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의 진화 웹툰(Webtoon), 그 한계를 벗다
한국만화의 진화 웹툰(Webtoon), 그 한계를 벗다
  • 김용호 기자
  • 승인 2013.02.2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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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는 ‘병맛(?)’, 내용은 감칠맛!
[이슈메이커=김용호 기자]

[Webtoon] 참을 수 없는 매력, 웹툰

 

바야흐로 웹툰(Webtoon)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네이버 140편, 다음 60편 등 포털사이트에 정기적으로 연재되고 있고 있으며, 현재 연재되는 웹툰은 수백 건에 이르고 생활형 웹툰 작가만도 500명을 넘어섰다. 웹툰(Webtoon)은 ‘웹(web)+카툰(cartoon)’을 지칭하는 합성어로써, 웹브라우저를 기반으로 연재되는 만화다. 특히 스마트시대에 발맞춘 언제 어디서나 웹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용이성으로 인해 소위 ‘병맛만화(?)’라 불리는 웹툰은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신(新)한류문화 ‘웹툰’


2012년 12월 7월 저명한 경제학자 ‘슘페터’가 각종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그가 검색어 1위를 한 배경이다. 인기 웹툰 작가 조석의 <마음의 소리>중 한 여학생은 끝말잇기의 절대단어인 ‘탄산마그네슘’을 사용했지만, 다음 차례가 된 남학생이 ‘슘페터’로 완벽 방어에 성공하며 위기를 벗어난 모습이어서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에 네티즌들은 ‘슘페터’라는 단어의 의미를 궁금해 하며 검색하기 시작했고, ‘슘페터’는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슘페터’를 접한 네티즌들은 “마음의 소리 덕에 슘페터를 알게됐다”, “절대단어 슘페터”, “슘페터 끝말잇기의 새로운 열쇠” 등의 다양한 반응에서 웹툰의 파급력을 보는 듯하다.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콘텐츠 시장동향에 의하면 웹툰은 일일 평균 이용자 3,000만 명 주간 조회 수 2억 회로 집계 돼 하루가 멀다 않고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는 스마트 시대로 변화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데,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만화를 접하는 과정이 종이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대중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게 됐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따라 오늘날 웹툰은 프랑스의 그래픽노블, 미국의 코믹스, 일본의 망가 등과 같이 한국만화를 대표하는 키워드이자 새로운 만화표현기법으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한창완 교수는 “현재 웹툰의 가장 큰 특징은 용이한 접근성과 무료라는 이점을 들 수 있는데, 그로인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음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웹툰을 무료로 즐기게 됐다. 포털사이트의 경우 자신들의 사이트로 더 많은 고객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하나의 주요 콘텐츠로 이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웹툰작가가 되기 위한 입문과정 또한 남다르다. 전통적인 만화는 대개 유명 작가의 화실에서 밑그림을 그려가며 도제식으로 실력을 쌓고 공모전을 거쳐 만화잡지에 연재함으로써 이루어졌다. 그러나 웹툰이 등장하면서 그런 복잡하고 긴 절차가 사라졌다. 누구나 아이디어와 재미있는 이야기만 있으면 하루아침에 만화작가로 활동하는 게 가능해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 웹툰 인기 작가는 보통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서 연재를 시작해 인기를 끌면 포털사이트에서 연재를 제의받아 대중적 인기를 모았다. 자신의 홈페이지 ‘강풀닷컴’에서 연재를 시작한 뒤 다음에서 인기를 이어간 강풀 씨가 대표적이다. 또한 독특한 이야기 구조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마음의 소리> 조석이나 <이말년 시리즈> 이말년(본명. 이병건)의 경우도 그렇게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진지하게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황당하고 허무한 결말로 소위 ‘병맛만화’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병맛만화’는 어떤 대상이 ‘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며 ‘병신 같은 맛’의 줄임말로써 네티즌 사이에서 쓰이고 있는 인터넷 용어다.

