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에 모든 답이 있다
내 마음 속에 모든 답이 있다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3.03.23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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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 치유, ‘보태는 것’이 아닌 ‘뺌’에서 비롯
[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Mental health

 

‘마음근육’ 만들기

 

 

우리가 실패하는 원인은 대부분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이 문제이다. ‘자, 열심히 하자!’라고 결심했는데,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귀찮은데 그만 두자’라고 마음이 제멋대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중략) 이처럼 우리의 의식에서 일어나는 ‘생각’은 제멋대로이고 우리가 하려는 일을 방해하기까지 한다. 즉,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 하는 생각의 방해를 받아 마음대로 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거꾸로, 마음속에서 제멋대로 굴며 우리를 지배하는 생각을 멈출 수만 있다면 스스로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게 된다. - 코이케 류노스케의《생각 버리기 연습》中

 

한국과 일본 신세대 스님의 ‘생각병 없애는 법’

지금 한국과 일본은 ‘승려 열풍’이 불고 있다. 종교가 불교가 아니더라도 스님이 쓴 책, 스님의 말 한마디를 SNS를 통해 전해 듣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스님 ‘코이케 류노스케(小池龍之介)’가 쓴《생각 버리기 연습》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혜민스님이나 법륜스님의 책 역시 꾸준히 베스트셀러로 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님들의 SNS는 다방면에서 현대인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도쿄 도심 속 작은 주택가 건물 속 ‘쓰키요미지 절’에서 홀로 생활하는 ‘코이케 류노스케(小池龍之介)’스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 스님이자 명문 도쿄대학교를 졸업한 34살의 신세대 스님이다. 류노스케 스님이 우리나라에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베스트셀러로 화제를 모았던《생각 버리기 연습》의 저자였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뇌 속에서 말을 가지고 노는 생활만 하기 쉬운데요. 그것은 사실 굉장히 강한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입니다. 즉, ‘생각 버리기’,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대신에 몸으로 느끼거나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능력을 회복시키자는 것이 중심이에요.” 류노스케 스님은 마음먹은 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무수한 생각들에 대해 현대인들의 ‘생각병’이라고 정의했다. 많은 이들이 스님의 책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스님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과 잡념을 없애는 법, 오감(五感)과 호흡에 집중하고 뇌를 쉬게 하는 ‘휴뇌법’을 소개하며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자 했다.

복잡한 빌딩이 들어선 서울 도심 속의 ‘제따와나 선원’은 1996년 서울대학교 수학과 박사과정 중에 출가한 ‘일묵스님’이 선원장으로 있는 수행공동체다. 안정되고, 빛나는 미래를 보장받은 청년이 출가를 결심하게 된 것은 진정한 마음의 행복을 찾아서였다. 그가 설명하는 수행, 즉 명상이란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나 아직 오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매달리지 말고 경험하고 있는 ‘현재의 내 마음’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연예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너무나 잘 압니다. 그러면서 평생을 함께하는 자기 마음에 대해서는 하나도 몰라요. 자기 마음을 모르고 산다는 것은 인생을 정말 의미 없이 산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정한 행복이란 것은 어떤 외형적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모든 행복을 느끼는 그 주체는 마음이란 거죠.” 일묵스님이 현대인들에 가하는 일침이다. 두 스님의 말은 한결 같다. ‘마음의 병’을 없애는 법은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라 치유된다는 것이다.

 

명상이 ‘호르모인 도파민’ 수치 더 높여

지난해 5월, 신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인 <뉴로사이언스레터>에 한국고유의 뇌파진동명상이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키워준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평균 3년 6개월 정도 꾸준히 명상을 한 명상그룹과 그렇지 않은 일반그룹의 스트레스 검사, 심리반응검사 등을 했을 때, 명상하는 그룹이 긍정적인 상태에서 분비되는 ‘호르모인 도파민’의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일반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긍정적 심리 상태가 부정적으로 변하지만, 명상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명상이 머리를 맑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명상은 다양한 의학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4년 전부터 서울대병원 정신종양클리닉 <유방암 환자를 위한 만남 - 명상프로그램>에서 꾸준히 명상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안정경(57)씨. 안 씨는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치료가 끝난 이후, 대부분의 암환자들이 홀로 남겨진 기분을 느낀다. 그러나 간단한 스트레칭과 명상 호흡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을 통해 우울, 불면, 식욕부진 등이 많이 호전되었다”고 말했다.

“명상의 알려진 효과는 수면장애, 식욕부진, 피로감,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효과가 있고 통증 예방에도 상당히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전하다는 증상개선에 대한 의학적인 증거들이 입증됐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함봉진 교수의 말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과거, 특별한 깨달음을 원하는 사람들만의 수련 신비적, 종교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왔던 명상은 지금은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고 전했다.

