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마음을 빼앗는 자 불황도 비켜간다
고객의 마음을 빼앗는 자 불황도 비켜간다
  • 유재명 기자
  • 승인 2013.01.28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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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소비를 이끌어내는 경영전략 필요
[이슈메이커=유재명 기자]

[Business Strategy] 불황 극복 
                                        고객의 마음을 빼앗는 자 불황도 비켜간다
                                       가치 있는 소비를 이끌어내는 경영전략 필요
 
계속되는 경제 침체에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매출이 눈에 띄게 오른 기업이 있는가하면 문을 닫고 사라진 기업도 있다. 일본 패스트패션회사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불경기에 사람들은 불필요한 물건은 사지 않는다. 하지만 필요한 상품은 폭발적으로 팔린다”라고 말한 것처럼 글로벌 경기 불황 속에 공격적 마케팅과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전략으로 현명하게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객과의 소통으로 공감대 형성
커피 하나로 전 세계 시장을 제패한 스타벅스의 창업자 하워드 슐츠 회장. 그가 최근의 경제위기로 매출이 줄자 직원들에게 서비스란 단어를 버리라는 엉뚱한 메시지를 던졌다. 커피를 파는 서비스 회사가 ‘서비스’를 버리면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단 말인가. ‘서비스’를 대신할 수 있는 또 다른 ‘무엇’이 있다는 말인가. 그가 서비스란 단어 대신에 찾아낸 것은 바로 ‘관계(Connection, Relationship)’라는 단어다. 슐츠 회장은 고객과 어떤 가치로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느냐가 불황을 이기는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지금까지의 서비스는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친절하게 고객응대를 잘하면 되는 것으로 간주됐다. 슐츠 회장이 생각하는 서비스를 뛰어넘는 신(新) 서비스는 고객과 끊임없이 연결고리, 즉 커넥션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매장 직원들이 주문을 받으면서 상냥하게 고객을 향해 ‘무엇을 주문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이것은 친절한 서비스에 불과하다. 하지만 만약 어떤 손님이 꽃을 들고 매장에 찾아와 커피를 주문하면 ‘오늘 좋은 일 있으신가봐요?’라고 물은 뒤 주문을 받으면 고객과 매장 직원 사이에 새로운 대화, 즉 관계가 시작된다. ‘오늘 우리 아들 졸업식인데요. 상 받아요’, ‘정말 축하드려요’ 딱딱한 업무가 ‘관계’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 같은 말 한마디가 고객과 매장 직원 간 접점을 만들어내고 고객을 단골로 만들 수 있는 힘을 창출해낸다. 이것이 바로 슐츠가 말하는 고객을 향한 ‘인간관계(Human connection)맺기 전략’이다. 고객과 교감하고 함께 웃으며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인간관계맺기, 제품을 매개로한 고객과의 소통이라는 것이다.
  관계마케팅이란 종전의 생산자 또는 소비자 중심의 한쪽 편중에서 벗어나 생산자(판매자)와 소비자(구매자)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서로 윈윈 할 수 있도록 하는 관점의 마케팅 전략을 말한다. 기업과 고객 간 인간적인 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프랑스 114년 전통의 남성구두 전문 브랜드 ‘벨루티’는 가장 값싼 가격이 200만원이다. 프랑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이 제품의 고객이다. 벨루티 역시 고가 제품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로 관계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로렌 애소그나 사장은 “소비자가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일대일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에 비결이 있다”고 말한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매장을 떠날 때까지 매순간 매장 직원은 고객과 끊임없이 관계를 만들어간다. 이를 통해 고객 이탈을 막고 로열티 고객, 즉 단골고객을 만들어내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고객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관계를 강화하고 원하는 제품을 정확히 파악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대응전략이 관계마케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제품 하나를 판매하는 단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 제공을 매개체로 장기적인 관계설정을 해나가는 것이다. 고객과 기업이 동시에 윈윈하는 전략의 추구라고 할 수 있다. 커피 한잔을 팔든, 옷 한 벌을 팔든 ‘만족도의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디떼는 고급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고 감성적인 공간과 맛?청결까지 하모니를 이루며 소비자의 만족을 높이고 있다.

