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연구의 선진국 도약 위한 치료 방안 제시
능동적 연구를 통한 즐기는 연구 펼치다
최근 비만의 지속적인 증가추세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계는 2030년, 미국 인구의 51%가 비만일 것으로 예측했으며, 우리나라 역시 비만 인구의 꾸준한 증가율을 보이며 비만이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은 4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에 해당한다고 한다. 비만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당뇨병, 심뇌혈관 질환, 비만으로 인한 스트레스 우울증 등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비만 원인의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히다
불과 십수 년 전, 비만 연구의 선구자들이 예견했듯이 비만 인구는 전 세계 20세 이상 성인의 30%를 차지할 만큼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최근 비만의 원인이 뇌 속의 ‘섬모’라는 신경세포의 이상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비만 치료를 위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팀은 가천대학교 이길여암당뇨연구원 이봉희 교수팀과 미래창조부 한국연구재단 뇌원천기술개발사업과 기초연구사업(핵심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비만 원인의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생쥐를 대상으로 식욕을 조절하는 중추인 뇌 시상하부의 섬모(cilia) 길이가 비만 생쥐에서 모두 짧아져 있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혔다.
거의 모든 포유류의 세포는 그 표면에 마치 코털 모양으로 솟아 있는 한 개의 섬모(cilia)를 가지고 있다. 운동성 섬모는 세포의 운동성, 발생 중 좌우 구별 및 기관지나 신장세뇨관에서 체액의 흐름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비운동성 1차 섬모는 한 때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진화의 퇴화산물로 한 때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섬모가 청각, 시각, 후각 등 감각을 인식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세포의 안테나’와 같은 소기관으로 생각되고 있다. 과거, 섬모의 장애가 발생하는 사람의 유전병에서 비만증과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보고된 바 있으나, 섬모의 장애가 어떠한 기전을 통하여 비만증을 일으키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김민선 교수는 우리 몸의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는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섬모 길이가 선천적 혹은 후천적 비만증 동물 모델에서 모두 짧아져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편 비만하지 않은 정상 쥐에 인위적으로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섬모 길이를 짧게 만들면, 시상하부 뉴런이 말초에서 오는 다양한 포만신호를 잘 감지하지 못하여, 과식증과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사실도 발견했다. 또한, 대표적인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leptin)이 시상하부 뉴런의 섬모를 길게 만드는 작용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의학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5월 1일 자에 발표되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증이 식욕 조절 중추인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섬모가 짧아지면서 우리 몸의 에너지 과잉 상태를 잘 감지하지 못하는 일종의 ‘세포 안테나의 장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라며 “비만증에서 시상하부 신경세포 섬모의 장애가 발생하는 기전과 이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한 후속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고, 1차 섬모 연구에 대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다학제적 융합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