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술 문화의 중심에 선 위스키의 나라 ‘아일랜드’
세계 술 문화의 중심에 선 위스키의 나라 ‘아일랜드’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3.12.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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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Ireland]


세계 술 문화의 중심에 선 위스키의 나라 ‘아일랜드’





최고의 위스키를 만드는 나라는 스코틀랜드다. 그렇다면 최초의 위스키가 만들어진 나라는 과연 어디일까? 바로 ‘아일랜드’이다.



위스키의 고향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북대서양 북동부에 있는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영화 ‘원스(Once)’의 배경이기도 한 아일랜드는, 섬 전체가 노후한 암석에 의한 연속된 구릉성 고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빙하로 덮여있었기 때문에 각지에 수많은 호소와 이탄지가 있고 나무가 없는 풀밭이 많다. 해양성 기후지만 편서풍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대서양 연안에서는 멕시코 만류의 영향이 강해 고위도에 있지만 비교적 따뜻한 날씨를 가지고 있다. 강우량은 많은 편이며 1년 내내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많다.

이러한 지형과 기후적 특성 때문에 아일랜드에는 숲보다 단단하고 석탄보다는 무른 피트들이 땅속에 널리 묻혀있다. 어떤 곳에는 피트가 땅바닥 위에까지 올라와 있어 호미로 캐기도 할 정도다. 피트는 맥아를 건조할 때 연료로 사용되는 자연 퇴적물로 위스키의 향과 맛을 좌우하는 원료 중 하나로 위스키의 풍미를 결정한다. 아일랜드에서는 위스키를 만들 때 피트를 훈연하지 않아 향이 깨끗하고 맛이 부드럽다.



위스키의 시작 ‘아이리시 위스키(Irish Whiskey)’

위스키는 ‘생명의 물’이라는 뜻을 가진 게일어(Gaelic)인 아쿠아 비테(Aqua Vite)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이밖에도 우스게 바하(Usque Haugh), 보드카(Vodka), 오 드 비(Eau De Vie) 등으로 불렸는데, 이러한 증류주 명칭 역시 아쿠아 비테와 같은 뜻을 가진 ‘생명’과 ‘물’이 합쳐진 단어들이다. 생명의 물이라는 어원을 가지는 위스키라는 단어의 출현은, 15세기 당대의 시대적 맥락과 뜻을 같이 하는데 애초에 증류 기법 자체가 약을 제조하기 위해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당시 위스키의 출발은 일종의 병을 치유할 목적으로 쓰이는 약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위스키의 역사를 거슬러 가 올라보면, 좀 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아일랜드 코크대 냐브 호리간 교수는 “많은 학자들은 증류주의 출현을 약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티미아 문명에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알코올이 이때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당시 알코올은 지금과 같이 마시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된 것이 아니라,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향수 등의 화장품으로 쓰였다고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위스키는 십자군 전쟁과 종교 전파로 인해 증류 기술은 유럽으로 전파될 수 있었다. 현재 위스키라는 이름 역시 이러한 증류 기술의 도입과 궤를 같이 한다. 5세기경 성직자 성 패트릭(St. Partick)이 아일랜드에 처음 증류 기술을 보급하면서, 증류주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증류주의 발달 이후 아일랜드의 한 문헌에 따르면, 위스키라는 단어는 1405년 처음으로 언급됐으며, 스코틀랜드에서는 1494년 “존 코어에게, 왕의 명령으로 아쿠아 비테를 만들다”라는 문헌을 통해 처음 위스키라는 이름이 언급됐다.

최초 위스키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1172년 잉글랜드의 헨리 2세가 이 섬을 정복했을 당시 이 섬에는 증류한 독한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 기록이 위스키에 관련된 가장 오래된 문헌이며 당시 다른 지방에서 증류가 이루어졌다는 흔적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이 지방을 위스키의 초로 보고 있다. 증류기술은 유럽 대륙에 연금술사가 퍼뜨린 기술이 바다를 건너 아일랜드에 전달되어 아이리시 위스키가 태어났으며, 이후 바다 건너 스코틀랜드에 상륙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대 식품공학부 이철민 교수는 “위스키를 탄생시킨 나라답게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은 1800년대 초반 위스키의 최대 생산지였다. 아이리시 위스키는 럼 생산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증류주가 되었다. 그러나 18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스코틀랜드 블렌더들이 증류기의 개발로 적은 비용으로 블렌딩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라고 설명하며, 전통적인 퓨어 팟 스틸기술을 사용하는 증류기를 가진 아일랜드로써는 경쟁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위스키 산업의 중심은 아일랜드에서 스코틀랜드로 자연스럽게 옮겨지게 된 것이다.



아일랜드의 음주문화

아일랜드의 음주문화는 우리나라와 매우 흡사하다. 사람들과 어울려 술 마시는 것을 즐기기도 하고 유럽의 다른 국가와는 달리 Pub분위기도 매우 소란스러운 편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위스키와 맥주 모두 두루두루 사랑 받는다. 특히 흑맥주의 경우 아일랜드의 와인이라고 불릴 정도이다. 위스키 역시 커피에도 넣어 마실 정도로 사랑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칵테일인 ‘아이리쉬 커피(Irish coffee)’의 기원을 아일랜드에서 찾을 수 있다.

