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인물] 수치모델링부문 -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홍성유 교수
[한국의인물] 수치모델링부문 -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홍성유 교수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4.01.27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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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개발 및 보급에 앞장설 터”

 

제12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상 학술상 수상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지난 11월 27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상 학술상’ 제12회 수상자로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홍성유 교수를 선정했다. 과학기술 발전에 공이 지대해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명망 있는 과학기술자를 포상함으로써 과학기술인의 긍지를 드높이고자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수상의 영광을 안은 홍 교수는 기상·기후 현상 메커니즘 규명부터 수치예보 모델 개발까지 대기과학 분야에 업적이 탁월한 과학자다. 코끝이 찡한 겨울 초입에 연세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수치모델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며 몰두하고 있었다. 그의 또 다른 도전이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이다.

 

 

세계적 수준의 수치모델링 연구

“수상소감이요? 좋다는 말 외에 어떤 말이 필요하겠어요. 최근 기상·기후 변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된 것이 이번 결과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제12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상 학술상 수상자인 홍성유 교수는 짧은 소감으로 수상의 기쁨을 표현했다. 수치모델링은 변화무쌍한 대기의 흐름을 극히 제한된 물리 방정식으로 풀어낸다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한계를 내포하고 있지만, 일기예보 및 기후 예측의 정확도가 국민 개개인의 실생활은 물론 경제활동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세계 각국은 좀 더 정확한 수치모형개발에 힘을 쏟는 실정이다. 이에 홍 교수는 원천기술을 반영한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하고 중장기 예보를 비롯해 지역기후 및 계절예보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모델개발에 주력해왔으며, 이를 활용한 한반도 및 동아시아의 이상기후 메커니즘 연구도 함께 수행했다. 지난 2000년대 전 세계 과학자들의 협력연구로 신규 개발된 기상연구예측(WRF) 모델에서 홍 교수는 강수 예보에 가장 중요한 강수 물리 알고리즘 등 10개의 독창적 수치 알고리즘을 장착했다. 그가 전 세계 연구그룹 중 가장 많은 기술을 제공하면서 개발에 공헌한 WRF 모형은 150여 개국 현업 기관과 기상관련 연구소·대학 등에서 사용되는 중이다. 더불어 2013년 2월 공군이 기상예측을 위해 도입한 ‘전 지구 지역통합모델시스템(GRIMS)’은 홍 교수의 연구역량을 총 집합한 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전 세계의 기상변화를 한꺼번에 내다보는 해당 기술은 국내에 첫 개발된 국산 기상.기후예측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 대기수치모델은 모델의 역학과정과 물리과정으로 구분되는데 과정별로 적용되는 수치 알고리즘의 정확도가 강수 및 일기현상 예측의 정확도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현업 및 연구기관에서는 수치 알고리즘의 성능이 검증된 모델만이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홍 교수가 개발한 수치 알고리즘 및 원천기술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수치 알고리즘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학술연구 활동으로 유명한 교수답게 그는 과학논문인용색인 SCI(E)급 논문을 100여편 발표했으며, 현재까지 발표된 논문의 총 피인용 횟수만 해도 3,700여회에 달한다. 금세기의 이상기후와 더불어 매일의 일기현상은 점점 더 복잡해졌기 때문에 그의 이러한 연구 열정은 기상 예측의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정확도 높은 일기예보를 통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도전,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개발’

우리는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낯섦’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겁 없이 맞선다면 삶의 궤적은 극적으로 바뀌기도 하는데 홍성유 교수의 삶이 그렇다. 1990년대 초반 서울대에서 학위과정 공부를 마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2000년까지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서 연구 활동에 매진했다. 이후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맨땅에서 ‘논문 100편, 인용횟수 1,000번, 10명의 박사배출’이라는 10년 후의 모습을 그린다. 그리고 정확하게 12년 만에 ‘논문 100편 이상, 인용횟수 3,000번, 박사 13명 배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홍 교수. 타이틀로만 바라본다면 그의 연구인생에서 ‘실패’라는 단어가 동떨어져 보이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저는 매일매일 실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패 뒤에는 반드시 해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죠. 개개인의 능력은 자신의 일에 얼마만큼 집중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를 선택했다면, 나머지 모두를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전이라는 단어에 설렘이 앞선다는 홍 교수는 최근 또 다른 목표를 설정했다. 바로 10여 년 전 모든 것을 버리고 수치모델링 연구개발에 뛰어든 결과 독자적인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한 것처럼, 강단을 뒤로하고 현장에서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개발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포부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현업용 수치예보모델을 개발 및 보급으로 기상재해 경감과 사회 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발족된 (재)한국형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의 단장으로 새로운 인생을 계획하는 홍 교수. 미국 기상청에서의 현장 경험과, 수치모델링과 관련된 자신의 모든 연구 노하우를 내어놓고 도전하는 만큼 그의 포부가 궁금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수치모델링에 대한 연구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하는데서 나아가 대한민국이 선진 기상강국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홍성유 교수의 ‘선택과 집중’이 또 어떤 결과를 낼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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