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Ⅱ - 온라인 음원 조작]
[조작 Ⅱ - 온라인 음원 조작]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8.05.31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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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조작 Ⅱ - 온라인 음원 조작]

사재기에서 스텔스 마케팅까지

음원 조작은 가요계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일

최근 대한민국은 ‘조작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조작 문화가 만연되어 있다. 뉴미디어와 SNS의 발달로 과거처럼 광장에 모여 대중에게 여론을 호소하기보다 댓글 하나, 클릭 하나로 얼마든지 여론을 만들고 조작할 수 있는 시대다. 얼마 전 정치권을 흔들었던 일명 드루킹 사건은 정치적 목적의 댓글 조작이었다. 정치권뿐 아니라 문화계에서도 조작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특히 음원차트 조작과 공정성 논란은 지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음원 차트 논란, 국민 청원까지 등장

최근 무명에 가까웠던 가수 닐로는 ‘지나오다’라는 노래로 음원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닐로의 음원 차트 순위 급상승을 두고 조작 논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당 앨범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노래로 그동안 음원 차트 순위권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갑작스러운 역주행에 모두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닐로의 노래가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던 시간대는 새벽 1시에서 4시까지였다. 이 시간대는 흔히 아이돌 팬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시간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전통적 음원 강자인 트와이스, 엑소, 빅뱅, 위너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심지어 닐로와 같은 소속사인 그룹 장덕철과도 비슷한 행태로 음원 역주행을 한 바 있다. 닐로의 음원 차트 1위가 사재기나 부정적 방법에 의한 결과물이 아니냐는 의심이 이어진 이유이다.

  음원 차트의 조작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번 ‘닐로 논란’을 계기로 음원 조작은 공론화될 조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문체부에서 부디 ‘닐로’ 와 ‘장덕철’ 의 음원 사재기와 순위 변동 사건을 해소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해당 게시자는 “왜 갑자기 어느순간 페이스북에서 광고 하나만 때리면 바로 1위를 하거나 순위가 기하학적으로 올라간답니까? 예전엔 이러지 않았었는데 말이죠. 정말 세상 참 살기 좋아졌습니다. 기계로 사용해놓고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대요. 참 어이가 없어서 부디 문체부에서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의 내부 실세 그리고 음원 순위를 올려주는 기계의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주세요”라며 문화체육부 차원의 조사를 요구했다. 해당 청원 글은 게시 하루 만에 8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얻었고, 5월 11일 현재 5,000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음악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 마련 필요

가수 닐로의 논란이 이어지자 소속사 측에서는 음원 조작 및 사재기 등의 부정한 행위는 없었다고 강조하며 적절한 SNS 마케팅을 이용하고 분석한 결과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얻게 된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인 멜론 측 관계자 역시 비정상적 플레이가 있으면 시스템 특성상 차단되고 음원 차트에 집계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덧붙여 관계자는 다수의 ID를 갖거나 유사 패턴의 ID 생성 역시 제한되고 있기에 닐로의 실시간 차트 1위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소속사와 멜론의 발표에도 네티즌들은 편법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여기서 제기된 편법이란 닐로의 소속사가 마케팅이라고 밝힌 ‘스텔스 마케팅’이다. 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비용을 받고 콘텐츠를 홍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홍보용이라는 걸 드러내지 않는다. 우연히 알게 된 것처럼 포장한다.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이라 이러한 스텔스 마케팅을 불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닐로의 소속사인 리메즈엔터테인먼트가 바이럴 마케팅 사업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역시도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라며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스텔스 마케팅이 적법한 마케팅인지 편법인지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서 가요계 음원 사재기 현장이 드러나기도 했다. 해당 언론은 소문으로 나돌았던 1억 원에 1만 개 아이디로 원하는 음원의 스트리밍 수를 늘려 차트 순위를 급상승시킨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언론이 공개한 영상은 브로커들이 고객 검수용으로 직접 촬영한 것이다. 이 영상에서는 다수의 컴퓨터와 휴대폰을 이용해 특정 음악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모습이 드러났다. 브로커 역시 중국 각지에 사재기 공장이 운영 중인 것을 인정하며 본인들이 먼저 제안하기보다 소속사 측에서 의뢰받는 경우가 더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원 대중문화 평론가 음원 사재기는 가요계 모두를 피해자로 만든다며 정부 관계 부처와 기획사, 음원사이트가 조금 더 의지를 갖고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용자들도 음원 차트에 맹목적인 신뢰를 보이기보다 개인의 음원 선택 기준과 취향에 따라 더 성숙한 자세로 음원을 이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장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 음원 시장의 교란에 대해 실시간 차트 폐지가 대안이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합니다. 음악을 듣는 것뿐 아니라 ‘좋아요’ 등의 평점이 함께 차트에 반영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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