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창조경제
[Economy] 창조경제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3.12.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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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창조경제’ 올바른 정의 내리고 바른 길 설정했나


교훈 삼은 이스라엘 창조경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창조경제’를 강조하며 관심을 모았다. 창조경제는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John Howkins)’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그의 저서 ‘창조경제’에서 “창의력을 바탕으로 여러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는 창조경제에 대해 개인의 창의성과 스킬, 재능 등에 기반한 산업이라고 정의했고,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창조적 자산 혹은 그에 기반한 산업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창조경제의 정의는 아직 막연하다. 박 대통령이 내세운 창조경제의 실현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나아갈 올바른 창조경제의 방향성과 정의에 대해서도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는?

장기 불황과 저성장에 지친 국민은 최대 관심사가 국가의 경제 정책이며, 새 정부에 큰 기대를 걸기 마련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학기술과 IT를 기반으로 경제부흥을 이루고 산업 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 창조의 꽃을 피우는 것을 창조경제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창조경제를 내세우면서 ‘창조’는 이후 모든 정부부처의 최대 키워드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너무 일시에 인기영합적인 제도를 만들면 그것이 계속적으로 적용되기도 어렵다. 지금까지 각 부처들은 경쟁적으로 경제와 금융은 물론 복지와 교육, 문화, 관광, 외교 등 분야에도 창조라는 용어를 갖다 붙여 급조된 정책과 보고서를 내놓고 있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자체와 연구기관, 기업들도 유행어처럼 창조경제를 남발하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며 최대 화두로 떠올랐던 ‘경제민주화’는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를 창조경제가 차지했다. 박근혜 정부보다는 ‘창조경제 정부’라고 불러야 할 판이다”라고 비판했다. 대선 공약과 다른 행보도 있지만 아직 준비되지 않은 단계에서 너무 만연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몰라 혼란스러운 국민들이 대부분인 것도 문제이다.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창조경제가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푸념하거나 정부에 질의하며 의미의 모호성을 지적하고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의원은 “정부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현재진행형이다. 경제연구소와 학자들은 창조경제에 대해 원론적 해석에 그치고 있고, 공무원들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정책의 목표와 방향으로서 공유할 수 있는 개념이 애매해 미궁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관련 논란이 계속되자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 가치로 두고 새로운 부가가치, 일자리,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는 “고용 없는 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창조경제를 통한 한국경제의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인 한마음대회’에서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큰 축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라며 “대한민국 제2의 도약을 이끌어갈 창조경제 주역은 과학기술인과 정보통신인”이라고 말했다.

한 대기업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창조경제의 키워드로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 ‘혁신’, ‘과학기술과 ICT 고도화’, ‘산업 융합’, ‘성장동력 육성’, ‘일자리 창출’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두 국민이 염원하는 사항들이다. 결국 창조경제는 ‘국민행복을 위한 경제살리기’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정부는 더 이상 창조경제에 대한 장밋빛 수사(修辭)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우리 경제의 각종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해 경제를 부흥·발전시키고 어떻게 해야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치밀하고도 구체적·현실적인 창조경제 추진목표와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불통(不通)’ 지적을 받는 대통령과 권위·관료주의가 여전한 정부부터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는 창조적 파괴와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며 애매모호한 개념보다 현실에 바탕을 둔 실체적인 경제정책이 창조경제의 출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기반 탄탄한 만큼 ‘일부 변화’ 추진 필요

“기초과학 분야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유능한 인재가 유입될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을 키워라.”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겸 에너지 벤처기업 테라파워 빌 게이츠 회장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이 같은 조언을 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만나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대한민국 창조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50분 가까이 이뤄진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회적 책임을 겸비한 회장님과 같은 분이 많다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의 실현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의 창조경제 구상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빌 게이츠 회장은 “한국이 창의력을 더욱 활용하고 성공할 수 있는 영역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한 것은 현명한 구상이다. 한국은 여러 가지 장점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다. 양질의 교육, 에너지, 인프라, 세계적 수준의 대기업인 삼성과 같은 탁월한 기반이 있어 창조경제 출발점이 아주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기반이 탄탄한 만큼 특정분야에서의 연구개발 증대와 일부 분야에서의 벤처 활성화, 일부 큰 포지션에 대한 정부 지원 등 다방면에서 ‘일부 변화’를 추진하면 좋을 것”이라며 “실리콘밸리엔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서 재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많아서 지원을 쉽게 할 수 있고 그 결과 ‘성공이 성공을 잉태하는 순환 구조’가 있다. 이와 별도로 정부가 기초과학 연구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창조적 혁신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요소를 묻는 박 대통령의 질문에 유능한 인재들이 적극적으로 관련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키워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빌 게이츠 회장은 “의학이나 컴퓨터 같은 기초과학의 경우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미국에서는 기초과학연구에 있어서 정부가 매우 관대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재정 지원이야말로 창조경제 구현의 든든한 밑거름이라고 덧붙였다.



