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휴먼은 있고, 관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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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성호 기자
  • 승인 2013.01.28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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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제도 개선의 발판
[이슈메이커=류성호 기자]

[Special Olympic] 2013 동계 스페셜 올림픽

 

 

동계올림픽의 개최지로 평창이 호명되자 온 나라의 국민들이 환호했다. 세 번의 도전 만에 이뤄낸 쾌거이기도 하거니와 올림픽으로 얻게 될 경제적 기대효과 때문이다. 어떤 이는 눈물을 보이면서 감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3년 평창에서 동계 스페셜 올림픽이 개최되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2013년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8일간 열리는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은 세계 120여 개국의 2,300여 명의 선수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겨루며 인간 승리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스페셜 올림픽 그 숭고한 역사

“장애가 있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누구나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누군가의 기쁨이 될 수 있으며, 사랑과 자부심으로 세상을 채울 수 있습니다” 이는 스페셜 올림픽의 창설자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의 말이다. 故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누이동생인 그녀는 1962년 미국 메릴랜드에서 지적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캠프를 개최했다. 그녀는 이 캠프를 통해 장애인들이 운동전문가가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스포츠와 신체활동 분야에서 우수한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조셉 P 케네디 주니어 재단의 후원으로 1968년 시카고 솔져필드에서 제 1회 스페셜 올림픽 세계대회를 개최했다. 1971년 12월 미국의 올림픽 위원회가 미국에서 ‘올림픽’이란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승인을 내림으로서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게 됐다. 이번에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 스페셜 올림픽은 그 역사에서 2005년 일본 나가노에서 개최된 것에 이어 아시아권에서 2번째 이며 하계를 포함하면 일본과 중국에 이어 3번째 스페셜 올림픽의 개최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2013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국제사회에 당당히 복지국가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흔히들 장애인들의 올림픽이라고 한다면 올림픽과 함께 개최되는 ‘패럴림픽’을 생각하게 마련이다. 둘다 올림픽 정신을 따라 선수들의 경쟁과 메달보다 그들이 가진 인간승리의 역사와 노력을 우선으로 하는 점에서 두 대회 모두 동일하다. 하지만 패럴림픽과 스페셜 올림픽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참가자의 자격에 있다. 스페셜 올림픽은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만 8세 이상이면 연령에 상한은 없다. 더불어 ‘지적발달장애’로 분류되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는 장애 전부를 다루고 있는 패럴림픽과는 다르다. 뿐마 아니라 스페셜 올림픽의 메달 수여식은 조금 특별하다. 1, 2, 3등에게 메달이 수여되는 것은 기존의 올림픽 또는 패럴림픽과 동일하다. 하지만 스페셜 올림픽의 경우 나머지 선수들에게 리본이 수여된다. 이는 스페셜 올림픽이 가진 도전과 노력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성공적 개최를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

2013년 평창에서 스페셜 올림픽 개최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성과이다. 한국은 1978년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울 성베드로학교 학생들이 하계 스페셜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이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낮다 보니 그동안 스페셜 올림픽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은 매우 낮았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해오던 강원도는 2008년 ‘또 하나의 올림픽’인 스페셜 올림픽 유치를 결의하고 스페셜 올림픽위원회(SOI)에 유치 신청서를 냈다. 이번 평창 세계동계대회에는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 스노우보딩, 스노우슈잉, 플로어하키 등 7개 동계종목에 선수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한국 스페셜 올림픽 우기정 회장은 “2005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매년 감동의 순간을 맛보고 있다”라며 “그동안 많은 기업체와 후원자들의 절대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지적발달장애인들에게 인간으로서 삶의 행복을 안겨주기 위한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이 올림픽은 우리사회 전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010년 6월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 유치에 대한 정부 승인이 이루어진 이후 조직위원회가 발족해 현재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회 유치에 깊이 관여한 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회를 치르는데 필요한 예산은 총 430억 원으로 이 가운데 30%를 정부, 10%를 강원도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경기 티켓 가격은 종목과 상관없이 1만원으로 책정된 만큼 티켓 판매에 의한 수익은 전체 예산의 극히 일부분이다. 올림픽에 비해 상업성이 적기 때문에 기업과 민간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상태다. 다만 스페셜 올림픽의 취지에 공감하는 ‘피겨 여왕’ 김연아와 2002 월드컵 신화를 만든 거스 히딩크 감독 등 여러 유명 인사들이 홍보대사로 뛰고 있다. 또한 이번 대회를 위한 자원봉사자 모집에 5,000여명이 몰려 2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마스코트인 ‘라인바우’는 푸른 반달가슴곰 Ra(라) 와 붉은 양 In(인), 초록 양치기 개 바우(Bow)를 합쳐 라인바우라 부른다고 한다. 각각 스페셜 올림픽의 안전과 배려, 편견 없는 교류와 사랑, 자신감과 도전, 그리고 푸른 평창의 자연을 나타낸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평창과 가장 어울리는 마스코트가 아닐까?

