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니즈(Needs)’를 디자인 하라
다양한 ‘니즈(Needs)’를 디자인 하라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3.01.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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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되는 고객의 니즈는 5%, 숨겨진 95%가 성공 좌우
[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Needs Design

 

‘니즈디자인(Needs Design)’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Customer needs’, 즉 ‘니즈(needs)’라고 한다. 1940년 5월, 뉴욕에서는 미국의 화학기업 ‘듀폰(Dupont)’이 나일론 스타킹을 처음으로 선보였고 ‘듀폰(Dupont)’의 나일론 스타킹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수많은 여자들이 상점이 문을 열기 전부터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기 위한 고객들의 기다림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iPhone)’이 신제품 출시 때마다 텐트를 치고 밤을 새며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너무나 익숙하다. 고객의 마음속에는 기능·가격적인 니즈 이외에도 여러 가지 니즈가 있다. 문화와 예술에 대한 관심, 사회·환경적 이슈에 대한 관심과 자기표현 욕구가 커지고 있고, 심미·상징적인 니즈에 대한 고객의 효용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고객의 마음속에 있는 다양한 니즈를 상충되지 않게 조합하여 제품으로 디자인해 낼 때 전혀 다른 혁신으로 나타난다.

 

고객의 ‘니즈(Needs)’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누구보다 먼저 신제품 아이폰을 구입하기 위해 애플스토어 앞에 텐트를 치거나 길게 줄을 서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너무나 익숙하다. 아이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다른 스마트폰으로도 거의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아이폰이 아니면 안 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아이폰으로 자신의 니즈를 만족시키길 원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임지아 연구원은 “일체형 밧데리, A/S 등 고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아이폰의 단점으로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기능상의 차이, 가격의 높고 낮음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이폰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다른 제품과 비교하여 확고한 우위를 갖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특정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는 ‘단지 그들은 그 제품을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간단한 답을 내놓았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여정성 교수는 “가령 어떤 기업이 애플의 아이폰보다 뛰어난 기능의 스마트폰을 개발하여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놔도 그들의 선택은 단연 아이폰이다”라고 말했다. 여 교수는 이를 두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 기업은 ‘고객은 비합리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그것이 바로 고객의 니즈를 ‘읽느냐 안 읽느냐’의 차이라고 전했다.

  LG 경제연구소 서기만 연구원은 “고객의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니즈가 있다. 기능·가격적인 니즈 외에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니즈, 과시하고 싶은 니즈,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니즈 등 그 종류와 정도는 고객마다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의 의사결정 과정을 살펴보면 ‘이 제품이 나의 니즈를 실현시켜 줄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항상 전제가 된다며 제품을 통해 자신의 니즈를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면 ‘갖고 싶다’라는 생각과 함께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고 전했다. 즉, 고객의 구매는 자신이 갖고 있는 다양한 니즈가 제품의 사용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 하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니즈디자인(Needs Design)’

마케팅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미국 켈로그경영대학원 필립 코틀러 교수는 “고객 니즈의 이해는 마케팅의 출발점이며 경영에서 이것이 없으면 장님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은 합리적이면서 복잡하다. 고객은 마음속에 다양한 니즈를 갖고 있고 하나의 제품을 통해 이를 누리고자 한다. 따라서 하나의 니즈에만 포커스를 둔 제품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전했다. 코틀러는 기업은 고객의 마음속에 있는 다양한 니즈를 상충되지 않게 조합하여 제품으로 구체화 할 수 있어야 하고, 마케팅 과잉 시대에서 생존하려면 단순히 소비자의 감성에 다가가는 수준이 아니라 영혼에까지 도달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니즈디자인(Needs Design)’이라고 강조했다. 1940년 5월, 당시 ‘듀폰(Dupont)’의 나일론은 그들의 광고처럼 ‘석탄, 물, 공기’로 만들어진혁신의 상징이자 20세기의 기적으로서 과학이 낳은 최첨단 제품이었다. 듀폰은 기존의 스타킹이 갖고 있던 기능적인 니즈는 물론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고 싶은 니즈(심미적인 니즈), 과학이 낳은 최첨단을 누리고자 하는 니즈(상징적인 니즈)를 탄력적이고 광택이 나는 반투명의 혁신적 소재라는 제품 안에 디자인하여 고객의 구매욕구를 만들어냈다. 

  애플의 아이폰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이폰은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스마트 디바이스로서의 기능적인 니즈 외에 단순한 조작으로 복잡한 작업을 편리하게 하고자 하는 니즈(편의적인 니즈), 얇은 금속의 질감을 잘 활용한 심플하고도 아름다운 디자인(심미적인 니즈), 스티브 잡스라는 CEO의 스타성을 담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이장혁 교수는 “고객의 니즈로 디자인된 아이폰은 단순한 전자제품이 아닌 ‘고객의 욕구(Desire)’로 탄생하게 되었다”다며 고객들은 품질이나 기능상의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구매의 기준으로 제품이 담고 있는 디자인, 경험, 의미가 중시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고객은 아이폰을 사용함으로써 스마트폰의 기능은 물론 아름다운 디자인과 혁신의 상징까지 누리고 싶어한다며 스마트폰 경쟁이 보여주듯이 모든 산업은 초기에는 기능의 경쟁으로 시작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누가 이용자에게 보다 더 많은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통한 감동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고객의 ‘니즈(Needs)’, DIY 마케팅

