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과 전진 국민의 삶 속으로
통합과 전진 국민의 삶 속으로
  • 김용호 기자
  • 승인 2013.02.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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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통합이 실현되는 희망의 새시대를 열겠습니다”
[이슈메이커=김용호 기자]

[Cover Story] 박근혜 대통령 취임

 

대한민국의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취임했다. 국회 의사당앞 광장에서 ‘희망의 새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진행된 이번 취임식은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비전이 잘 담겨진 ‘국민대통합’에 맞춰졌다. 이번 취임식은 세대와 지역 간 계층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가 꾸려졌다. 참석자 수는 약 7만 명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 중 약 3,000명에 이르는 국민 특별초청인사는 국민대통합·사회적 약자배려·조국수호·국제평화·민생안정·미래가치창조 등의 가치에 부합하는 인물들로 선정됐다는 평이다. 국민 특별초청인사 중 대표적인 예로 고(故) 김구 선생의 손자 김양씨, 4·19 민주혁명 회장 문성주씨, 제주 4·3 평화재단 이사장 김영훈씨, 고 한주호 준위의 부인 김말순씨, 고 이태석 신부의 형 이태형 신부, 삼호해운 석해균 선장 등 100명은 국민대표로서 취임식 단상에 올랐다.


 


대통령 취임사 키워드 ‘안보’와 ‘민생’


취임식은 2월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렸다. 국회의사당 광장은 1987년 개헌을 통해 직선제로 선출된 제13대 노태우 대통령 이후부터 취임식장으로 사용돼왔다. 박 대통령 또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존중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국회의사당 광장 취임식 전통을 따랐다. 헌정 사상 최초 여성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주제는 ‘통합과 전진-국민의 삶 속으로’로 정해졌다. 국민대통합을 위해 하나로 모인 국민적 에너지를 바탕으로 희망찬 새 시대로 나아가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첫 취임사는 먼저 역대 대통령 취임사와 마찬가지로 국정비전과 국정과제가 중점적으로 담겼다. 또한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강조했던 ‘국민대통합’, ‘민생’과 같은 국정비전이 취임사에 포함됐다. 아울러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북핵 실험의 강행은 북한 스스로 세계적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며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간략하게 분석하자면, ‘안보’와 ‘경제’문제를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취임준비위 회의 당시 “우리 경제나 안보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취임식을 시작으로 또 한 번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희망과 용기를 국민께 드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적이 있다. 북핵 문제 등 외교안보정책과 관련, 자신의 외교안보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기본 정신은 유지하겠지만 이를 포함한 모든 외교안보정책은 ‘튼튼한 안보’가 근간이 될 것임을 거듭 강조했으며, 동시에 북한에 오판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대북 억지력 확장과 중국 등 국제사회와 완벽한 공조를 이뤄낼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했다.

또한 경제 분야는 ‘국민행복을 여는 희망의 새 시대’라는 국정 목표에 맞춰 중산층 70% 복원과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민생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일자리가 국민 최대의 관심사라는 점에서 경제성장률이 아닌 고용률을 경제운용의 중심지표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취임사는 역대 취임사의 절반인 15분 분량으로 핵심만 전달됐다.

 


국민대통합 반영한

        사회각계각층 인사 고루 참석


이번 취임식은 취임 당일이 대보름인 점과 세시풍속 등을 고려해 참석자와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박근혜 정부’ 취임식은 크게 임기 개시를 알리는 보신각 타종행사, 식전 문화공연, 본 행사, 식후 행사 순서로 진행됐다.

