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그래핀을 이용한 초고강도 신소재 개발
‘꿈의 신소재’ 그래핀을 이용한 초고강도 신소재 개발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3.08.26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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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적 사고는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힘입니다”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한국의인물_신소재부문] KAIST EEWS대학원 한승민 교수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도 않았던 물질 ‘그래핀’(graphene). 0.2 나노미터의 얇은 두께를 가진 그래핀은 물리적·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높고, 기계적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면서도 신축성이 뛰어나고 잘 휘는 기계적 특성이 있다. 즉 화학적, 물리적 특성이 기존 물질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같은 특성 덕분에 그래핀은 빠른 속도와 더 큰 용량, 더 작은 크기, 높은 강화도 등 ‘발전’을 의미하는 모든 조건들을 구현할 ‘꿈의 소재’라고 불린다. 이에 기자는 그래핀의 기계적 특성을 활용, 순수 금속의 강도를 수 백 배 높인 슈퍼 신소재 기술을 개발한 KAIST EEWS대학원 한승민 교수의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

 

구리의 500배, 니켈보다 180배 강한 슈퍼 신소재

KAIST EEWS대학원 한승민 교수와 정유성 교수, 신소재공학과 전석우 교수 공동 연구팀은 순수 소재보다 강도를 수백 배 높인 초고강도 나노복합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7월 2일자 온라인판으로 게재되면서 우수성을 입증 받았으며, 미국 육군국방기술연구소가 그래핀 조각을 금속에 혼합한 복합 신소재를 개발했으나 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 못한 까닭에 꾸준한 연구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한 교수는 “기존에도 그래핀을 포함한 복합 소재가 존재 했지만, 강화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멀티레이어 연구를 진행해온 저희는 융합 연구를 바탕으로 그래핀 금속 복합재료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 연구팀은 금속과 그래핀을 샌드위치처럼 층상구조물의 모양으로 만들어 강도를 높였다. 즉 실리콘 기판에 구리나 니켈 박막을 덮는 ‘화학기상 증착법’을 사용한 후 원자층 그래핀을 금속이 증착된 기판에 옮기는 과정을 반복해 세계 최초로 단원자 그래핀을 포함하는 ‘금속-그래핀 다중층 복합소재’를 제작했다. 이번 연구의 중점은 단원자층인 그래핀을 이용하여 단결정 금속에 비해 수백 배 가량의 강화효과를 입증하고 더 나아가 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의 미세압축실험과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가동을 통해 그래핀 경계면에서의 전위 거동, 즉 강화효과의 메커니즘 규명한 것이다. 결국 금속-그래핀 다중층 복합소재는 단원자 그래핀의 뛰어난 기계적 특성으로 인해 외부의 손상으로 생기는 결함이 내부로 전파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했고, 기존의 금속-금속 다중층이 갖는 특성을 크게 뛰어넘는 초고강도 효과를 나타냈다. 구리-그래핀 다중층 물질은 층간 간격이 70 나노미터(1nm=10억 분의 1m)일 때, 구리만 있을 때보다 강도가 500배 넘었다. 또 층간 간격이 100나노미터인 니켈-그래핀 다중층 물질은 기존의 금속 성질은 잃지 않았지만, 순수한 니켈보다 180배 이상 강도가 높아졌다. 해당 수치는 사용된 금속에서 최대로 나올 수 있는 이론강동의 60퍼센트까지 다다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단결정에 비할 경우 수백 배 이상의 강도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금속 층의 두께에 따라 강도의 제어가 가능함도 입증했는데, 다중층 구조에서는 층간 거리가 줄어들수록 전위가 다른 층으로 움직이는 것이 어려워 강도가 증가하는 특성까지 파악했다.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응용 기대

“복합 신소재에 포함된 그래핀 질량 비율은 0.0004%에 불과하지만, 강도가 수백 배 강화되는 놀라운 결과를 얻은 만큼 자동차·우주항공용 초경량·초고강도 부품이나 멀티레이어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원자로 구조재의 코팅재료,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구조소재 적용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응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개발한 복합 신소재는 강화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산업적으로 쓰일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려있다. 이에 한 교수는 현재 랩스케일 수준에서 제작할 수 있는 복합 신소재를 롤투롤(roll-to-roll) 공정이나 금속소결 공정을 통해 대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후속연구를 계획 중이다.

이번 연구가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뛰어난 그래핀의 기계적 특성을 현실적으로 응용이 가능한 최고강도 복합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연구이기 때문이다. 주로 반도체 분야에서만 응용되어온 그래핀의 기존 틀을 깨고 전위가 전파되는 기존의 현상을 단원자층에 불가한 그래핀으로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었던 것. 이에 한 교수는 ‘융합연구’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번 연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류하면서 연구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즉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견고한 뿌리를 내린다면, 다른 나무들과의 어우러짐 속에서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정원을 조성할 수 있죠.”

인터뷰의 말미, 자신의 분야에서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융합연구를 진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한승민 교수. 연구실을 나오면서 기자가 느낀 것은 단순한 연구성과에 대한 ‘답’이 아닌 한 젊은 과학자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도전정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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