만화라는 특성은 사실 심각하지 않다는데 있다. 하지만 웹툰은 진지함은 고사하고 내 주위에서 일어났던, 혹은 언제든 일어났을 법한 얘기들을 담고 있다. 현실을 유쾌하고 황당하게 비판하며 재창조하는 위트로 네티즌의 인기와 지지를 받는다. 그림체마저 예쁜 펜으로 섬세하게 처리하지 않고 다소 거칠고 추상적이어서 내용과 맞아떨어지는 힘을 지니고 있다. <신과 함께>라는 웹툰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주호민 작가는 웹툰을 그리게 된 계기를 밝히며 “대학에서 애니메이션 학과에 다니다 입대했다. 제대하고 나니 학과가 없어져서 학교를 그만두게 됐고, 황당한 기분에 군대에서 직접 겪은 이야기를 그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의 인기를 끌게 되니 얼마 후 연재 제의가 들어오더라”고 말했다. 이처럼 웹툰은 형식과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데 가장 큰 강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웹툰은 사회비판적 목소리와 현세대의 실태를 고발하기도 하는데, 작가 마인드C의 웹툰 <강남미인>은 성형공화국 대한민국의 실태를 꼬집었고, 신의철 작가의 <스쿨홀릭>은 ‘스승의 날 편’을 통해 현 교권의 추락과 위상에 대해 재조명했다. 이처럼 웹툰은 재미에만 그치지 않고 날로 변화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며 진화하고 또 진화하고 있다.

 


충무로(路) 바람타고 영화로(路)


충무로가 인기 웹툰작가 모시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독자들을 통해 이미 대중화에 성공한 웹툰의 검증된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제작사 입장에서 영화를 제작할 때 흥행이라는 요소를 빼놓을 수는 없는데, 이러한 제작사의 걱정을 한시름 덜어주는 것이 바로 웹툰의 영화화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들어 흥행에 성공한 스크린셀러의 예와 일맥상통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며 이야기의 힘을 검증받은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들게 되면 우선 스토리의 대중성은 보장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에 힘입어 많은 웹툰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웹툰의 인기를 입증한바 있지만 최근 들어 그 인기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여러 웹툰의 영화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들은 벌써부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웹툰의 영화화에 독보적 존재 강풀작가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편의 관객수는 공식통계 기준 총 712만 9,338명을 동원했다. 웹툰이 영화화된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작품은 윤태호 작가의 이끼다. 강우석 감독이 제작한 영화 <이끼 2010作>는 338만 관객을 기록하면서 웹툰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배우 김수현을 주인공으로 영화 제작에 들어가 개봉일을 맞추고 있다. ‘2011년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만화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한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도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창 시나리오 작업 중이고,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웹툰 기안84의 <패션왕>은 <강남 스타일>로 제목을 바꿔 2013년 가을께 편성을 예정하고 있어 웹툰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신과 함께>, <목욕의 신>, <사이코스릴러엄마> 등의 인기 웹툰 작품이 영화화 결정이 된 상태다.

  그렇다면 제작자가 아닌 팬들이 웹툰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웹툰이 실사로 제작되면서 어떤 배우들이 작품속의 인물로 그려질까 하는 싱크로율도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웹툰의 영화화 소식은 항상 팬들에게 ‘주인공을 맡을 배우는 누굴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실제로 웹툰 ‘이끼’가 영화화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끼’ 애독자들은 어떤 배우가 이 역할에 잘 어울린다 등을 토론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또한 ‘이웃사람’에 캐스팅 된 김윤진을 두고 네티즌이 “완벽한 캐스팅이다”, “너무 잘 어울린다” 등의 반응을 보인반면 ‘이끼’의 경우 노인 역에 배우 정재영이 캐스팅되면서 팬들 사이에서 싱크로율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새 시장 창출, 홍보효과도 쑥쑥


