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내에서 바이러스 감염의 만성화 과정 규명
인체내에서 바이러스 감염의 만성화 과정 규명
  • 박병준 기자
  • 승인 2013.09.13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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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공동연구 활성화가 필요
[이슈메이커=박병준 기자]

[한국의인물_면역시스템연구부문]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시스템면역학연구실 하상준 교수





1981년 첫 환자가 미국 의학계에 보고되고 1984년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뤽 몽타니에 박사에 의해 발견된 에이즈바이러스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최초의 발병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에이즈를 치료할 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되면 그 무엇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바이러스 감염의 하나인 에이즈에 대응할 방법은 만성화를 막는 것이다. 최근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시스템면역학연구실 하상준 교수는 생쥐 실험을 통해 ‘OASL1’이라는 단백질이 인터페론 생성을 억제하고 면역세포 활성을 저해해 만성 감염을 유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만성바이러스 감염 치료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만성바이러스 감염 과정 규명

감기바이러스 같은 급성바이러스와 다르게 오랜 기간 인체에 남아있으면서 소멸되지 않는 바이러스인 만성바이러스. ‘만성바이러스 감염은 왜 일어나는가’라는 물음에서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시스템면역학연구실 하상준 교수의 연구는 시작되었다. 미국에서 바이러스 감염과 면역에 대한 공부를 하던 그는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어떤 일들이 있기 때문에 후반부에 바이러스가 소멸되지 않는다’라는 가설을 세웠고 초기에 이뤄지는 반응들로 인해 급성바이러스 감염과는 다르게 유도가 된다는 사실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OASL1’이라는 특정단백질이 결핍되면 인터페론의 생성이 억제되는 반응이 나타납니다.. 인터페론의 생성이 억제되는 경우가 바이러스 감염이 만성화되는 굉장히 중요한 경로 중의 하나라는 것을 밝혀냈죠.” 하 교수는 ‘OASL1’ 단백질이 매개가 되는 경로 외에도 다양한 경로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앞으로의 연구는 그 다른 경로를 찾기 위한 연구를 계획 중이라 밝혔다. 그는 “아직 이 연구는 완성형이 아닙니다. 다른 경로도 찾아야 하고,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것이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라며 향후 연구의 방향을 제시했다.

어린 시절 생물공부를 하면서 바이러스 감염이나 암, 현재까지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을 해결할 수 있는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하 교수는 기초연구를 하는데 쉽지 않은 환경을 가진 의사보다 기초 연구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진학을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의 꿈을 향한 첫 걸음이며 앞으로 만성바이러스 감염뿐 아니라 암에 대한 연구 계획 또한 갖고 있다. “만성바이러스 감염과 암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몸 안에 항원이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고, 이 때문에 유도되는 면역반응들이 굉장히 유사하게 관찰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내용과 기술을 암에 적용한다면 면역반응조절 연구를 폭넓게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 교수는 백신 하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자신의 연구 인생에 있어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약을 한 개만 개발해도 굉장히 보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단독연구도 중요하지만 협동연구도 중요합니다”

▲하상준 교수와 시스템면역학연구실 연구진들

하상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진행하는데 있어 단독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면 3년이라는 시간만에 성과를 얻기 힘들었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같은 학교 김영준 교수로부터 단백질이 결핍된 생쥐를 제공받아 예상보다 빠르게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이화여대 장준 교수로부터 관련 재료를 지원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하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협동연구가 없이 빠른 시간 안에 연구 성과를 얻기 힘듭니다. 미국 같은 경우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어서 특정 생쥐를 제공받는데 연락 한 번이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답변을 못 받는 경우도 있지요. 이 자리를 빌어 이번 연구에 도움을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하단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함께 연구를 진행한 박사후 과정 연구원과 대학원생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들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하 교수는 자신의 대학원생 시절을 빗대어 어려움이 있더라도 뚜렷한 목표를 갖고 연구에 매진하다보면 분명 결실이 있을 것이며,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연구는 인생에서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학원생들이 ‘어떤 사람이 되겠다’, ‘어떤 직업을 갖겠다’는 목표보다는 ‘평생을 살면서 어떤 일을 해서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목표를 갖고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내비췄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열심히 연구를 하고 있지만 조금씩 부족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공동연구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하 교수. 그는 학교나 기관과의 공동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격려가 있기를 바란다. “단독연구도 중요하지만 협동연구도 중요합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더 의미있는 연구를 위해 오늘도 실험실에서 밤을 지새우는 하상준 교수와 연구진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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