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 진단과 동시에 치료 가능한 테라그노시스 구현할 터”
“병의 진단과 동시에 치료 가능한 테라그노시스 구현할 터”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3.11.0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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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글로벌연구실(GRL) 신규과제 선정 쾌거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Best GRL Group] 한양대학교 유전자치료연구실 윤채옥 교수

 

“과학자라면 항상 생각의 문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A를 A로만 바라보는 것은 현재 주어진 상황만을 이해할 수 있는 지식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A의 이면에 있는 원리를 바라보며 이를 개념적으로 받아들였을 때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머리에 물음표를 새기고 사는 것이 과학자의 숙명이라고 말하는 윤채옥 교수. 이 때문일까. 그의 기초연구는 실험실에서 머무르지 않고 개발과제로 이어지면서 2013 글로벌연구실(GRL) 신규과제로 선정, 인류 최대의 난치병이라고 일컫는 암 정복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암 진단·치료용 지능형 암세포살상 유전자 약물 전달시스템 개발 목표

바이러스로 암을 이긴다? 바이러스는 대부분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암세포를 표적치료 할 수 있고,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 때문에 바이러스 항암치료법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상용화된 치료제도 존재한다. 이에 한양대학교 유전자치료연구실은 정상세포에는 손상을 입히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해 살상하는 종양살상아데노바이러스(Oncolytic Adenovirus)를 이용, 항종양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차세대 암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유전자치료연구실에서 개발된 아데노바이러스는 암세포 내에서만 선택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증식으로 감염된 종양 세포뿐만 아니라 주변의 종양 세포들도 감염시킨다. 즉 치료효과가 도미노 현상과 같이 계속 퍼져 나갈 수 있어 항종양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고, 주변의 정상세포는 감염되더라도 바이러스의 증식이 억제되어 독성과 부작용이 현격히 감소되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더 이상 치료할 암세포가 없어진 바이러스는 체내의 면역시스템으로 인해 소멸된다. 하나의 연구실에서 기초연구로 시작해 임상실험까지 이뤄진다는 것이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일이지만 유전자치료연구실은 개발된 아데노바이러스를 가지고 ㈜대웅제약과 함께 항암 유전자치료제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쳐 임상으로의 적용 시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여기에서 윤 교수가 강조한 퀘스천 마크가 등장한다. 대부분의 암 환자들은 전이로 인해 생명을 잃게 되는데 이러한 전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혈액을 통하는 방법이지만, 바이러스의 겉 부분이 단백질로 구성된 아데노바이러스는 면역반응을 많이 일으키다보니 전신투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 이에 그는 아데노바이러스의 표면을 나노물질인 폴리머(polymer)로 포획함으로서 전신 투여를 가능하게 하여 향상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연구는 윤 교수가 겸임교수로 있는 미국 유타대학교 약제학·생체공학과 김성완 교수와 공동연구로 진행 중이다.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약물전달 나노시스템 권위자인 김 교수와 체계적인 협력 연구를 진행한 결과, 윤 교수는 ‘2013 글로벌연구실(GRL) 신규과제’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글로벌연구실은 개인이 연구를 잘 해서만 선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릅니다. 연구자 개인에게 6년간 집중적으로 지원해준다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국제적 공동 연구를 통해서 한층 더 수준 높은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과제평가에서 저희 연구가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수 년 전부터 진행한 국제간 협력 연구를 통해서 좋은 연구 업적을 도출하였을 뿐 아니라 앞으로 진행될 공동 연구가 성공적으로 가시화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을 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좀 더 체계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이용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윤 교수는 글로벌연구실을 국제적인 협력연구를 위한 발판으로 삼아 병을 진단(Diagnosis)함과 동시에 치료(Therapy)가 가능한 테라그노시스(Theragnosis)를 구현하는데 목표를 둔다. 이를 위해 연구팀이 보유하고 있는 종양살상바이러스를 김성완 교수의 인체에 무해한 폴리머로 포획하고, 종양을 찾아가기 위한 표적화물질(Targeting moiety)과 치료효과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영상물질(Imaging moiety)을 결합하는 연구를 진행해 암 진단·치료용 지능형 암세포살상 유전자 약물 전달시스템을 개발할 방침이다.

 

“기초연구는 도전입니다”

누구보다 한 발 앞서 도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윤채옥 교수. 그는 인간의 Need를 파악하는 것이 연구의 첫 걸음이라고 설명한다. 윤 교수가 개발한 종양살상바이러스도 처음에는 논문 수준에 불과했지만, 임상에 적용하기 위한 Need를 느꼈기 때문에 표면을 나노물질인 폴리머(Polymer)로 포획하게 된 것이다. 이에 그는 “기초연구를 진행하면 니드를 느끼는 부분에서 소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하면 할수록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도전적이고 선도적인 연구는 니드를 파악하는데서 시작되기 때문이죠”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인지 한양대학교 유전자치료연구실은 바이러스와 바이러스가 아닌 물질을 결합한 연구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논문 수가 가장 많은 연구실이다. 마지막으로 기자를 향해 자신의 비전을 펼칠 수 있는 감사한 기회가 생겼다는 기쁨과 함께 포부를 밝힌 윤채옥 교수. 인터뷰 내내 기자의 머릿속에 떠오른 물음표가 해소되는 순간이다.

“저희는 기초연구를 진행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이용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합니다. 연구자로서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연구를 지속할 것이고,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제가 한 연구들이 논문 한 편으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으로 많은 환자들의 생명연장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치료제로 쓰일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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