아이리쉬 커피는 쉽게 말해 커피와 위스키를 섞어 크림을 얹은 음료이다. 칵테일 바에서도 만날 수 있고 카페에서도 볼 수 있다. 에스프레소와 위스키의 이 강렬한 만남은 소화를 돕는 기능도 있고 피로회복에도 좋다. 아이리쉬 커피는 아일랜드의 포이니스(Foynes)에 있는 공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오랜 비행으로 인한 피로와 추위에 지친 승객들을 위해 조 셰리단(Joe Sheridan)이라는 바텐더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어떤 승객이 셰리단이 제공한 커피를 보고 “브라질 커피냐”고 물었을때, “아뇨. 이건 아이리쉬 커피입니다”하고 대답한 것에서 이 커피의 이름이 탄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아이리쉬 커피는 현재 IBA(International Bar Association)의 정식 음료로 등록되어 있기도 하다.

아일랜드는 19세기와 20세기 문학을 이끌었던 많은 시인과 문학가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오스카 와일드나 조지 버나드 쇼 역시 위스키를 사랑했다. 아일랜드의 음주는 이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관대하기 때문에 문제점도 많다.

실제로 1990년에서 2000년 사이 유럽국가들 중 알코올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였다. 청소년들이 너무 빠르고 쉽게 술을 접할 수 있다거나 음주 운전 문제가 급증해 알코올 통제정책이 필요했다. 그 일환으로 Pub에서 금연정책과 주류전문판매점 제도의 강화를 들 수 있다.

이렇게 조금은 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은 우리나라가 아일랜드에 배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리쉬 커피(Irish coffee)만드는 방법

1. 유리잔에 에스프레소를 따른다.

2. 위스키와 티스푼 하나 정도의 설탕을 넣고 설탕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저어준다.

3. 크림을 조심스럽게 부어 커피 위에 쌓일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서 주의 해야 할 점이 있는데, 크림층이 커피와 섞이지 않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마실 때에도 이들을 섞지 않고 크림을 통과해 나오는 커피를 크림과 함께 마시는 것이 포인트이다.



위스키(Whisky)와 위스키(Whiskey)의 차이점

“아일랜드 사람들이 스코틀랜드에 갈 땐 아이리시 위스키를 가지고 간다”라는 말이 있다. 위스키를 처음 만든 나라인 아일랜드 사람들에게는 스코틀랜드 위스키가 맛없다는 이야기다. 아일랜드 사람들에게 스코틀랜드 위스키를 이야기하면 “우리가 개발한 위스키를 장삿속 빠른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자기네 술인 양 떠들고 다니는 통에 이제는 세계의 술꾼들이 위스키 하면 스코틀랜드를 떠올리게 되었다”라며 목소리에 날을 세운다. 그만큼 위스키 종주국으로써 자부심이 강하며 위스키와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표기법 또한 다르다. 더블린 대학교 프랑코 딜모리아스 교수는 “아일랜드 위스키를 ‘아이리시 위스키(Irish Whiskey)’,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스카치 위스키(Scotch Whisky)’라 부르는데 같은 위스키지만 그 표기법은 조금 다르다. 아이리스 위스키는 Whiskey,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whisky를 쓴다. ‘Whisky’와 ‘Whiskey’의 차이점에서 알파벳 ‘E’는 스카치 위스키가 다른 위스키와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Whisky를 고집하는 것으로, 다시 말해 이 단어 속에는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라는 자부심이 단어 하나에 똘똘 뭉쳐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와 미국 역시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Whisky라는 단어 속에 ‘E’를 추가해 결정적인 차이를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스카치 몰트위스키의 원료는 100% 맥아인데 비해 아이리시 위스키는 몰트 외에 보리, 발아하지 않는 보리, 호밀, 밀 등을 섞어 원료로 사용한다. 즉 아이리시 위스키는 원료만을 놓고 봤을 때 그레인 위스키에 가까운 편이라는 뜻이다. 스카치 몰트위스키는 피트(이탄)을 지펴 직접 건조시키므로 피트향이 술에 배게 되지만, 아이리시 위스키는 원료인 곡류를 솥 안에 밀폐한 채 건조시키기 때문에 피트향이 배어있지 않다는 차이가 있다. 또 스카치 몰트위스키가 두 번의 증류를 거치는 반면 아이리시 위스키는 대형 단식 증류기를 사용하여 3회 연속으로 증류한다는 것도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이다. 일반적인 아이리시 위스키는 오늘날도 여전히 전통적인 퓨어 팟 스틸 생산과정을 유지하고 있다. 원료도 주로 맥아와 보리만 사용하고 전통적인 증류방법을 고집하며 통에서 장기간 숙성시킨다. 이렇게 탄생한 아이리시 위스키는 묵직하고 강한 전통적인 맛을 가지고 있다.


※아일랜드가 가지고 있는 ‘아이리시 위스키(Irish Whiskey)’ 만의 자부심

1. 아일랜드산 보리를 사용한다

2. 맥아와 보리만 사용한다.

3. 아일랜드의 물은 연질로서 위스키 양조에는 최적이다.

4. 3회 증류를 하여 불순물을 제거, 고농도의 알코올을 얻는다.

5. 증류기술은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방법을 계승하고 있다.

6. 증류한 위스키는 셰리통에 숙성시키며 평균 숙성기간은 7년, 10~12년 숙성시킨 명주도 있다.

취재/박성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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