(주)디떼는 대전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이다. 스타벅스, 커피빈 등 외국의 토종 커피 전문점과 국내 많은 커피 전문점과의 경쟁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주)디떼는 보통의 가게들처럼 많은 이들에게 커피 한잔을 파는데 급급하지 않고 가게를 방문한 손님이 얼마나 맛있게 커피를 마시는가에 중점을 둔다. ‘최저 가격에 최고의 퀄리티’라는 슬로건으로 늘 최고급 유기농 원두를 고집하면서 우유와 초콜릿 등 기타 재료의 중간유통망을 없애며 저렴한 가격의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주)디떼는 원목을 사용한 인테리어를 통해 전 세대가 정서적으로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며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감성적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짧은 교육기간으로 오픈이 가능한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와는 달리 교육을 통해 매장을 꾸릴 자격이 된다고 판단되면 비로소 (주)디떼의 가족이 될 정도로 엄격한 관리를 통해 고객 만족을 최대한 높이고 있다. 
  신발 전문 멀티숍인 ABC마트는 고객들의 편의와 배려 차원에서 몇 가지 직원규칙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365일 내내 영업시간에는 매장 문을 항상 열어놔 고객이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직원들은 손님 응대가 바로 이루어지도록 항상 서서 대기한다. 고객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대기하는 것도 고객에 대한 배려다. 또 박수마케팅으로 즐겁고 유쾌한 매장 분위기를 만든다. 박수를 칠 때는 사람의 심장박동 수보다 약간 빠른 템포로 쳐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박수로 고객에게 직원의 위치를 알리기도 한다. 이밖에 ABC마트는 이월상품은 다루지 않는다는 점, 빠른 상품 회전, 균일가 판매 및 유명 브랜드 제품 할인행사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불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DIY(Do It Yourself)는 불황으로 의자나 책상 등 소형 가구들을 버리지 않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스레 생겨난 트렌드다. DIY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인 오픈마켓 옥션에서는 목재와 DIY 공구 등 가구 리폼 상품들이 ‘베스트 상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근 상품 검색센터에 책상 다리, 가구 바퀴, 가구 손잡이 등 실속형 수리 재료가 대거 진입하기도 했다. 옥션에 따르면 가구 부자재 판매량은 2012년 들어(1~8월) 전년 대비 55% 늘었다는 결과이다. 최근에는 집수리와 건물 보수용 상품들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특히 빠른 시간 안에 쉽고 간편하게 보수할 수 있는 ‘보수용 시멘트’는 7월에서 8월 1개월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32% 정도 늘었다고 한다. 장마나 태풍으로 인해 갈라진 벽 등 균열되고 누수가 있는 곳의 시공을 도와주는 ‘빨리굽는 시멘트’, ‘몰탈방수시멘트’, ‘균열보수용 실리콘’ 등 비교적 손쉽게 시공이 가능한 제품들이다. 벽면이나 창틀 틈새, 패널, 컨테이너 지붕, 찢어진 천막 등을 테이프만으로 간편하게 보수할 수 있는 ‘방수테이프’, 틈이나 구멍에 끼우는 ‘구멍막이 테이프’ 등도 많이 찾고 있다. 양종수 옥션 리빙팀 팀장은 “오랜 불황과 고물가로 실속 소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구와 의류는 물론 집 안 곳곳을 직접 수리하는 생활형 DIY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취향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는 ‘알뜰족’들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제품을 구입한 뒤 ‘가격이 더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더 싸게 파는 곳이 있지 않을까’ 불안한 고객들의 심리를 파악해 독특한 가격 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있다. 미국 온라인 여행사 오르비츠(Orbitz)는 고객이 자사나 혹은 타사 사이트에서 동일 상품에 대해 더 저렴한 구입가를 발견하면 그 차액만큼 변상해 주는 제도를 운영했다. 의류 브랜드 갭(Gap)은 상품을 구입한 뒤 45일 이내에 가격이 떨어지면 스프라이즈 카드(Sprize Card)라는 고객 카드에 차액을 포인트로 적립해 주기도 했다. 이와 유사하게 국내에서도 현대아이파크몰이 세일 기간 직전에 정가로 물건을 산 고객에게 전화나 문자 서비스를 통해 정보를 주어 세일가를 적용 받게 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이러한 전략들은 고객이 구매를 잘못 선택하지 않도록 실질적으로 보장해 주거나 혹은 최소한 고객의 불안을 공감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효과를 통해 관심을 받고 있다.
