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ople]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부 허철성 교수
[THE People]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부 허철성 교수
  • 안영민 기자
  • 승인 2014.05.12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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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안영민 기자]




한국 유산균의 대가, 후학 양성의 길을 걷다


산학 간 연결고리가 되어 연구에 대한 신념과 도전정신 전수할 것





‘비피더스균’, ‘헬리코박터균’. 이처럼 생소하기만 하던 미생물학 용어를 일반인들에게까지 친숙하게 만든 주인공은 바로 전(前)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이자 지난 3월,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부 부교수로 임명된 허철성 교수이다. 그는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으로 30년 가까이 재직하며 ‘슈퍼100’,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쿠퍼스’와 같이 유산균 음료 시장을 휩쓸었던 히트 상품들을 개발해낸 주인공이다.




한국 유산균의 대가


  누구나 식사를 마치고 나면 입가심으로 한 번쯤 마셔보았을 요구르트는,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며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건강음료이다. 사실 요구르트가 지금처럼 건강음료로 인식되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한국야쿠르트에서 30년 가까이 재직하며 새콤달콤한 맛의 후식 정도로 인식되던 요구르트를 다양한 효능을 지닌 건강음료로 ‘업그레이드’시킨 허철성 전(前) 중앙연구소장. 그가 후학 양성을 위해 대학 강단에서 교편을 잡게 됐다. 지난 3월 서울대 농업생명공학부 부교수로 임용된 허철성 교수를 만났다.


  허 교수는 서울대 재학시절, 평생의 은사인 김현욱 교수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미생물 연구에 일생을 바칠 결심을 하게 됐다. 서울대에서 석사를 마친 그가 한국야쿠르트에 입사한 1984년 당시는 요구르트에 들어가는 유산균을 독일이나 덴마크 등으로부터 전량 수입하던 형편이었다. 그러던 차에 그는 어린이의 장(腸)으로부터 직접 비피더스균을 추출해 ‘슈퍼100’ 제품에 적용시켰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유산균이 최초로 국산화를 맞이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유산균 국산화에 안주하지 않고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한 그는 ‘유산균으로 위(胃)를 다스릴 수는 없을까’하는 가설로부터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마침내 허 교수는 5년여 간의 노력 끝에 천연 성분으로부터 헬리코박터균을 제압하는 유산균을 추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개발된 제품이 바로 기능성 요구르트의 대명사가 된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하 ‘윌’)이다. ‘윌’ 출시를 통해 한국야쿠르트의 매출이 급상승했음은 물론, 그간 허 교수의 연구와 성과에 냉담하던 의학계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한국 유산균의 대가’의 자리에 우뚝 서게 됐다.





교단에서 산학 협력의 전도사 될 것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한국 유산균의 대가’라는 영예까지 얻은 그가 다시 학교 강단으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허 교수가 산학 양 쪽을 두루 경험하며 인식했던 양자 간의 시각 차이를 메우고 교류를 확대시킬 ‘고리’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학계에서 부족하거나 결핍되기 쉬운 산업계의 요구사항 등을 학계에 인식시키고, 산업계 일선에서 오랫동안 쌓은 실전적인 노하우와 기술들을 학계와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미생물과 유산균에 대한 순수한 열정뿐만 아니라 산학협력에도 깊은 관심을 가진 허 교수는 유가공 및 낙농미생물학 강의뿐만 아니라 평창캠퍼스의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에서 산학협력 실장도 겸하고 있다. 학계와 긴밀히 소통하여 끊임없이 치열하게 연구를 거듭한 기업만이 성장할 수 있다는 그의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그는 “해외 선진 강소기업들의 하나같은 공통점은, 개발만큼이나 치열하게 연구에 몰두한다는 것입니다”라며 눈앞의 매출에 급급해 개발에만 몰두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서울대는 평창캠퍼스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을 두고 있으며 올 하반기쯤에는 국제농업기술대학원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허 교수는 이 곳에서 학계와 기업이 똘똘 뭉쳐 마음껏 연구에 전념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연구 시설에 기업들이 선뜻 투자를 감행하기가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이에 서울대가 우수한 인재와 연구 성과는 물론, 연구 인프라를 제공하거나 지대를 임대하여 기업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장(場)이 형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며 허 교수는 평창캠퍼스가 산학 공영의 메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제 교수이자 학자의 위치에서 자유롭게 연구를 할 수 있게 돼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허 교수. 교수로서 그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바로 관심분야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과 도전정신, 그리고 자긍심이다. 그는 특히 마지막으로 강조한 자긍심에 대해 “자신이 하는 일이 스스로에 대한 행복뿐만 아니라 이웃들의 행복으로까지 이어져야 하는 것임을 아는 지혜”라며, 결국 허 교수의 연구와 교육 활동의 종착지는 ‘행복’임을 역설했다. 미생물과 유산균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으로부터 국민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게 된 허철성 교수의 강단에서 제2, 제3의 ‘유산균 대가’들이 배출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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