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가 바뀌고 있다
송년회가 바뀌고 있다
  • 유재명 기자
  • 승인 2012.12.19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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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관람이나 봉사활동 등으로 뜻 깊은 마무리
[이슈메이커=유재명 기자]

[Social Focus] 이색 송년회

 

술자리로 시작해 술자리로 끝나 술로 넘쳐나는 송년회가 최근 들어 음악과 연극, 영화 공연 관람으로 대신하는 ‘문화 송년회’로 대체되고 있다. 관공서와 기업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문화 송년회는 오랜 세월 변하지 않던 송년회에 새로운 변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차별화된 송년회를 통해 한 해의 마무리를 다양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보내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 송년회가 대세

국내 한 기업에 재직 중인 김 과장(42)은 연말이면 직장 송년회가 버거울 때가 많다. 김 씨는 “나는 술을 못 마시는데 송년회는 대개 술로 계속 가는 분위기다. 일정 직급 이상은 적어도 2차까지는 있어야 하는 분위기라서 술도 못 마시면서 2차까지는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과장처럼 직장인 상당수는 송년회 분위기에 문제를 느끼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남녀 직장인 1,035명을 대상으로 먹고 마시는 송년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본 결과 ‘바뀌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69.9%에 달했다. 먹고 마시는 송년회가 ‘좋다’는 응답은 8.6%에 그쳤으며 나머지 21.5%는 ‘어쩔 수 없다’는 응답이었다. 직장인이 가장 꺼려하는 송년회(복수 응답)로는 ‘상사 눈치를 봐야 하는 권위적인 송년회’가 60.9%로 응답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서 ‘2차·3차 끝날 줄 모르는 술자리 모임’ 55.6% 순이었다.

반대로 했으면 하는 송년회 모임으로는 ‘공연 관람 등 문화 송년회’가 58.9%로 응답률이 가장 높았고,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시상식 송년회’ 40%, ‘봉사활동을 통한 나눔 송년회’ 30.8%였다. 현재 다니는 직장의 송년회 계획에 대해서는 ‘먹고 마시는 송년회’ 비율이 75.7%로 대부분이었고, 문화 송년회 같은 ‘이색 송년회’는 24.3%로 소수였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기업과 직장인들이 다양한 송년회 문화를 원하고 있고 여러 곳에서는 실행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광주첨단산업단지 유관기관과 기업들은 몇 해 전부터 이색 송년회를 개최하고 있다. 50여 기업과 유관기관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음주 송년회를 없애고 문화공연 등 이색 송년회를 준비했다. 폭탄주 대신 음악과 낭만으로 근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친목을 도모한다는 생각에서다. 광주과학기술원은 작년 오룡관에서 송년음악회를 개최했다. 음악회에는 바리톤 김동규, 금관클래식밴드 등이 출연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학생과 교직원, 지역민에게 선사했다. 양봉열 광주과학기술원 대외협력부총장은 문화행사나 봉사활동으로 송년회를 대체하는 이유는 유럽 등 경기침체 탓으로 기업여건이 어려워진데다 연말연시를 가족·이웃과 함께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양 총장은 “‘먹고 마시는’ 송년회 보다는 가족과 동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체험 송년회가 보람 있고 만족도도 높았다”면서 “문화공연을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팀워크를 높이는 송년회

음주로 가득했던 송년회가 문화행사나 봉사활동, 헌혈이나 기부활동 등으로 변화해 가는 것과 동시에 시대의 흐름과 첨단 기술력이 뒷받침된 새로운 송년회 문화도 등장하고 있다. 통합마케팅회사 샤우트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는 2011년 ‘키넥트 운동회’를 주제로 송년회를 진행해 직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키넥트 운동회는 40명의 직원들이 8개 조로 나눠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는 후문이다. 키넥트는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는 동작인식게임기를 말하며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기 좋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이색 아이템으로 송년회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키넥트 운동회에 참여한 샤우트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의 한 직원은 “그동안 송년회는 1년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푼다고 폭음을 하거나 고성이 오가는 등 괴로운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렇게 직장 동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키넥트로 운동을 하게 되니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최근 송년회 문화의 변화와 관련해 노무법인 늘벗의 조현민 노무사는 파티나 공연관람 등의 문화 송년회는 개방적인 분위기의 외국계 기업 등에서 시작됐지만 점차 국내 기업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며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유연한 송년회가 팀워크를 다지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기업들이 체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개인의 시간과 자율적 분위기를 중요시하고 창의적 활동을 하기를 원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아지면서 수평적인 노사문화가 발달하고 있다고 한다. 조 노무사는 “송년회의 이러한 변신은 노동환경과 기업문화가 변화된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먹고 마시는 의례적인 송년회를 벗어나 우리에게 맞는 송년회 문화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한 해의 마무리를 가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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