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문학적 상상력을 공학에 담아내다
[이슈메이커] 문학적 상상력을 공학에 담아내다
  • 김종서 기자
  • 승인 2018.07.02 16: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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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종서 기자] 

 문학적 상상력을 공학에 담아내다
MAMS 기술의 상용화 이룩하고파

 


MAMS(Multi-Access Memory System)는 동시에 다수의 데이터를 접근 가능하게 만드는 다중 접근 기억장치이다. MAMS의 이론적 가능성은 1971년에 검토됐고, 그 후 IBM 연구소에서 슈퍼컴퓨터의 기존 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기억장치로 연구됐다. 하지만 그 복잡성과 속도의 저하가 가져오는 단점이 극복되지 못하고, 결국 대체되지 못한 채로 남았다. 충남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박종원 교수는 이런 MAMS의 한계를 극복하였고, 더욱 개선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MAMS와 응용분야인 영상처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재능으로 피워낸 놀라운 결과
다중의 기억모듈을 사용함으로서 메모리 액세스 시간을 크게 향상시키고 캐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처리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MAMS는 일정한 수행 시간과 속도 향상이 요구되는 실시간 영상처리 분야와 의학 영상처리분야에서 우수한 성능을 나타낼 수 있다. 마침 충남대 의대 팀에서 MAMS의 응용분야인 영상처리에 관심을 가졌고, 박종원 교수는 CT와 MRI 영상을 이용한 의학영상처리 알고리즘의 연구에 참여하게 돼 국내외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를 등록하는 성과를 이뤄 내기도 했다. 그는 이 원천기술을 확보해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연구 및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이제 외국기술보다 우수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박 교수가 한국과학기술원의 석사과정을 지내던 1980년 5월 어느 날, 그는 IBM연구소에서 6년 간 연구하여 발표한 MAMS에 대한 IEEE TC(Transactions on Computers) 논문을 읽고 개선의 여지를 느꼈다. 당시 MAMS기술은 정체돼있던 상황이었다. 그는 논문을 읽던 중 문득 떠오르는 대로 자신의 개선안으로 MAMS회로를 그려내기 시작했고, 당시 지도교수가 IBM연구소를 방문해 그가 개선한 결과를 발표했을 때의 반응이 사뭇 대단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게 됐다. 짧은 기간에 석사논문을 인정받은 박 교수는 스스로 논문을 쓰는 실력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 일을 계기로 자신의 논문을 IEEE TC에 단독으로 발표하는 등 국내외 학회에 논문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국내 대기업과 연구소에 초청되어 연구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MAMS의 활로를 열었던 때를 지금까지의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는다. 
  박종원 교수는 “석사 2학년 때 연구실에서 혼자 IEEE TC의 논문을 읽으며 논문의 개선이 이론상으로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지금까지 연구해오며 많은 순간들을 거쳤지만 그때의 순간을 뛰어넘는 경험은 없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스스로 능력을 일깨웠던 그 순간이 그가 지금까지도 기술연구에 몰두하는 강렬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문학과 공학을 어우르다
박종원 교수는 어린 시절 서울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조폐공사에 입사해 국내 최초로 주화를 만들었던 아버지를 바라보며 공학도의 길을 꿈꿨다. 문학에 재능이 있었던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아버지의 영향력이 더욱 크게 다가왔던 것이다. 
  박종원 교수는 일찍이 공학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색과 철학을 좋아하는 문학도이기도 했다. 대학 시절 철학적 수필을 집필할 정도로 재주가 있었지만 결국 택한 것은 공학이었다. 현재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 교수는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공학과 문학을 통해 과거의 성과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원 교수는 “석사 논문을 쓰며 MAMS회로를 그리던 그 때, 상상하던 대로 그려냈던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초석이 된 것 같다”며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던 것이 좋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가지고 있던 문학적 상상력이 공학적 창의력으로 연결된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전혀 다른 두 분야가 어우러진 것”이라고 전했다. 어쩌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분야를 섞어 낼 수 있었던 것이 그가 기억하는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있게 작용한 것이다.
  박 교수는 공학이 자신의 삶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나타내고 그 재능을 기부하게끔 기능한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공학은 다른 이들에게 무언가를 베풀 수 있게 해주는 것이며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발판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치의 대물림이 이뤄져야 한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박종원 교수는 MAMS의 상용화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술력을 자부하는 그는 또한 그 기술력이 꼭 국내에서 먼저 꽃 피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문학가로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철학에 대해 얘기해 주고 싶다고 전했다. MAMS의 상용화와 집필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을 즐거운 듯 말하는 박종원 교수. 진실로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기쁘게 얘기하는 그는 누구보다도 당당해 보였다. 쉽게 예상치 못할 공학과 문학의 하모니를 이뤄내는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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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 2018-07-30 16:36:19
이슈메이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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