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vation 2013 & Seed] (주)고추와 육종 윤재복 대표
식량자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식량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더 나은 품종, 병에 강한 품종개발은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다. 더욱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식량자원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키워주고 있다. 이에 오랜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탄저병 저항성을 가진 고추 품종을 개발하며 희망적인 소식을 전해온 (주)고추와 육종 윤재복 대표를 만나봤다.
탄저병 저항성 품종 개발
고추의 유전과 육종 관련해 18년째 연구해오고 있는 (주)고추와 육종 윤재복 대표는 노력의 결실로 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하면서 주목을 받게 됐다. 한식에 있어서 빠지지 않는 고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작물중 하나이지만 그동안 해마다 발생하는 탄저병이란 병으로 수확량이 줄고 값싼 수입산에 밀려 많은 농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었다. 고추 탄저병은 고추농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병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습기가 많은 몬순기후의 동남아 국가 대부분과 중국, 인도 등지에서 주로 피해가 발생한다. 해마나 국내 고추 면적의 20~30%에서 발생해 그 피해액만도 1,000억 원에 달할 만큼 치명적인 병해지만 세계적으로 상업화된 저항성 품종은 없는 상태로 농약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윤 대표는 저항성 품종에 관심을 가지며 ‘농촌진흥청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 식물분자육종사업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전 세계 천여 개의 고추 유전자원을 수집해 수년 간 저항성이 있는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남미원산지의 근연종인 C. baccatum에서 저항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재배하는 종과 달라 교배가 어려운 점이 과제로 떠올랐다. 교배원인 두 종간에 불화합성이 큰 이유로 배배양이란 과정을 거쳐서 일대잡종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세대를 진전시키기 위해 수많은 여교잡 작업을 통해야했고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유전자는 재배종에 가까우면서 탄저병 저항성 특징을 가진 새로운 고추가 탄생할 수 있었다. 탄저병 저항성 품종은 금년 100여 군데 농가로 보급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종자 산업 강국으로의 발돋움
(주)고추와 육종은 다양한 저항성 유전자를 동시에 컨트롤해 한 품종에 넣을 수 있는 분자 마커를 사용해 고추 역병, 바이러스 등 복합내병성 갖춘 품종 개발에도 노력하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유묘기 어린잎을 사용해 DNA상태에서 품종이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으로 밭에 심기 전부터 테스트가 가능하다. 분자 마커를 통한 품종 개발은 기존 육종에 비해 1/3 정도 육종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3~4배 정도 육종의 효능을 높일 수 있어 이 또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IT와 반도체 산업보다 종자산업의 중요성과 규모를 인식하고 종자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글로벌 종자 개발을 통한 종자 강국 실현을 위해 금년부터 골든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종자 수입으로 인한 로열티로 매년 엄청난 금액이 유출되던 것을 우수한 종자 개발로 수입대체·수출증대를 꾀하고자 한다. 이에 중·단기적인 계획을 세웠지만 초반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책정된 연구비가 시행과정에서 상당부분 차이를 보이며 연구 진행에 힘을 보태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윤 대표는 한국 종자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종자수출협의회 총무를 맡으며 수출의 과다경쟁을 막고 시장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재복 대표는 “종자수출협의회가 조금 더 단단한 내실로 업계 단결을 꾀하고 활발한 활동을 통해 종자산업 발전에 기여를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흔들림 없이 오직 한 길만 걸어오며 열정을 쏟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확고한 신념을 내비치는 윤재복 대표. 그의 곁에서 자신들의 연구에 자부심을 느끼며 꿋꿋이 매진하는 임직원들이 있기에 고추 종자에 있어서는 언제나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