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힐링’을 넘어 ‘예방’을 실천하는 심리상담전문가
정신적 ‘힐링’을 넘어 ‘예방’을 실천하는 심리상담전문가
  • 류성호 기자
  • 승인 2013.04.09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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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사회적 관심, 예방상담을 통해 이뤄낼 것입니다”
[이슈메이커=류성호 기자]

[여성의 날 - 심리상담전문가] 용인송담대학교 유아교육과 조희순 교수

 

 

청소년의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사소한일에도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기 일쑤인 것이 요즘 세태다. 이는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와 이를 속 시원히 내비칠 수 없는 사회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람들이 어머니의 품을 떠나기 전, 앞으로 있을지 모를 질병을 대비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받듯이 정신적 건강에 있어서도 예방적 치료가 중요할 터. 자라나는 인재들을 자신의 아이처럼 소중히 여기며, 정신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넓은 품으로 안아주고 있는 인물이 있어 한달음에 달려갔다. 현장에서 만난 용인송담대학교 유아교육과의 조희순 교수, 때로는 인자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때로는 함께 나아가는 동반자의 모습으로 유아기부터 성인까지 사람들의 마음속 힐링을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다.

 

숙련된 심리상담전문가, 문제의 원인을 찾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한 시간, 기자를 반갑게 맞이한 조희순 교수의 연구실에는 다양한 장난감과 함께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모래상자이다. 유아교육과이기 때문에 장난감이 있는것은 당연하지만 모래상자의 용도가 기자는 내심 궁금해졌다. 간단한 인사 후 인터뷰를 이어갔을 때 비로소 범상치 않는 물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20여 년을 모래놀이상담과 함께 해온 조 교수는 모래상자를 마음을 들여다보는 창(窓)이라고 표현한다.모래놀이 속에 나타나는 무의식을 통하여 사람들은 자신이 의식하지 못했던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작업을 할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놀이에는 자신의 무의식이 묻어나게 마련이다. 이처럼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는 세심한 배려를 그녀는 실천하고 있다. 놀이 하나에도 의식이 묻어난다면 원인을 알고 해결할 것도 빠를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지긋이 고개를 저었다. 조 교수는 “원인을 알 수는 있지만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인간의 무의식을 다루면서 그녀가 항상 느낀 것은 무의식속에 잠재된 문제의 원인의 배경에는 사회현상을 떼놓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한다. 과거와 달리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풀어갈 수 없는 현실은 사람들의 정신을 고립되게 만든다. 사람은 스스로 항상성을 가지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며 극복하기 위한 원동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조절능력이 약화되고 스스로 통제력을 잃을 때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학원폭력 등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까지 점점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 조 교수는 정신력 약화의 원인을 어린 시절 외부로부터 오는 억압과 스트레스를 스스로 이겨낼수있는 힘이 탄탄해지기전에 자신의 방어기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의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사회현상에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가 핵가족화 되고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고 있지 않은 지금의 현실에서 조 교수의 말에 힘이 느껴졌다. 이러한 문제는 이제 일부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에 나타난 문제다. 미처 성장되기도 전인 유아동기에 겪는 스트레스와 압박들을 제대로 해소할 수 없는 사회구조가 정신력 약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즉, 인격형성의 초기인 영유아기 때부터 경쟁사회의 압박과 스트레스를 겪은 아이들은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함께 정신력의 약화로 진행된다. 일찍이 조희순 교수는 자신의 심리상담연구소를 통해 뜻이 있는 부모들과 함께 방학기간동안 집단 상담에 앞장서면서 아이들의 예방치료에 대해 느낀바가 많다. 그 바탕에는 그녀가 아이들이 견딜 수 없을 만큼의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을 받으면 그와 동일한 방법으로 해소를 하려는 경향이 큰 것을 연구를 통하여 경험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상처받은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여 얻게 된 트라우마들은 폭력이나 폭언으로 이어지지만 원인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도와주는 사람들을 찾기 어려운 현실. 거듭된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조희순 교수는 “이런 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영유아기에 건강한 정신력을 만들 수 있는 사회구조가 돼야 합니다”라며 “그래서 자아가 독립을시작하는 시기인 영유아기, 또는 아동기부터 예방치료가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어울림 프로그램’ 가능성과 희망을 보다

조희순 교수의 노력이 이어지던 가운데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한 ‘어울림’ 프로그램은 그녀가 내심 가지고 있었던 의지를 실천할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됐다. 항상 아이들의 미래를 염려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조 교수였기에 한달음에 재능기부를 결심할 수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 해주기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늦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들이 정신적으로 약해지면 국가의 존치에 위기가 오잖아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교육자로서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기에 ‘어울림 프로그램’과 같은 미래를 위한 현장을 뒷전으로 할 수 없었다.