  취임 행사는 오는 25일 0시에 새정부의 임기 개시를 알리는 보신각종 33회 타종으로 시작됐다. 보신각종 타종은 지역과 계층 등을 고려해 선정된 18명의 국민대표가 참여했다. 타종 국민대표로는 대일항쟁·건국·참전용사·산업화·분단극복·조국수호·민생안전·소년소녀가장·다문화·과학기술·컨텐츠산업·한류·스포츠예술·학문교육·중소기업·봉사선행·역경극복·국제평화 등 각 분야를 상징하는 인물들로 선정됐다. 김진선 취임준비위원장은 타종행사와 관련해 “검소한 행사를 기본으로 한다”면서 “당일이 대보름인 점과 세시풍속 등을 고려해 참여자와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타종 직후에는 강강술래 전통 예능 보유자 4인을 비롯해 전 참가자들이 ‘행복한 세상 맞이 강강술래’ 놀이를 벌였다.

  취임식 당일 오전 10시에 열린 식전행사는 통합의 차원에서 건국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각 시대상을 반영하는 영상과 함께 출연진이 시대적 대표곡을 부르는 국민화합의 한 마당이 됐다. 우선 1950~60년대를 상징하는 공연으로 뮤지컬팀이 미스터 브라스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관악연주에 맞춰 5060시대 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벌였고, 신세대 트로트 가수로 잘 알려진 장윤정씨가 무대에 올라 ‘노오란 셔츠의 사나이, 님과 함께’ 등을 열창했다. 이어 뮤지컬 배우 남경주씨와 가수 쏘냐가 1970~80년대 대표곡으로 ‘고래사냥’을 공연한 뒤 뮤지컬 팀이 ‘여행을 떠나요’를 노래하며 객석과 함께 호흡했다. 1990~2000년대를 맡은 아이돌 JYJ는 가요 ‘난 알아요’를 비롯한 90년대 대표곡 리믹스와 2002년 한국 월드컵 응원곡인 ‘오! 필승코리아’를 불렀다. 식전행사의 마지막 무대에는 월드스타 싸이가 올랐다. 싸이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대표곡 ‘강남스타일’로 취임식 분위기를 축제의 장으로 후끈 달아 올렸다.

  이어지는 본 행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대표 30명과 동반입장하면서 시작됐다. 동반입장자는 단상에 오르는 국민대표 100명 중에서 인생스토리와 연령·지역 등을 고려해 뽑았다는 게 취임준비위 측의 설명이다. 본 행사는 구체적으로 국민의례·식사·취임선서·의장대 행진 및 예포발사·취임사·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애국가는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바리톤 최현수씨가 불렀고, 축하공연은 안숙선·인순이·최정원·나윤선 4명의 디바가 국민합창단과 함께 피아니스트 양방언의 ‘아리랑 판타지’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꾸며졌다. 이어 박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을 환송, 행진하는 것으로 취임식 본 행사가 마무리됐다.

  본 행사 뒤에는 박 당선인이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의 희망메시지를 낭독하는 ‘복주머니 개봉행사’가 진행됐다. 당선인이 365개의 복주머니에서 꺼내 읽게 될 희망메시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정책제안 코너에 모인 국민의견이다. 박 대통령은 이 행사를 마친 뒤,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으며 청와대에 입성했다. 오후 4시에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취임을 축하하는 경축연회가 외교사절 등 국내외 각계 대표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어 오후 7시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요 외빈이 참석하는 외빈만찬을 진행했다.

 

 


취임식을 만드는 사람들


취임식 행사의 총감독은 윤호진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이 맡았다. 한국뮤지컬협회 초대 회장을 지낸 바 있는 윤 원장은 국내 뮤지컬계의 대부로 꼽힌다. 윤 원장은 뮤지컬의 인기가 높지 않았던 1990년대 중반부터 창작 창작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몽유도원도’ 등을 연출해 히트시킨 경력을 지닌 실력가다. 특히 ‘명성황후’는 한국 창작뮤지컬 사상 최초로 100만 관객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윤 원장과 함께하는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시카고’, ‘맘마미아’, ‘아이다’, ‘렌트’ 등 해외 원작의 대형 뮤지컬을 국내 무대에 올려 히트시키며 대표적인 공연기획자로 손꼽힌다. 현재 명지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영화뮤지컬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인 박 대표는 대선 당시 새누리당에서 문화특보 및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문화단장을 맡은 바 있다. 취임식 기획사로 선정된 중소 이벤트 회사인 ‘연하나로커뮤니케이션즈’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중소기업 육성에 역점을 둔 박 대통령의 뜻에 따라 선정된 ‘연하나로커뮤니케이션즈’는 1985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이벤트 전문회사로 전체 직원 70여 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연하나로커뮤니케이션즈’는 ‘86 서울아시안게임’ 식전문화행사 및 공식행사 연출, ‘88 서울올림픽’ 식전 문화행사 및 공식행사, ‘2002 한일월드컵’ 개막식 등 굵직한 국제행사들을 담당하며 업계에서는 기린아(麒麟兒)로 통한다.

