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의 불안, 민간 보험과 연금만으로 해결 할 수는 없다
고령화 사회의 불안, 민간 보험과 연금만으로 해결 할 수는 없다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2.12.20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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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축복의 시대가 되기 위한 국가 정책 절실
[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Social Focus Ⅲ

 

‘100세 시대’를 맞이한 노후대책

 

 

2011년 정부가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한 것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장수와 초고령사회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는 이미 ‘100세 시대’가 화두로 떠올랐다. 인구의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증기간을 100세까지 늘린 연금보험 상품을 내세워 고객들의 은퇴설계를 돕는다는 목적으로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노년층을 위한 다양한 맞춤 서비스와 특화 상품들이 봇물처럼 쏟아내면서 우리나라의 고령화 사회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불안, 민간 보험에 의지

평균수명이 100세에 다다르고 노인인구가 신생아 수를 넘어서는 등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가입 유무에 따라서 노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총 의료비는 40조원으로 1인당 약 81만원에 육박하는 등 가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의료비는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데, 고령화 인구는 급증추세로 국민연금은 머지않아 고갈 위기를 맞자 민영의료보험 가입이 노후 대비의 한 가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정적인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생명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암보험과 실버보험, 보장 기간을 대폭 늘린 상품 등이 봇물을 이루며 출시되고 있다.

암보험의 경우 손해율 급증으로 다수 생명보험사들이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었지만 최근 갱신형을 비롯, 비갱신형 상품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암보험 상품을 부활시키지 않은 대형 생명보험사도 일부 있는데 이들은 높은 손해율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간병비 등 노후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보험사들은 여기다 보장 기간을 최장 110세까지 늘려 가입자의 노후를 안정적으로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가입기간을 대폭 늘려 종신보장 하는 상품 및 70세도 보험가입이 가능한 실버보험 상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노령인구의 보험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후대책에 따른 불안감이 큰 작용을 한 것이라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배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작년 신년사에서 고령화 문제를 우리 미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했다. “앞으로 고령화시대의 주를 이룰 ‘베이비부머’가 보유한 장점을 최대한 살려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간 수차례 강조했다. 건강한 국민,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아래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정책을 강화, 시행하겠다는게 당국의 방침이나 아직까지 큰 울림은 없다는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지난 2011년 11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 후 생활상을 조사한 결과, 퇴직 후 생활준비가 안되어 있다가 전체의 56.3%로 준비되어 있다(13.9%)보다 4배 이상 많았다.

가천대학교 이길여암당뇨연구원 박상철 원장은 “상업적 목적의 생명보험회사들은 미래보장보험과 은퇴설계보험등 수많은 상품들을 쏟아내며 고령에 접어드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그들이 유도하는 대로 따라하지 않으면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고 체념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무조건적으로 보험에 가입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나 신체 상황에 따라 알맞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는 새로운 시장으로만 바라봐

보험업계는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길어질 수 있어 보험산업이 고령화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이 2012년 11월 개원 2주년을 맞아 진행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보험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생명보험협회 김복규 회장은 “보험산업 환경 악화의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 나타난 운용수익 악화이다”라고 밝히며 실제 일본은 1980년대 후반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저금리 시대가 막을 올리면서 1997~2001년 7개 생명보험사가 파산했고, 미국도 1980년대 후반부터 저금리 기조가 계속돼 1991년 81개 보험회사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산업이 노후복지와 사회안전망 확충에 적합한 장기 금융산업이기 때문에, 고령화 추세는 보험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 김수봉 부원장보는 “보험산업이 고령화 시대에 국민복지 향상을 위해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보험감독 정책을 수립, 집행해나가겠다”면서도 “보험업계도 고령화를 보험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험사가 사적 안정망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고령화와 관련 각종 보험상품을 개발하는데 제도적인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오창수 교수는 “보험업계가 현재의 이익추구적인 보험상품에서 벗어나 공적연금의 한계를 퇴직연금 중심의 사적연금으로 보완하고, 실손의료보험 단독상품처럼 건강보험과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을 논하기 전, 국가의 책임은?

