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와 경쟁해야 세계적인 연구자가 됩니다”
“세계 최고와 경쟁해야 세계적인 연구자가 됩니다”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3.08.26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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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美컴퓨터학회 최우수논문상 수상 쾌거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한국의인물_전산학부문] KAIST 전산학과 정진완 교수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는 비결이요? ‘부단한 열정과 각고의 노력’이라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에 있어서 이 둘이 기본 정석임에는 틀림없죠. 전산학 분야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는 앞서있는 외국의 연구 그룹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앞서 있으면서 또한 열심히 하기 때문에 이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면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세계 최고와 경쟁해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생각과 연구가 달라집니다. 세계에서 최고 권위인 국제학술대회와 저널 논문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세계를 향한 연구열정과 노력 끝에 국내 첫 미국컴퓨터학회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KAIST 전산학과 정진완 교수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쳤다.

 

“문을 두드려라 그리하면 열리리라”

지난 6월 22일부터 27일까지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미국컴퓨터학회(ACM,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데이터베이스 분과(SIGMOD, Special Interest Group on Management Of Data)’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총 372편의 논문이 제출돼 76편이 발표 논문으로 선정됐고, 승인된 논문 중 단 한편만이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KAIST 전산학과 정진완 교수가 그 주인공으로 해당 학술대회에서 국내 연구자가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금번 수상에 앞선 1999년 순수국내연구진이 작성한 논문으로는 최초로 이 학술대회에서 선정된 것을 기점으로 ACM SIGMOD, VLDB, WWW 등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대회에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 끊임없이 문을 두드려온 그이기에 이번 수상이 주는 의미가 남다를 터. 정 교수는 “미국컴퓨터학회 데이터베이스 분과 국제학술대회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대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논문 승인율이 20%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해서 선정만 되어도 만족스럽다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따라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그동안의 노력이 보람되게 여겨집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 교수가 홍콩중문대학교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수행한 이번 논문 제목은 ‘거대 그래프의 삼각형 탐색(Massive Graph Triangulation)’으로, 컴퓨터 주기억장치에 저장할 수 없을 만큼 큰 그래프에서 모든 삼각형을 신속히 찾아내는 방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Facebook에는 10억 명 정도의 사용자와 이들 간에 1000억 개 정도의 친구 관계가 존재하는데 이를 ‘노드’와 ‘에지’로 표현한 그래프는 일반 컴퓨터의 주기억장치에 저장할 수 가 없어서 외부기억장치를 사용하여 저장하게 된다. 하지만 삼각형을 찾아내는 계산은 주기억장치에 저장된 부분에 대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그래프를 분할, 일부씩 외부기억장치에서 주기억장치로 이동해야하는 이유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논문에서는 이동시간과 계산시간이 효율적인 방법을 고안한 이후 최악인 형태의 그래프에 대해 고안한 방법이 최적임을 증명했다. 더불어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그래프로 실험한 결과 고안한 방법이 실제적인 경우에 기존의 방법들보다 훨씬 효율적임을 입증하면서 소셜네트워크 등 방대한 그래프로 표현되는 구조채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4 국제 월드와이드웹 콘퍼런스 국내유치, 국내 정보기술 도약 계기

국내에 전산학과가 없던 1970년대 말, 외국에서 급속히 발전한 전산학을 공부하면서 우리나라 전산학을 개척해온 정진완 교수. 분산 데이터베이스로 박사학위 논문을 쓴 그는 이후 공간 데이터베이스,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 XML 데이터베이스, 센서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시맨틱 웹 등을 연구해오면서 최근에는 ‘웹 3.0 환경에서의 모바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위한 기반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30여 년이 넘게 전산학에 몸담아오면서 해당 분야의 지식과 고민이 남다른 그는 국내 전산학 발전을 위해 이렇게 당부한다.

“국제 전산학계에서는 전산분야의 빠른 기술발전 특성 상 새로운 연구가 우월한 것으로 인식돼 재학, 교수, 연구과제의 심사와 실적평가에서 주요 국제학술대회의 논문 실적을 SCI(Science Citation Index) 저널 논문 실적보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내 전산학계의 SCI 저널 논문 실적을 지배적인 평가기준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경쟁이 심한 주요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 연구진이 논문을 투고하거나 선정되는 것이 저조한 상황입니다. 국내 전산학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학계에서도 국제학술대회의 중요성을 인식, 논문 실적을 반영하는 평가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

전산학계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려온 정 교수는 후학양성과 국내 전산학계의 국제화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그 일환으로 웹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와 최대 규모인 국제 월드와이드웹 콘퍼런스(WWW, World Wide Web)를 2014년에 한국에 유치, 내년 4월에 서울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에서 대회장을 맡게 됐다. 현재 WWW는 IT분야 최대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학술대회로 매년 1,0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웹 관련 기술, 연구결과, 표준, 서비스 등을 광범하게 다루기 때문에 각국이 이를 유치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국내 웹 기술을 국제무대에 알리고 첨단 세계 웹 기술과 서비스 동양을 파악하면서 국내 정보기술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 교수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기자의 머릿속엔 한 가지 질문이 자리잡았다. “당신의 마음은 세계를 품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 일을 위해 당신은 노력하고 있나요?” 이는 비단 기자에게만 국한된 질문이 아니다. 각 분야에서 최고를 목표로 도전하는 모든 이들을 향해 정진완 교수가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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