웹툰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기업의 광고나 이벤트 등에 웹툰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에서 070플레이어 서비스의 홍보를 위해 웹툰 공모전을 진행한 바 있다. 영화 <늑대 소년 2012作>은 거꾸로 영화 홍보를 위해 웹툰을 제작했다. 영화를 보기에 앞서 작품의 감성이나 분위기 등을 웹툰으로 먼저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석재 LG유플러스 HT사업담당 상무는 “고객들에게 070플레이어라는 신개념 집전화 상품을 이번 ‘070플레이어 웹툰 공모전’을 통해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창의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070플레이어의 특징과 장점을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NHN은 ‘네이버앱’ 서비스를 소재로 한 새 광고 ‘네이버 앱피소드(Naver APPisode)’를 선보였다. 광고는 ‘네이버 웹툰’을 활용했다. 지난 2005년 서비스 시작 이래 새로운 작가와 콘텐츠를 지속 발굴해온 네이버와 웹툰 작가들이 기존 플랫폼을 넘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보여준 것인데, 이번 광고에는 웹툰 작가들이 기획부터 제작까지 직접 참여했다. 조석 작가의 ‘네이버앱 지식iN’편은 일상생활에서 네이버앱을 개성 있게 사용하는 모습을 특유의 위트와 함께 담았다.

  KB국민카드 역시 브랜드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총 16편의 브랜드 웹툰 ‘K-Toon, 생활의 힘’을 KB국민카드의 공식페이스북 ‘팬진’과 ‘공식트위터’에 연재했다. 이처럼 대기업들까지 웹툰의 재미를 이용해 기업의 이미지와 고객의 흥미를 유발시키며 웹툰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박석환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략기획팀장은 “웹툰을 그리는 창작자와 이를 소비하는 독자들의 환경이 동일해지면서 정서적 합일치가 이뤄졌다”며 "기존 만화와는 또 다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구조에는 서툰, 웹툰

“나 만화 그만둘까. 성실히 쭉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잔고는 항상 별로 없고, 이런 생활이 벌써 5년이 넘어가.” 네온비 작가의 신혼생활을 다룬 웹툰 <결혼해도 똑같네>에 나온 대사 중 하나다. <결혼해도 똑같네>는 실제 부부의 연애 시절 남편의 고민을 다룬 내용이다. 웹툰의 인기가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의 현실을 반영하는 듯 한 대사다. 웹툰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새로 각광받거나 반짝스타로 뜬 작가의 경우 대부분의 원고료도 올라간다. 기본적으로 웹툰 작가들의 수입원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다. 작가들은 작품을 포털에 연재하고 포털은 작가에게 원고료를 주는 식인데, 원고료는 대개 작품의 인기, 작가의 경력 등에 따라 6가지 기준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웹툰 서비스의 인기와 함께 작가들의 수익이 안정화되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웹툰 작가로 전업한 경우도 적지 않다. 한 포털 관계자는 “작가들을 인기도에 따라 대략 세 등급 정도로 나눌 수 있고, 그에 따라 원고료 역시 차이가 크다. 특히 인기 작가들의 경우에는 출판 서적 판매나 영화, 드라마 등 저작권료는 모두 작가의 수익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때문에 몇몇 인기 작가들의 경우 웬만한 인기 연예인 못지않은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처럼 어마어마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스타 작가가 10여명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2차 콘텐츠 판매가 어려운 비인기 작가들의 경우 작품을 준비 중인 단계에서는 원고료 등의 실질적인 수입도 끊기는 예도 빈번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포털을 통해 정식으로 데뷔 전 아마추어 만화가들의 신춘문예대전 격인 ‘나도 만화가’ 등에 웹툰을 올리는 지망생들의 경우는 경제적 어려움이 더 크다. 꾸준히 포털사이트를 통해 웹툰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지망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데뷔 작가들과 같은 안정적인 원고료 수익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작가들의 수익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NHN의 ‘라인’이나 다음의 ‘마이피플’, 카카오톡에서 판매 중인 ‘이모티콘’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내놓는다 해도 결과적으로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스타작가 일수밖에 없다”며 “작가지망생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다양한 상생 모델 개발을 시도 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밝혔다.

  웹툰은 한국만화의 진화형태이자, 대한민국만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웹툰과 같은 형태의 만화를 즐기는 나라는 없으니 말이다. 웹툰은 매우 흥미로운 오락거리이자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확대 발전하고 있는, 우리만의 자랑스러운 만화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웹툰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하나의 만화장르로 인정받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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