서울시 일원동에 거주하는 퇴직을 앞둔 김찬수(가명. 54세)씨는 앞으로가 막막하다. 최근 병원을 드나드는 일은 잦은데, 국민의 상당수가 가입했다는 그 흔한 실손 보험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이라도 보험에 가입하려고 문을 두드리지만 대부분 보험사들이 김찬수씨의 나이가 많다고 보험계약을 꺼리기 때문에 녹록치가 않다.

반면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박한영(가명. 60세)씨는 은퇴 후에도 개인적으로 자식들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병원에 다닌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 박씨는 “아프면 서러운데 병원까지 못가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로 예전부터 결심해 다수의 보험에 가입해 보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입한 보험은 보장액도 커 오히려 병원에 한번 다녀오면 낸 금액보다 돌려받는 금액이 더 크다.

이렇듯 앞으로는 보험가입 유무에 따라서 노인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 지켜봤듯이 비단 웃음으로만 넘길 상황은 아니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진수 교수는 “건강보험이 로또복권도 아닌데 어떤 보험에 들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라며 대부분 생명과 직결될 질명에 대한 불안감은 가계를 위협할 정도의 고액 의료비와 비례하는데 이는 질명에 상관없이 국가가 책임져야 하고 이렇게 해야 고령화에 접어든 국민들의 불안을 덜어줄 수 있다고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시대의 보험의 공통점에 대해 ‘건강과 진료비’를 들고 있다. 고령화 사회이니 만큼 불안한 건강에 대한 보험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곧 국가의 잘못된 보험료 정책에 있다는 지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석 교수는 “건강보험 영역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에 상한제 적용에서 제외되는 비보험 진료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하며 비보험 진료를 대거 건강보험 적용 영역으로 포함하고, 유럽 국가들보다 10배나 높은 현행의 연간 본인부담 상한을 더욱 낮추는 것이 고액의료비로 인한 국민 불안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보험도 중요하지만, 100세 시대 진정한 축복 만들 정책 필요

고령화 인구의 각종 보험에 대한 대책 마련 중 하나로 장기연금수령 특별공제제도와 부부간 상속공제 등 세제혜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한국연금학회를 통해 나왔다. 또 연금저축 소득공제금액을 4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연금학회 김원식 회장은 “종신연금 등 장기연금 수령 시 특별공제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부부형 일시납연금에서 주피보험자(남편) 사망이후 상속연금에 대한 상속공제를 신설, 연금상품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 등의 세제개선방안을 통해 고령화 사회에 대한 불안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김 회장은 퇴직 및 개인연금에 가입할 경우 연금수급기간이 길수록 세제혜택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장기연금수령 특별공제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무 가입인 국민연금 외에 개인적으로 연금을 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퇴직일시금에 대한 퇴직소득세 부과시 적용되는 정률공제(40%)를 한도로 연금수령기간에 따라 차등하고 연금개시 시점에 수령기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선택한 수령기간 이전에 해지하면 세제혜택금액을 추징하는 등 보완책도 제시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김상균 교수는 “부부 중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남은 이가 노후생활준비가 취약해지는 점을 막기 위해 배우자 사망 이후 다른 이가 잔여연금액을 연금형태로 지급받는 경우 상속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밖에 개인연금보험의 월평균 가입금액이 크게 늘어난 점(월평균 가입금액 2001년 건당 월 24만원, 2010년 월 44만원)을 감안해 연금저축 소득공제금액을 4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확대하는 안도 제시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양준모 교수는 “100세 시대 도래에 따른 사회 경제적 영향이 있다”며 국가, 개인 등 경제주체별 현재 노후준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저소득층의 저축유인책 및 다층구조의 노후대비시스템을 강화하여 민간보험에 기대어 가는 현상을 나타내는 고령화 사회의 문제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희대 성주호 교수는 “100세 시대에 대비한 민영연금의 역할과 책임을 통해 100세 시대에는 장수, 연금, 세대간 격차, 고령화 등 4대 리스크가 있다”고 주장하며 향후 민영보험과 연금은 공적연금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부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국민들이 ‘100세 시대’를 진정한 축복의 시대로 생각하고 남은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는 제도를 적립시켜 민간 보험과 자본에 기대야만 하는 불안감을 없애주고 대한민국의 진정한 ‘100세 축복 시대’의 환경을 조성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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