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대, 소비자의 불만도 스마트하게 진화한다
스마트 시대, 소비자의 불만도 스마트하게 진화한다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2.12.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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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계기로 삼아 소비자의 만족도와 신뢰도 향상 기여
[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Consumption

 

소비자 불만을 신뢰로 바꾸는 ‘스마트 시대’

 

 

스마트기기가 보급되고 소셜미디어(SNS)가 확산되면서 소비자 불만은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인터넷 기반의 소통 수단이 확산되면서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하는 통로가 다양해졌다. 2012년 9월 미국에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0%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는 소비자들이 쉽게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이러한 소셜미디어는 가입자 수가 많아, 소비자 불만을 매우 빠르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소비자’, 그들의 불만에 귀 기울여라

소비자 불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접수된 소비자 불만 건수는 1987년 8063건에서 2011년 77만8000여건으로 96배 증가했다. 소비자 불만에 대한 미흡한 대응은 기업에 큰 타격을 주기도 한다. 해외의 사례를 예로 들자면 도요타는 가속 페달 불량 문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해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았고, 자물쇠 제조업체 크립토나이트는 소비자 불만에 대응하는 데만 연간 이익의 40%에 이르는 비용을 쓰고 있다.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온라인‧집단화한다는 점도 요즘 나타나는 특징이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을 구성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뜻하는 ‘크라우드 클라우트(crowd clout)’가 확산되고 있다. 집단화 경향과 반대로 파워블로거나 연예인 등 특정 1인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대중적 지지를 얻으면서 기업을 공격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이한식 교수는 “온 국민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스마트 기기를 들고 다니는 시대에서 똑똑하고 즉흥적인 소비자는 불만이 생기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곧장 행동에 옮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소비자들은 즉흥적으로 불만적인 의견을 올리는 식이라면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소비자들의 불만적인 반응은 최고경영자(CEO)에겐 매우 골치 아픈 일이라고 했다.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소통 플랫폼이 불만 표출의 창구 역할을 수행하며 거대한 가입자를 기반으로 실시간 전파되는 것도 특징이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유투브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쉽고 빠르게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불만 소비자의 온라인 집단화도 주목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는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역량을 응집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소비자 집단분쟁조정제도 등 정부의 지원제도하에서 파급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스마트화에 따라 소통의 대상이 확대되면서 1인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한된 실시간 통신에서 벗어나 익명의 다수와 제한 없는 소통으로 불만을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장 교수는 전했다.

 

스마트화로 인한 불만 소비품목의 다변화

스마트화가 진전되면서 불만 1위 품목도 관련 서비스와 제품으로 다변화되는 추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1.7%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3년 새해 8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스마트 기기 이용시간은 월평균 81시간으로 TV 이용시간인 월평균 91시간에 근접하고 있다. 스마트화의 확산과 더불어 불만 1위 품목도 과거 학습교재, 카드에서 인터넷, 휴대폰으로 변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소비자 불만 상위 5대 품목 중 4개가 디지털 서비스와 기기로 나타났다. 특히 유통 채널의 디지털화가 확대되면서 관련 결제, 앱, 콘텐츠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불만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맞아 무선인터넷으로 유료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소액결제에 관한 소비자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도 상반기 방송통신 민원 주요 동향’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 방송통신 CS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총 2만9,164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5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통신 민원은 2만5,299건, 방송 민원은 3,865건으로 작년 동기대비 각각 57.7%, 30.8% 증가했다. 통신 민원중에서는 부당요금 청구가 9,256건으로 3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부당요금 중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의 보편화에 따라 ‘휴대전화 소액결제’에 관한 민원이 총 4,578건으로 가장 빈발한 민원으로 꼽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창주 책임연구원은 “휴대전화로 무선인터넷에 접속, 콘텐츠를 이용할 때 이용자가 알기 어렵게 작은 글씨로 유료임을 표시하거나 이용자의 부주의를 유도해 요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한 불만이 소액결제를 담당하는 기업 뿐 아니라 물건을 판매하는 해당 기업에도 전해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소비자 불만대응, 무엇이 현명할까?

