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신뢰까지 중고일 줄이야
중고차 신뢰까지 중고일 줄이야
  • 유재명 기자
  • 승인 2013.01.28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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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중고차 매매 시장, 엄격한 관리 속에 신뢰 쌓아가야
[이슈메이커=유재명 기자]

[Social Issue] 불법 매매
                                 중고차 신뢰까지 중고일 줄이야
                     혼탁한 중고차 매매 시장, 엄격한 관리 속에 신뢰 쌓아가야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비용적인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중고차 시장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특히 연말과 명절 전,후 특수를 누리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앞세우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중고차 업계들. 그 중에는 양심과 고객을 속이는 불법 매매상도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겉과 속이 다른 중고차 매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1년 중고차 시장(약 332만3000대)은 신차 시장(약 159만 9000대)보다 2.1배 가까이로 시장 규모는 25조~30조로 추정하고 있다. 2009년(1.4배), 2010년(1.8배)에 이은 가파른 성장세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 수명이 20만㎞를 타도 큰 문제가 없을 만큼 길어지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의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중고차 시장이 신차의 6배가 넘는데, 우리나라도 소득 수준이 느는 만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관련 당국의 감독과 관리는 더욱 강화돼야 하며, 더욱이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투명성이 제고돼야 소비자들의 안전한 거래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중고차 매매는 인터넷의 발달로 시장 접근성이 용이해졌지만 투명성은 이에 미치지 못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7월 수입차를 중고로 구매한 이 모(남)씨는 차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중개인의 말만 믿고 차 값 1천 500만 원을 송금했다가 낭패를 봤다. 차 값을 받은 중개업자는 그날부터 연락두절이 됐고 얼마 뒤에야 구입한 중고차가 채무 때문에 팔아 넘겨지는 일명 대포차임을 알게 됐다. 게다가 72건의 과태료 등 500만 원 가량의 세금이 부과돼 있었고 심지어 차량 할부금도 연체된 상태였다.
  최근에는 주로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얻기도 한다. 차량정비, 차량검사, 등록업무 등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중고차매매 온라인사이트 이용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그만큼 ‘미끼매물’ 피해사례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끼매물은 온라인상에서 가격, 연식, 옵션, 사고유무 등 중고차 가격과 관련된 정보를 조작해 구매자를 유인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서 씨는 지난 9월 인터넷으로 정보를 수집하다 OO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매물을 발견했다. 차량 구석구석 사진정보는 물론 ‘무사고’임을 증명하는 점검 내역에 성능상태점검기록도 게재돼 있었다. 서 씨는 중고차 딜러에게 매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중고차매매단지를 방문했다. 하지만 서 씨가 마음에 꼭 든 매물은 해당 매매단지에 없었다. 딜러는 통화할 때와는 달리 다른 매물만 계속 소개했다. 서 씨는 어찌 된 영문이냐고 화를 냈지만 딜러는 ‘죄송하다. 매물은 어제 팔렸다’고 둘러댔다. 대신 오늘 갓 들어온 좋은 매물을 특별히 소개해주겠다며 종용했다. 나중에 해당 매매단지에 확인 결과 공식 딜러로 등록되지도 않은 사람이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2011년 중고차 관련 피해 신고 건수는 510건. 앞서 2009년에는 256건, 2010년에는 459건이 접수됐다. 2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피해 신고는 ‘차량 성능이 불량하다’. ‘침수 차량이었다’ 등이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반면 수리·교환 비율은 38.8%에 머물렀는데 중고차 매매업자의 책임 회피가 많은 탓으로 나타났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성능·상태를 점검하는 업체에 대한 정기적 실태조사와 함께 자격박탈 등 강력한 조치가 절실하다. 국토해양부가 의지를 갖고 지정 정비업소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고차 매매는 딜러도 피해자(?)
중고자동차 관련해 사기 피해가 매년 늘고 있는 가운데 부실한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가 문제의 핵심이 되고 있다. 중고차의 사고 여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기록부에 사고내역이 표시돼 있지 않은 경우가 있는 것이다. 중고차업계 한 관계자는 “중고차량 검사를 마치고 작성된 성능·상태점검기록부가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 기록부상에는 멀쩡한 것으로 나타난 차량이 새로운 사고·수리사실이 종종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고차를 판매한 딜러와 구매자 간 시비도 적지 않다며 중고차 딜러들은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만큼 딜러에 대한 신뢰도 상처를 입는다고 토로한다. 경기도 부천 오토맥스의 중고차 딜러 정 씨는 2012년 11월 차량을 사 간 고객으로부터 사기범으로 몰려 고소를 당했다. 정 씨는 10월 4일 인천 주안단지 성능시험장에서 중고차 QM5를 점검받아 좌우 펜더, 보닛, 라디에이터, 운전석 인사이드 패널이 사고가 있었다는 확인을 받고 소비자에게 그 사실을 알린 후 차를 판매했다.
  구매자는 그 뒤 한 달도 안 돼 차량을 되팔려고 경매장에 내놓았는데 기존 사고 외에도 다른 사고가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분노한 구매자는 정 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정 씨는 “전 차주에게서 추가 사고 사실을 확인하고, 첫 성능·상태 점검기록부 작성자에게 항의했으나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며 “이런 일을 한 해 동안 두 번째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정 씨 등 부실한 성능·상태 점검기록부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일부 중고차 딜러들은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진단보증협회 관계자는 “아직 정황 파악이 되지 않아 정확한 답변을 할 수가 없다. 내용을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수많은 중고차 매매 피해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2012년 12월 18일 자동차관리사업자의 차량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공포했다. 소비자에게 차량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자동차관리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차량 관리는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불량한 중고차의 거래는 곧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금전적, 정신적 피해는 물론 소비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이 하루빨리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취재/유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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