‘어울림 프로그램’은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최초로 전국 16개 시도에 집단상담프로그램을 시도한 것으로서 서울지역에서는 한국상담대학원 대학교의 강순화 교수를 주축으로 운영됐다.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는 국가가 인정한 상담전문가 양성의 요람으로 어울림프로그램에 27인의 상담전문가를 투입하여 실시할 것을 요청받았는데 이는 그만큼 국가가 상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심리상담 전문가와 더불어 진행된 어울림 프로그램에서 조 교수가 함께한 학생들은 구로중학교의 아이들이었다. 조 교수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우선했다. 전문상담가로서 조 교수는 상담가가 가져야 할 소양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그녀는 “상담가가 티끌만큼이라도 권위를 가지고 상담을 한다면 진정한 소통이 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듣고 이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라고 제언했다. 아이들과의 소통이 이뤄지고 난 뒤, 조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담아 집단 상담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노력이 빛을 발했던 것일까? 타인에 대한 배려를 알지 못하던 아이들이 점차 마음을 열고 서로를 아껴주는 모습에서 그녀는 감동을 느꼈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녀가 조심스레 보여준 아이들이 준 편지는 당시 변화를 느낄 수 있기에 충분했다. 타인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던 아이들이 남긴 편지에 빼곡히 감사와 이해, 더불어 다음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말들은 그녀가 기대했던 변화 이상의 의미일 것이다. ‘공감과 소통’이라는 주제로 이뤄진 이번 프로그램에 동참해준 관계자들에게 더없이 고마움을 전한 그녀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집단상담의 가능성을 보게 됐습니다. 청소년들의 힐링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관심과 기회들이 한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요?”고 라고 기자에게 반문했다. 조 교수의 반문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졌다.

 

 

자아성찰과 성장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터

미래를 아끼고 생각하는 조희순 교수가 지금까지 청소년들의 힐링에 앞장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일까? 심리상담전문가로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그녀가 가진 모토는 바로 ‘긍정’에 대한 믿음이었다. 자아의 성장에는 단계가 있듯이 상담을 통해 소통과 교감을 이루는 것만이 상담의 끝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그녀다. 교감과 소통이 이루어졌다면 내담자의 자아성장을 통해 한사람이 자존감을 가지고 온전히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도와줄수 있어야 진정한 상담전문가라고 전한다. 이를 위해 아이들에게는 누군가 자신을 지지하고 믿어주고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인간의 누구나 전 인생을 통해 자신만의 ‘굳 인어프마더(Good Enough Mother) - 충분히 만족한 어머니’ 즉 절대적 수용자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을 살면서 힘들 때마다 그로 인해 용기를 얻고 자신을 성장시켜 갈수 있다. 영유아기, 아동기에 이룩한 건강한 자아의 성장은 훗날 사춘기를 비롯한 스트레스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자아성장을 조력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자신이 소장으로 있는 상담센터를 통해 유아기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상담 - 예방상담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질병의 예방접종이 아닌 정신의 예방접종을 실천하려 하는 것이다. 어른들은 가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어린 아이가 고민이 있어봤자 어른들만 하겠냐?’고 하지만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이며 자신 나름의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조 교수는 “3세 전후를 시기로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합니다. 아이라고 하더라도 고민의 크기와 질이 성인보다 작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말이죠”라고 강조했다.

건강이란 무릇 신체의 건강함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건강하다고 표현한다. 많은 의사들이 신체의 건강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면 그녀와 더불어 심리상담가들은 마음의 건강을 지켜주는 진정한 의사들이 아닐까? 현재 강단에서도 대학생들의 자아성찰과 자존감 성장 교육으로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을 교육해야하는 유아교사를 양성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조희순 교수를 통해 만들어질 정신이 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본다.

취재/류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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