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스타트업 생존, 투자만이 정답일까?
[이슈메이커] 스타트업 생존, 투자만이 정답일까?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8.07.09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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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스타트업 생존, 투자만이 정답일까?

투자에 앞서 올바른 사업 생태계 조성 필요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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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시작한 기업가라면 분명히 자금난에 시달릴 각오를 했을 것이다. 때문에 스타트업 기업가들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건다. 좋은 투자를 받기 위해 좋은 유치 프로세스를 확보해야 하며, 양질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자들에게 아이템에 대한 어필을 해야 한다. 이후 까다로운 심의과정까지 거쳐야만 비로소 투자 유치에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과정이 절대 녹록지만은 않다. 최근 들어 스타트업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유치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펀드나 펀딩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현장에서 뛰는 스타트업 기업가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투자에 대한 다양한 시각 필요

투자유치를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보통 VC(벤처캐피털)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기업의 업력과 성향, 필요로 하는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해 VC보다 더 적합한 투자처를 알아놓는 것이 필요하다. VC들은 벤처투자계의 주류로 분류되기에 언젠가 거쳐야 할 이들이지만, 그 전에 선행돼야 하는 과정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투자 형태는 다양하게 구분된다. 보통 엔젤투자자, 전문 액셀러레이터,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중소기업진흥공단과 같은 정책자금,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 증권, 은행 등 다양하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를 중심으로 소액투자자들이 모여 진행되는 크라우드펀딩이 성행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자들과 스타트업이 매칭되어 투자가 실행되는 과정은 보통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하지만 참여한 모든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대비한 다양한 플랜을 마련해야만 한다.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라는 무기가 손에 들려있어야 한다. 때문에 스타트업 기업가들은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져 자신의 사업을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수정, 보완도 필요하다.

  올해 초 투자유치에 성공한 서울에 있는 한 스타트업 기업가는 “최근 국내에는 스타트업 붐이 일며 각 정부 부처에서 창업지원 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불안정하기에 무턱대고 투자유치에 모든 기대를 걸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충북 제천에서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인 다른 기업가는 “대단히 많은 스타트업 기업가들이 투자를 위해 서울 및 수도권에 밀집하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하지만 시야를 조금만 넓혀 다른 시·군·도에서의 사업을 검토해본다면 충분히 길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지방에서도 스타트업이나 초기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분야별 특화된 클러스터가 조성돼있고, 지원 시스템도 수도권 못지않게 잘 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자생력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

현재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실은 어떨까? 복수의 전문가들은 과도한 정부 주도의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지원금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장기적 안목에서의 지원이 아닌 단발성 지원정책에 그칠 수 있기에 오히려 스타트업 생태계의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스타트업 기업가들이 20~30대의 젊은 청년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투자 권력을 쥐고 있는 대기업 관계자나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이들의 능력보다 ‘경험이 부족해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학연, 지연 등으로 얽히고설킨 시장에서 혈혈단신 아이템 하나만 믿고 뛰어든 기업가들에게는 IR의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대전에서 IT 관련 스타트업을 경영하고 있는 H 씨는 “창업 준비를 위해 연고가 없었던 서울 지역에서 트레이닝 과정을 거쳤었다.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같은 학교를 나온 창업 준비생과 멘토분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자주 갖더라. 그곳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이 궁금했고, 나 역시 창업에 절실했기 때문에 함께 자리를 갖고자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결국 그들과 자리를 갖지는 못했다”며 “여기서 아쉬웠던 점은 그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왜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속된말로 아직 ‘연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투자유치를 포기하고 자생력을 키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분에 대한 압박이나 투자처의 실적 요구로 인해 기업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기보다는 애초에 투자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한양대학교 학연산클러스터에 입주해있는 한 스타트업 기업가는 “설립 초기에는 투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투자 준비 과정에서 조금씩 기업의 사업 방향이 수정되게 됐다”며 “우리가 처음 스타트업에 뛰어들었을 때의 목표를 고민하게 됐다. 투자가 진행되면 이 목표에 빠르게 안착할 수는 있지만, 과연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좋은 투자자를 만나 즐겁게 사업을 펼칠 수 있겠냐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투자 유치를 포기하고 외주 프로젝트, 작은 규모의 수익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기업의 자생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현재는 투자 계획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자가 그동안 만나본 투자 유치 희망 스타트업 기업가들은 대부분 법률과 행정 업무에 큰 애로사항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투자 유치에 많은 과정이 있고, 이를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을 오롯이 기업 대표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스타트업 기업이 대기업과 같은 분담 구조로 갈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구조가 아닌 정말 투자가 필요한 기업, 그리고 사업 방향을 이해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기업과 투자자의 매칭이 선순환되는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가 조성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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