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물-서로함께 이효영 원장
한국의 인물-서로함께 이효영 원장
  • 남윤실 기자
  • 승인 2013.01.28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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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남윤실 기자]

사회복지부문

 

서로 함께 만드는 중증장애인들의 긍정적인 삶

함께하는 행복을 세상에 전파하는 가슴 따뜻한 사람

 

지난 대선에 후보자들이 앞 다퉈 쏟아낸 정책은 복지정책이었다. 그 중에서도 중증장애인 자립복지 논쟁은 실로 뜨거웠는데,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복지법령을 제정된 지 20년. 분리, 보호의 대상이던 장애인들이 사회성을 갖게 되면서 자립의욕은 높아졌지만 복지정책은 여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공공부문 복지계획을 넓힌다고 하지만 실제 중증장애인들의 재활은 대부분 민간에서 행해지고 있고 그나마 시설도 열악한 경우가 많다. 시설에 고용된 사람들의 임금은 턱없이 적거나 임금을 줄 재정적인 여력이 없어 자원봉사자들의 희생이 없이는 운영조차 곤란하다. 이러한 때 서로 함께 힘을 모으면 큰 긍정의 힘을 만들 수 있다며 지역사회재활시설을 설립. 함께하는 행복을 세상에 전파하는 가슴 따뜻한 사람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장애로 인한 낙오자가 없기를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참 많다. 특히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가족들의 도움이 있긴 하지만 생계를 책임지며 장애가족을 부양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사회

꼭 필요한 기관이 바로 장애인복지시설이다.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생존은 물론 나아가 사회적 자립까지 가능케 해주는 꿈의 공간이지만 실상 시설을 민간이 설립하려다보면 경제적 어려움에 앞서 따가운 주변의 시선에서 커다란 장벽을 경험하게 된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빗발치며 장애인을 마치 전염병 환자처럼 대하는 태도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다.

이미 이런 어려움을 두 번이나 극복하며 신림동과 청담동에 장애인지역사회재활시설을 설립한 이효영 원장. 원장에게는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막내 동생이 있다. 충북 시골에서 10남매의 여섯째로 태어나 지독한 가난 속에 굶주림의 연속된 삶을 살았지만 그럴수록 더 서로를 위하며 희생하며 우애 깊게 살던 가족들이 있어 행복했다. 서로 나눌 물질은 없어도 인정만큼은 훈훈하게 나누던 이웃들과도 잘 지냈지만 중증지적장애를 가진 막내가 태어나자 이웃들의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가족 모두를 전염병 환자 취급하거나 부정한 짓을 한 사람처럼 대하는 차가운 이웃들이 미웠지만 그럴수록 성실하게 노력하며 살면 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이 있어 견뎌냈다. 막내 동생을 보살피는 것은 늘 이원장의 몫이었다. 때론 지치고 힘들었지만 ‘나 때문에’ 가족들이 큰 어려움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기뻤다고. “행복이 별 게 아닙니다. 서로 함께 살기 위해 내가 좀 불편하고 양보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세상입니다.” 동생을 돌보며 생계를 위해 18년 간 용접공으로 산업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니 공부를 할 시기를 놓친 것이 늘 안타까웠다. 그런데 하늘의 뜻이었을까? 순간 실수로 장애를 갖게 되면서 원장 자신도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의 냉정한 시선을 경험하게 되었다. 장애로 인한 차별에 그때까지 경험하지 못한 학력에 대한 차별까지 이중의 차별을 겪으며 장애인이 사회의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가슴 아파 검정고시에 도전,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순간, 일생일대 가장 큰 갈림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더 이상 가난하고 못 배운 용접공이 아니라 어엿한 공대졸업생으로 승승장구할 탄탄한 미래가 약속되고 있었지만 결국 이 원장은 가족을 택했다.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 석사과정을 통해 MBA를 이수하면서 막내 동생과 같은 중증장애인들이 낙오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일념하나로 중증장애인을 위한 사랑손작업활동시설에서 직업재활 훈련교사로 5년 간 장애인들에 대한 사랑을 배우고 지금의 중증장애인지역사회재활시설을 설립하게 되었다.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가 되기를

 

역경의 시간을 살아왔지만 한 순간도 좌절해 본 적 없다는 이효영 원장의 가장 큰 소망은 장애인이 지역사회 일원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다. 지독한 가난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직접 겪으면서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며 만족해 왔지만 사회복지사로의 길을 택하면서 이들에 대해 무책임한 국가가 원망스러웠다고. “사회의 불평등에 눈을 뜨면서 사회복지가 무엇인지 나부터 실천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큰 시설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국가적 관심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겠습니까? 지적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사람들과 어울려 똑같은 인격체로 존중받으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서로함께 복지관의 출입문은 지역민들을 위해 늘 열려있다. 장애인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소통하고자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어서이다. 장애인들을 보는 이웃의 차가운 시선을 조금이라도 불식시키기 위해 서로함께의 장애인들은 오늘도 행복을 배운다. 따뜻한 마음에 웃는 얼굴이라면 누가 그들을 장애인이라고 다르게 보겠는가 싶은 마음에서 ‘서로함께’의 재활 과정은 ‘행복찾기’과정이라고 말하는 이효영 원장. 정부의 지원과 국가적 관심을 바라지만 무엇보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복지가 필요한 때라고 말하는 그의 소박한 기도가 이웃에 퍼져 더 많은 중증장애인들이 웃으며 사는 세상이 오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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