁이 심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송을 해야 하는 상황도 많이 발생 한다”라고 말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한국 성교육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야한 동영상을 보고 잘못되거나 왜곡된 성을 배워 바른 성 생활의 기준이 설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성 상담사로 활동하는 ‘치아’는 자신의 저서 ‘관계수업’에서 성은 감추고 비밀스러운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저서에서 “성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환상들이 행복해야 하는 섹스를 망친다”라고 언급하며 행복한 성은 ‘스스로 자신의 몸을 살피고,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성인용품과 관련된 스타트업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성인용품 시장은 점차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증가 추세는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최소 25% 이상 성장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음지에 유통되고 있는 시장의 특성상 정확한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음지의 양지화를 위해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미국 경제 뉴스 미디어 마켓워치에 의하면 성인용품시장은 2020년까지 약 27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성문화는 음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 문화 콘텐츠가 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건강한 성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한국에 긍정적 성의식이 지속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제조 마련에 대한 목소리를 모을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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