삼성경제연구소 이승환 수석연구원은 “불만 대상 품목의 다변화는 물론 SNS 등을 통한 온라인 불만 플랫폼 확산과 스마트 기기를 통한 불만을 전파해 1인 영향력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스마트 기기 및 서비스 확대, 유통채널의 온라인화, 소셜미디어의 급격한 확산 등으로 소비자 불만은 기존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소비자 불만이 다양한 경로로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에 대해 건국대 교육학과 유효상 교수는 “우선 사전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 불만과 관련된 정보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버리는 ‘휘발 정보’가 아니라 추후 활용할 수 있는 ‘축적 정보’로 인식하고, 과학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비한 가상훈련을 통해 대응력을 강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한국소비자원 심성보 연구원은 “기업은 외부 조력자와 우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 등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고 전문가 그룹을 활용하면 소비자 불만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제품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을 활용해 연간 1000만여건의 소비자 불만을 해결한다.

소비자 불만을 혁신의 계기로 삼는 역(逆)발상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이 제기된다.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의 ‘유아용 파우더’와 ‘락앤락’의 내열 유리 용기는 소비자가 제기한 불만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사례다. 소비자 불만도 고객 의견으로 생각해, 제품과 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아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더 높였던 좋은 사례로 평가된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업의 성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승환 수석연구원은 “소비자 불만에 대한 미흡한 대응은 기업의 성과에 큰 위협 요소로 작용하며 실제 막대한 손실을 본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전했다. 소비자 불만은 만족보다 빠르게 전파되며 기업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는 소수에 불과한 것이 특징이라고 이 연구원은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특징이 ‘불만 소비자 빙산이론’과 연관이 있다며 이는 불만 소비자 중 92%가 수면 아래에 숨겨져 있다는 것으로, 기업이 알고 있는 소비자의 불만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 기업이 진정성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문형구 교수는 “소비자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며 형식적인 소통은 더 큰 반발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진정성 있는 소통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면서 마케팅 이론 중 하나인 ‘존 구드만 법칙’에 따르면 불편을 느끼지 못한 고객이 제품을 다시 구매할 확률은 10%에 그치지만 불만사항에 대해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받은 고객이 제품을 다시 구매할 확률은 65%나 된다고 전했다.

 

기업과 소비자의 아름다운 공존으로 상생해야

지난해 아이폰4S까지 구글 맵 서비스를 장착해 왔던 애플은 아이폰5 출시 및 iOS6 업데이트와 함께 자체 맵을 선보였다. 하지만 애플 맵 장착 이후 길 찾기 오류가 나타나는 등 고객들의 불만이 거세졌고 급기야 팀 쿡 CEO가 직접 진화에 나서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IT 전문 웹사이트 올싱스디지털은 애플측의 이례적인 공식 사과문이 부실한 지도 서비스로 불편을 겪은 사용자들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또 부정적인 내용으로 도배됐던 언론 보도를 한 순간에 장악함으로써 그간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개선시켰다고 전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공식 사과문이 발표된지 단 몇 시간만에 사람들의 반응은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스티브 잡스 지휘아래 있었더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지만 팀 쿡의 사과로 인해 세계 최고 기업인 애플 CEO는 ‘실수에 대해 명백히 인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란 신뢰로 뒤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이장혁 교수는 “팀 쿡의 간단명료하고도 진실함이 묻어나는 사과문이 지도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잠재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앱 스토어에서 각종 지도 앱을 선택, 사용할 수 있도록 손쉬운 해결책을 제시한 점은 애플이 소비자들의 불만에 얼마나 즉각적으로 대처하는지를 잘 보여준 대목이라며 최근에 있었던 소비자 불만 대처 사례 중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12월 열린 ‘2012년 하반기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서 수여식 및 컨프런스’에서 CCM(Consumer Centered Management,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을 획득했다. CCM은 기업이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소비자관점에서 소비자중심으로 구성하고 관련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인증하는 제도이다. 동아제약은 CEO직속으로 고객만족실을 신설하여 실시간으로 고객의 소리(VOC)를 직접 보고받아 빠른 의사결정을 하여 경영에 반영함으로써 실질적인 고객만족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동아 고객불만처리시스템’을 개발하여 고객불만 등 고객의 소리 처리과정을 관련 전 임직원이 공유하는 등 전사적 고객불만처리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어 빠른 의사결정과 완벽한 불만처리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동아제약 고객만족실 김준오 이사는 “이번 CCM인증은 동아제약이 소비자와 함께하는 제약회사 TOOL에 맞는 CCM을 수행하는데 있어 모범적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를 중시하고 소비자중심경영의 실질적 실현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은 소비자 불만을 계기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아이디어 기회를 모색하고 불만 소비자 ‘배제’에서 ‘끌어안기’로 전략 전환으로 동업자적 마인드를 적립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다가오는 미래 기업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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