 

스티브 잡스를 성공으로 이끈 ‘명상’

“여러분들의 삶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낭비하지 마세요. 타인의 소리들이 여러분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미 마음과 직관은 당신이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했던 이야기다.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라”라는 광고로 세상에 존재를 알린 애플의 CEO이자 25세 때 재산이 1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실리콘밸리의 청년 갑부 대열에 이름을 올린 그의 이면을 누구나 화려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 에이미 프레보스키 교수는 “스티브 잡스가 세상에 알려질 당시의 모습은 방에는 간단한 스탠드 조명과 스트레오, 명상을 위한 방석이 있었다. 그가 세상에 알려질 당시 가부좌를 한 젊은 시절 스티브잡스의 모습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이었다”고 밝혔다.

프레보스키 교수는 “젊은 시절의 스티브 잡스는 ‘코분 치노’라는 일본 선승을 평생 멘토로 삼고, 명상 수행을 생활화 했다. 애플 제품의 근간을 이루는 ‘단순함’과 ‘창조적’ 아이디어는 바로 이런 동양적 깨달음과 명상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CEO들도 명상이나 단전호흡을 통해 건강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받고 있다. 삼성SDS 김인 사장은 매일 아침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5시에 기상해 헬스클럽에서 걷기운동하기 전 간단히 명상 시간을 가진다. 김 사장은 평소 “육체와 마찬가지로 정신역시 단련이 필요하다”며 명상에 집중하면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정신력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네트웍스 정만원 사장은 ‘기(氣)수련’으로 정신력을 키운다. 2003년 2월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이 대규모 분식회계사건으로 위기를 겪었을 때 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장을 맡으면서 정확한 판단과 적절한 조치로 단기간에 회사를 회복시켰다. 정 사장은 당시 “기수련을 통해 고요한 마음을 적절하게 유지시켜 복잡한 업무 상황에서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한 것이 위기를 벗어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내 영혼의 우물에도 ‘에피슈라’가 필요하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40년 이상 마실 수 있는 물을 담은 바이칼 호수는 ‘시베리아의 푸른 눈’으로 불린다. 물이 수정처럼 맑아 바닥까지 들여다보인다. 330개가 넘는 강줄기에서 흘러드는 물을 품으면서도 2500만년간 어떻게 한결같은 맑음을 유지해 왔을까?

“답은 에피슈라(바이칼 호수에 사는 새우)에 있었습니다. 모래 알갱이만큼 작은 새우들이 이물질들을 다 삼켜버려 물을 정화시키는 것이죠. 이 작은 생명체를 키우는 방법이 명상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2005년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맹추위에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앞에 선 고도원 작가가 얻은 깨달음이다.

잡지사와 중앙지 기자로 일했던 고 작가는 김대중 대통령 연설 담당 비서관을 지내며 ‘하루하루 쫓기고, 메말라 부서지는 삶’을 경험했다. 2001년 8월 ‘희망이란’ 제목의 첫 편지로 시작한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10년 넘게 독자들에게 e메일로 보내고 있다. 300만 명이 넘는 독자의 답장을 읽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답장을 100% 확인해요. 무더운 여름에 소낙비가 온 것도, 수능이 끝났다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일이 벌어졌다는 소식도 고스란히 글들을 통해 전해 듣죠. 사회적 공기를 품은 독자들의 편지가 제 삶의 ‘에피슈라’이기도 합니다.”

고도원 작가는 현재 충청북도 충주에 명상 센터 ‘깊은산속옹달샘’을 운영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마음근육을 단단하게 하고 있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춤바람이 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깊은 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오감을 깨워 내 몸을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명상의 첫 시작이다.

명상센터 참가자 김무영(32·작곡가)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압력밥솥에 말라붙어 있던 오래된 밥풀이 내 머릿속에서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사로잡혀 있던 개인적인 생각들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시야로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 서재훈(47·자영업)씨는 “많이 울었다. 슬퍼서 운 것이 아니라 지나간 시간의 제 자신을 돌아보니 너무 불쌍했다. 그런 나 자신을 돌아보니 눈물이 났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자신의 반성과 성찰을 통해 충분히 자신이 처한 환경을 긍정적으로 돌릴 수 있었는데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채운 제 머리는 남의 탓만 하면서 점점 더 깊은 늪으로 자신을 밀어 넣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백을 통해 또 다른 자신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멈춰서면 마음이 고요해지죠. 세상이 고요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고요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들립니다. 복잡한 도시로부터 떠나온 사람들이 잠깐 멈춰 자신의 ‘첫 마음’과 마주하는 순간, 가득했던 마음의 응어리가 누그러지고 마음 깊은 곳에서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고도원 작가는 마음치유에 대한 생각을 전하면서 다시 한 번 사람들에 되물었다.

“그들이 이토록 눈물을 흘리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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