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ssue] 외교 도구로 사용되는 ‘음식’
[Social Issue] 외교 도구로 사용되는 ‘음식’
  • 박유민 기자
  • 승인 2018.06.17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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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취재/박유민 기자] 

음식으로 보는 외교

먹고, 마시고..  외교 도구로 사용되는 ‘음식’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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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방송에서는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의 음식이 이슈가 됐다. 남북정상회담 주요 음식이었던 ‘평양 옥류관 냉면’을 메인으로 소개하며 앵커들이 시식하는 연출을 통해 ‘음식외교’ 가 가지는 의의에 대해 ‘남북관계의 교량 역할을 하는 음식’임을 강조했다.


 회담 분위기 요약해주는 상징물로 


지난 4월 27일 CNN방송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의 음식인 평양냉면을 소개했다. ⓒCNN 홈페이지
지난 4월 27일 CNN방송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의 음식인 평양냉면을 소개했다.
ⓒCNN 홈페이지

정상회담을 비롯한 외교·정치적 회담에 어떤 음식이 소개되었는지에 따라 그 메뉴는 회담의 분위기를 요약해주는 하나의 상징물이 되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서울에서도 급격한 ‘평양냉면’ 붐이 일었다. SNS인증열풍까지 불면서 평양냉면을 제대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생겨나기도 했다. 지난 4월에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했을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보였던 미국식 저녁 메뉴가 화제가 됐다. 미국식 저녁 메뉴에 약간의 프랑스식이 가미된 문화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나타내는 메뉴라고 회자되며 시리아 폭격 등에서 함께 했던 프랑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해석되기도 했다.

한편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평양냉면 이외에도 특히 눈에 띄는 생선 메뉴에 정치적 색채가 짙다는 비판도 있었다. 물고기의 한 종류인 달고기 구이와 뢰스티(전 모양으로 부친 감자채)가 그것인데, 영국 BBC방송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찬 메뉴를 소개하며 ‘음식 외교학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위스 음식인 뢰스티에 대해 김 국무위원장이 10대 때 스위스에 유학했을 당시 접했을 것으로 보이는 음식이라고 말하며 음식 외교분야 한 컨설턴트는 “남북한 모두에 있는 여러 지역을 떠올리게 하기에 통일 메뉴로 평가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음식 외교는 남북한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이뤄져 왔다. 실제 많은 나라간 상호 관계 개선을 위해 성찬을 차리고 의미를 담은 노력을 하지만 음식과 관련된 사고 사례도 있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과정에 일본을 찾았다가 2번째 코스 요리인 ‘캐비어를 올린 연어회’와 ‘후추 소스를 끼얹은 쇠고기 구이’를 먹던 중 구토를 하며 졸도 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당시 한국의 노태우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위문 화환을 보내고 이어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곧 회복했다고 해명했지만 그 여파로 민주당 소속의 빌 클린턴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일본 방문 이전까지 대단한 인기를 자랑하던 부시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인상으로 내비쳐지면서 정치적 인기는 급속도로 식어갔다. 


디저트와 패스트푸드까지 ‘외교적 결례’ 혹은 ‘특별 이벤트’로 해석되기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만찬 디저트  ⓒ요리사 세게브 모셰 인스타그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만찬 디저트 ⓒ요리사 세게브 모셰 인스타그램

또한 지난 4월 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졌던 만찬(저녁식사)에 신발 모형의 디저트가 대접되어 논란이 일었다. 디저트 메뉴였던 초콜릿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검정 구두 모형 위에 올려진 채 식탁에 올랐는데, 일부 외교관들은 이에 대해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한 일본 외교관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신발을 식탁위에 올려놓는 경우는 없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디저트는 요리사의 작품일 뿐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는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한편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던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햄버거 협상’의 현실화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콜라와 햄버거를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광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와인과 샴폐인을 즐기며 와규 스테이크 등 최고급 요리를 즐기는 음식 취향을 가졌다고 전해진다. 북미 정상회담이 전례없는 파격적이고 특별한 만남인 만큼 두 정상간 ‘햄버거 만찬’을 즐기게 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이날 북미정상회담에 햄버거는 등장하지 않았다.


음식외교가 기대되는 이유


함께 뭔가를 먹는 경험은 서로 친밀한 관계를 이끌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윤활유로 작용하기도 한다. 많은 관심과 의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성사되는 ‘정치적 식사’인만큼 음식이 만들어내는 의의와 양국간의 미묘한 신경전, 돋보이는 센스와 배려 등이 ‘음식외교’를 더욱 기대하도록 만드는 요소다. 음식을 먹는 행위가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은 세상에 정서적 소통을 가능케 하는 매력적인 도구가 앞으로 있을 정상회담과 이후 외교에는 어떤 영향과 파급력을 갖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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