 


역대대통령 취임사를 알면, 5년이 보인다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가장 신경 쓰는 건 취임사다. 취임식의 하이라이트인 취임사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 핵심을 녹인 키워드의 보고(寶庫)다. 집권 5년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힌트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이 이뤄진 후 최초의 대통령인 노태우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과거 대통령들이 써온 ‘본인’, ‘나’ 대신 ‘저’라는 호칭을 처음 썼다. 그러면서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시대’를 선언해 87년 직선제 개헌에 따라 일반 국민의 표로 선출된 첫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우리와 교류가 없던 저 대륙국가에도 협력의 통로를 넓게 할 것”이라는 대목은 소련·동구와 수교를 성사시킨 북방정책을 예고했다. 또한 “휴전선에도 화해의 봄을 가져 옵시다”라는 언급은 91년 남북 간 화해와 불가침, 교류협력을 약속한 기본합의서 채택으로 이어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선 유독 ‘신한국’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다. 12차례나 언근 된 이 말은 김영삼 정부 5년을 관통하는 화두였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신한국은 보다 자유롭고 성숙한 민주사회”라며 “신한국 창조를 위해선 ‘한국병’이란 정신적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신경제’와 ‘신교육’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밌는 점이 당시 여당이었던 민자당은 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되자 아예 당 이름을 ‘신한국당’으로 바꿨다.

  IMF 외환위기에 당선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었다. ‘금 모으기 운동’을 예로 들며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취임사 도중 ‘고통분담’이라는 부분에서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울먹인 일화는 유명하다. 또한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가 대화를 통한 대타협으로 국난 극복의 주춧돌을 놓았다”며 강조한 ‘노사정 협의체’는 국민의 정부 내내 사회갈등 해소책의 틀이 됐다. “세계는 지금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대목은 ‘벤처기업 붐’으로, “북한이 원한다면 정상회담에도 응할 용의가 있다”는 언급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무슨 지역 정권이니, 도(道) 차별이니 하는 말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 임기 내내 호남 인사 기용이 이어지면서 ‘지역 편중 인사’란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임기 내내 강조한 ‘권위주의 타파’의 예고였다. 또 취임사에서 18번이나 언급된 ‘동북아 시대’는 ‘동북아 균형자론’ ‘동북아 물류허브’ 등으로 구체화되며 노무현 정부의 정책 키워드가 됐다. 또 “남북한 사이에 하늘과 바다와 땅의 길이 모두 열렸다”고 말한 대목은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북한을 찾은 첫 대통령이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중도실용’과 ‘선진화’는 이 대통령 임기 5년의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의 전반기 대북정책 키워드인 ‘비핵·개방 3000’도 취임사에서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 자신의 개인사도 처음으로 담았다.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골 소년이 노점상, 고학생, 일용 노동자, 샐러리맨을 거쳐 대기업 회장, 국회의원과 서울특별시장을 지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됐다”며 “대한민국은 꿈을 꿀 수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과 결혼했다. 한 나라의 수장이자 대표적 지도자로서 안팎으로 시끄러운 안보와 경제, 민생문제를 어떠한 리더십으로 풀어나갈지 벌써부터 기대되고 설렌다. 자의든 타의든 이제는 대한민국의 대내외적 얼굴인 대통령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5년간의 정직한 국정운영으로 살기 좋고, 부강해지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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