LG전자는 꽃의 화가로 유명한 ‘하상림’의 작품을 스와로브스키(Swarovski) 의 크리스털 소재로 냉장고 표면에 입체감 있게 그린 ‘아트디오스(2006년)’를 선보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처럼 첨단기술 제품의 디자인에 감성적 예술을 접목해 제품의 품격을 높이는 ‘테카르트 마케팅(Teckart marketing)’은 오래 전부터 시도되어 오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자제품을 넘어 생활용품, 자동차 등 다른 산업으로도 계속 확산되고 있고, 생활 및 교육 수준의 향상으로 대중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동국대 경영학부 유창수 교수는 “기업들은 문화·예술을 누리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를 제품에 담아 고객의 감성에 호소하고 나아가 감동까지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량 생산과 정보 범람의 시대 속에서 고객들의 자기표현 욕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홍성태 교수는 “DIY(Do It Yourself marketing) 마케팅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또한 자기표현 욕구의 증대와 관련이 있다. 고객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상품을 갖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할리데이비슨의 경우 10만 가지 이상의 액세서리를 이용하여 모토 사이클을 꾸미기도 하고, 전문 컨설턴트와 함께 개인의 취향에 맞게 모토 사이클을 변형시키기도 한다. 고객들은 ‘자신만의 바이크’를 만들 수 있다. 또한 BMW MINI의 경우 지붕, 몸체, 사이드 미러, 바퀴까지 디자인과 색깔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톡톡 튀는 나만의 자동차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조립식 가구, 침구류, 생활용품 등을 제작하는 스웨덴 DIY 인테리어 전문 그룹 이케아는 원가 절감 방식 역시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니즈와 가족과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니즈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가구를 구입한 사람들이 직접 조립하게 함으로써 생산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스스로 무엇인가를 창조했다는 뿌듯함을 제공한다. 같은 품질의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한 번도 가구를 만들어본 적이 없는 이색 공급업자들을 활용하기도 한다.

서울대 경영학과 조동성 교수는 “이러한 환경적인 변화로 인해 고객의 니즈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기능·가격적인 니즈보다는 심미·상징적인 니즈가 보다 강조되고 있다. 심미·상징적인 니즈가 강조된다는 것은 고객의 소비 성향이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고객이 기능·가격적인 니즈에 충실하면 핸드폰이 고장날 때까지 사용하지만, 심미·상징적인 니즈에 맞춘 소비를 하게 되면 디자인의 변형, 최첨단 이미지 때문에 새로운 핸드폰을 구입하게 된다며 이러한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는 공급 과잉의 시대 속에서 기업에 의한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단순히 수요를 예측하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능동적인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영역이 하나로 만나는 접점, ‘니즈(Needs)’

다양한 영역이 하나로 만나는 접점에서 기존의 생각을 새롭게 재결합함으로써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라고 한다. 이러한 메디치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 바로 기업과 고객간의 ‘니즈(Needs)’ 이다.

  스티브 잡스는 “고객이 욕구를 느끼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원할 것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사람들은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고객 자신조차 알지 못했던 진정한 욕구를 제품에 담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 그것이 시장 선도를 위해 기업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LG경제연구소 서기만 연구원은 “고객의 잠재된 니즈를 찾기 위해 고객에게 묻는 대신 관찰하거나 함께 생활하기도 한다. 또한 기업의 내부 인력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고객도 생각하지 못한 미래 지향적인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물론 직원들의 기술, 경험, 철학까지 담긴 세련된 디자인의 아이폰이 단생했고,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다이슨 에어 멀티 플라이러)’, 구글의 ‘안경 형태의 스마트 디바이스(프로젝트 글라스)’, 나이키의 ‘날기 위해 밑창에 스프링을 단 운동화(나이키 샥스)’ 등 고객들도 생각하지 못한 혁신제품이 탄생했다. 이는 제품에만 국한된 사항이 아니다. 스타벅스의 초기 시장 진입 당시 거피는, 소수 기업에 의해 만들어진 표준화된 밋밋한 커피가 대부분이었다. 고급 커피를 즐기고 싶은 고객의 잠재욕구를 발견한 스타벅스는 고객의 욕구에 맞춰 강렬한 향의 고급 커피를 시장에 내놓게 되었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성공은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스타벅스 최고 경영자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는 “스타벅스가 고급 커피라는 제품만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스타벅스는 고급커피와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단지 Commodity(상품)였던 커피를 새로운 가치를 담은 제품으로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실제 은은한 조명이 주는 부드러움, 원목의 테이블과 탁자가 주는 따뜻함, 경쾌한 음악과 적당한 소음이 주는 편안함 속에서 최고급 원두 커피를 즐기며 사람들은 대화를 즐기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한다.

  스타벅스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은 단순히 ‘커피’나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공간’이자 ‘새로운 커피 문화’였다.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메디치 효과를 동반한 혁신제품이 반드시 필요하기도 하지만 시장을 선도할 혁신제품을 탄생시키 위한 과정은 분명 험난하다. 하버드 대학의 제럴드 잘트만 교수는 “말로 표현되는 고객의 니즈는 5%에 불과하다. 95%는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 드러나지 않은 95%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새로운 아이폰을 만들어내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야만 마케팅 과앙 사대가 도래한 지금 이 시점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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