  불경기 트렌드를 읽어 성공한 제품도 있다. 농심의 ‘신라면블랙컵’이다. 농심은 불경기에 편의점은 성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1년 출시해 화제가 됐던 ‘신라면 블랙’의 컵라면을 내놓은 배경이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이 주로 팔린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농심 측은 불경기에는 라면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기존 컵라면보다 품질을 높이고 양도 늘렸다. 예상은 잘 맞맞아 떨어지며 출시 6개월 만인 2012년 11월 컵라면 전체 중 3위에 올랐다. 농심 측은 “불경기가 신라면블랙컵의 인기가 높아지는 데에 오히려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베스킨라빈스 러블리큐브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조각으로 미리 나눠 각기 다른 맛을 볼 수 있도록 해 소비자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소비패턴을 파악한 아이디어 전략
불경기에 변화하는 소비 패턴을 읽어낸 상품들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꽁꽁 언 경기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확실한 업그레이드, 확실한 가치를 주는 제품’에 지갑을 열었다는 평가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2년 한 해의 히트상품 10개를 선정하면서 함께 한다는 느낌의 ‘동고동락’, 불안과 긴장을 해소해주는 ‘탈출’과 고성능·탁월함을 앞세운 ‘업그레이드’를 키워드로 꼽았다. 각각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수험생·청소년에게 인기를 끈 에너지음료, 기존 커피믹스와 차별화한 고급형 인스턴트 커피를 예로 들었다. 식음료 분야에서도 아이디어를 통한 업그레이드가 불황을 이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동서식품이 내놓은 스틱형 원두커피 ‘카누 미니’(아메리카노 한 봉지 0.9g)가 대표적이다. 미니가 아닌 일반 사이즈 ‘카누’(1.6g)는 2011년 출시됐다. 고급커피의 맛과 스틱의 간편함을 동시에 노린 제품이었다. 동서식품은 많은 소비자가 카누 한 봉지를 두 번 이상으로 나눠서 마시는 패턴을 발견하고 기존 제품의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양만 줄인 ‘미니’를 내놔 좋은 반응을 얻었다.
  베스킨라빈스 또한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 히트를 쳤다.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조각으로 미리 나눠놓은 ‘와츄원’과 ‘러블리큐브’, ‘해피큐브’다. ‘와츄원’은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여러 조각으로 나눠 각기 다른 맛을 볼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2011년 11월부터 1년 동안 150만개가 판매됐다. 배스킨라빈스는 동그란 모양의 ‘와츄원’을 업그레이드해 네모난 ‘큐브’ 시리즈를 새로 내놨다. 서울우유의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요구르트 4종’은 요구르트를 떠먹을 때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에 주목했다. 뚜껑에 요구르트가 묻지 않도록 디자인을 바꾼 것이다. 안쪽에 특수코팅을 해놓아 뚜껑을 열기 전에 톡톡 두드리기만 하면 된다. 컵도 투명하게 바꿨다.
  형태뿐 아니라 품질을 업그레이드한 제품도 인기를 끌었다. 즉석밥을 잡곡으로 만든 동원F&B의 ‘쎈쿡 건강한 혼합곡밥’, 원재료 이외의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는 동부팜가야의 과일주스 같은 제품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얻었다. 저렴한 캔커피지만 아라비카 고급 원두를 사용한 롯데칠성의 ‘칸타타’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칸타타는 콜롬비아·브라질과 같은 유명 산지에서 원두를 골라 로스팅 후 3일 내에 만든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기 불황에도 소비자들은 품질과 기능이 뛰어나고 만족감을 주거나 건강·가족 같은 핵심 자산을 지켜주는 품목이라면 비싼 가격을 지불하며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곳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는 소비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공급자 입장에서는 경기 불황이라는 상황에서 단순하게 저렴한 가격 정책보다는 고객의 니즈를 맞추는 전략이 우선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유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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