 

 

감동의 드라마, 순수함이 만드는 기적

키 150cm가 채 안 되는 앳된 선수가 하얀 설산을 익숙하게 내려온다. 누구나 그 선수를 보며 연신 감탄을 한다. 일반인 보다 더 능숙하게 눈 속을 가로지르는 그녀는 지적장애자다. 특수학교 태백미래학교에 다니는 스키선수인 최아람 양은 장애인 동계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며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스키를 할 수 없는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스키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태백미래학교에서 비슷한 학생들과 생활을 하며 어두웠던 성격이 달라졌다. 고물 수집하는 아버지와 시각장애인 할아버지의 슬하에서 자란 최 양에게 스키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입문한지 몇 달 되지 않아 수준급 선수로 성장한 그녀는 2012년 11월 22일 열린 2013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 프레대회 크로스컨트리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장래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 양은 “2013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며 “세계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싶다”고 전했다.

동계 스페셜 올림픽의 7개 종목 가운데 스노슈잉과 플로어하키는 스페셜 올림픽에만 있는 종목이다. 스노슈잉은 눈 위를 걸어 다닐 수 있게 고안된 ‘스노슈즈’를 신고 그저 걷는 경기다. 지적 장애인들은 일반 선수와 달리 경쟁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먼저 결승선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다. 결승선을 앞두고 앞서 걷던 선수가 뒤에 처진 선수를 기다리거나 부축해서 들어오는 스페셜 올림픽만의 특별한 장면을 볼 수 있다. 또 동계 올림픽인데도 실내에서 하는 플로어하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도 이채롭다. 이는 겨울이 없는 열대 국가의 지적 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해 만들었다.

플로어 하키는 한국에서 2012년 4월 리그가 발족되었지만 아직 불모지에 가깝다. 그러나 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 국가대표의 의지를 이어가며 매일매일 맹훈련을 이어가는 선수들이 있다. 대한민국 플로어하키 국가대표 강원도 장애인복지관 반비팀은 플로어하키라는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며 기적 같은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반비팀은 성인 아이스하키 팀에서 폐기한 장비를 수리해서 사용할 정도로 열악한 장비와 따로 마련된 훈련장소가 없어 여러 체육관을 전전하면서도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으로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그 결과 일반 체육대학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신체능력이 급성장했다. 반비팀의 손원우 감독은 “처음 만났을 때 말도 잘 못하던 아이들이 함께 플로어하키를 하며 놀랍게 변화되었다. 플로어하키는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덕분에 아이들이 협동심, 사회성을 배우고, 무엇보다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아이들이 자랑스럽다”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013 숨은 태극전사를 위한 소중한 관심

2012년 11월 15일 정부는 2013 평창 스페셜 올림픽 지원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각 부처 및 기관들은 스페셜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지원할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통상부, 국토해양부, 법무부는 해외 선수들과 주요 인사들의 입국편의를 위해 비자 발급을 간소화 하고, 선수들의 안전한 수송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개최 기간 동안 폭설이 온다면 강원도와 국토부가 제설작업에 나서고 국방부는 선수가 실종될 경우 군병력을 투입해 수색에 나선다는 각오다. 이에 민간 후원기관들의 후원도 만만치 않다. 전국은행연합회, 전국경제인 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KT 등은 조직위원회에 대한 든든한 후원을 약속하면서,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 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서로 협력하고 있다. 이에 나경원 조직위원장은 “많은 지원을 약속한 장․차관께 감사드린다. 관람객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황식 총리는 이어 “지금까지 조직위가 성공 개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범정부적 협력과 민간․시민단체의 지원이 절실하다”라며 이날의 약속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와 민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2013 평창 스페셜 동계 올림픽에 가지는 관심은 저조하기만 하다. 경북에 거주하는 스포츠강사 정성수 씨는 “평창에서 그런 행사가 열리는 지도 몰랐다. 국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차원의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대회를 두 달 앞둔 2012년 11월 장애인 선수들의 손과 발이 되어줄 25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화합과 의지를 도모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번 평창 스페셜 올림픽 자원봉사단에는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청년부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중에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장애를 딛고 일어섰다는 한 청년부터 지난 4년간 꾸준히 지적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해왔다는 어르신, 또 동계 스포츠를 열렬히 좋아해 이번 자원봉사에 지원하게 됐다는 동·사·모 회원까지 출신도 나이도 다양했지만 장애인 선수를 돕겠다는 마음만큼은 모두 하나였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태어나면서부터 지적 장애를 갖고 태어나 어렵게 세상에 적응해 나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만 40만 명 이상이나 된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격체이며 꿈과 희망이 있고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야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편견과 차별로 그들의 설자리가 넉넉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2013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초석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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