새 정부의 교훈 이스라엘의 창조경제

이스라엘의 최대 상업도시, ‘봄의 언덕’이라는 뜻의 텔아비브(TEL AVIV)는 지중해 연안을 따라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끊이지 않는 조깅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성경에 나오는 ‘욥빠(아름다운 항구)’엔 관광객과 글로벌 비즈니스맨으로 넘쳐난다. 이곳이 박근혜 대통령과 새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의 모델로 꼽히는 곳이다. 전쟁의 긴장감을 늘 안고 사는 이스라엘은 일상의 국민들이 강력한 에너지를 풍기는 나라이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의 모델로 꼽히는 곳도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역사의 모진 굴곡과 그것을 통한 도전이 교차하는 곳이다. 2000년간 뿔뿔이 흩어졌다 유대인의 동질감으로 1948년 세워졌으며 800만 명이라는 작은 인구는 자원 하나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벤처 창업의 천국으로 불리는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의 창조경제는 DNA가 새 정부가 교훈으로 정했을 정도로 창조경제의 좋은 모델로 손꼽힌다.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인 연세대 미래융합연구소 윤종록 교수는 “이스라엘 창조경제는 7가지 코드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START-UP(창업)의 머릿글자에 숨어있다. S(Second Chance·실패를 두려워 않는다), T(Timing&Trend·시장 니즈에 부합된 기술), A(Army·군대의 경험), R(Re-start·재기프로그램 시스템화), T(Travel·여행이 주는 도전정신), U(Unique·나만의 기술로 승부), P(Pre-research·철저한 시장조사)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윤종록 교수는 7가지 코드 모두가 본 받을만 하고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에 비춰 실패를 두려워 않는다는 점과 군대의 경험, 여행이 주는 도전 정신을 꼽았다. “이스라엘 창업 정신은 도전의 연속이다. 실패는 보약이라고 믿는다. 오히려 실패를 맛본 이가 성공확률이 높다며 재기를 시스템적으로 도와준다. 머리 좋다는 유대인의 유전인자에는 참을성도 있다. 무조건 달려들지 않고, 철저하게 시장조사를 거쳐 나만의 기술을 만들어낸다. 의지와 기술이 있다면 한번 실패했다고 ‘루저’가 되지 않고 끝까지 ‘위너’로 될수 있는 사회, 그것이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근간이다”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풍력분야 선도 기업인 펜탈럼테크놀로지 사기 짜즈카(Sagie Tsadka)회장은 “실패를 하면 나중에 성공확률이 더 높다는 점에서 오히려 실패를 권장하는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이런 재기 프로그램이 시스템화 되어 있다는 것도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요즈마그룹 이원재 한국지사장은 “이스라엘의 유명한 요즈마 펀드는 실패 횟수와 상관없이 ‘강한 기술에 강한 지원’이 있다는 근본 철학이 투영돼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고든 툴럭(Gordon Tulloch) 교수는 “전쟁의 도화선을 안고 사는 특유의 혼란상에서 얻은 반사적인 이익도 있다. 바로 ‘군대의 힘’이다. 이스라엘 정예부대 탈피오트와 EISP 8200는 창조적 DNA를 심어준다. 군대에 있을 때의 창조적 프로젝트 훈련은 훗날 기업인으로서의 영감과 자양분을 준다. 이들은 최첨단 기업의 리더가 돼 이스라엘 경제를 이끄는 역군이 된다”고 전했다. 실제 펜탈럼테크놀로지의 CEO 사기 짜즈카는 9년간 이스라엘의 엘리트부대인 탈피오트(Talpiot)에서 근무했다. 군인시절 저격수가 바람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거기서 창업 아이템 및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것이 최근 주력제품이 된 풍향 및 풍력시스템 스파이다(SpiDAR)다. 스파이다는 스파이다는 미국, 유럽 등지에 수출되며 펜탈럼의 신성장을 이끌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민족성도 창조경제의 밀알이 된다. 이스라엘 전문가인 코이스라 박대진 대표는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군대를 갔다 오면 대개 3개월에서 1년 정도 유럽, 미국 등 해외여행을 한 후 지겨울 때 쯤 들어와 대학에 갈지, 사업을 할지 결정을 하는데 이같은 자유로움에서 얻은 경험이 사업에서의 창조 아이디어로 연결된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창조경제를 교훈으로 삼았다고 우리나라 상황에 무조건 부합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스라엘과 비슷한 민족성과 사회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도 맞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우리는 실패 후 재기확률이 낮은데 비해 이스라엘은 재기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창조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창조 DNA를 참고하고 대한민국의 창조 DNA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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